다시 읽는 살림 이야기 (1)

유미호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유미호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의 삶을 지탱해주는 것들에 대해 별 다른 상상을 하지 않는 듯합니다. 햄버거 하나를 먹으면서 아마존 열대우림이 작은 부엌 크기만큼 베어 없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는 이들은 극히 드뭅니다. 또 밥을 먹는 것이 빵이나 밀가루 음식을 먹는 것보다 건강하게 할 뿐 아니라 농촌을 살리고 환경을 보존하는 시작임을 아는 이들도 별로 없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늘 밥을 먹습니다. 밥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밥은 생명을 유지하는 원천이자 시작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고기와 반찬은 다 먹어도 밥은 남겨도 된다고 배워왔습니다. 반찬은 고루고루 많이 먹어야 한다고 배우면서 밥 먹기를 소홀합니다. 현재 우리는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할 때 한 달에 쌀 20kg도 먹지 않고 있습니다. 그 만큼 밀가루 음식과 육식 위주의 식사, 외식의 비중이 늘고 쌀 소비는 급격히 감소하였습니다.

1950년대 이후 미국식 식문화의 유입으로 우리의 주식이었던 밥이 밀려난 것입니다. 밀려난 자리는 밀가루음식과 분식이 채웠고, 육류와 유제품 위주의 식생활이 확대되었습니다. 그 사이 우리는 미국인이 그러하듯 빵을 먹고 살 수 있는 것처럼 되었고 고기를 먹지 않으면 힘을 쓸 수 없으며 서양인들처럼 큰 덩치를 자랑할 수 없고 우유를 먹지 않으면 미국인처럼 키가 크지 않으며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없는 것처럼 믿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식품 재벌의 성장은 숱한 인스턴트, 가공식품을 유행시키며 온통 우리의 밥상을 점령하고 우리의 입맛을 화학조미료의 포로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주식을 소홀히 여긴 대가는 컸습니다. 일정한 혈당을 유지하는 능력에 이상을 일으켜 정신분열적 증상과 비만과 당뇨병을 야기하였습니다. 육식과 반찬 위주의 식생활도 생활습관병을 유발하고, 육류의 대량소비에 의한 사육시스템의 문제와 환경파괴를 초래하였습니다. 그리고 농촌의 농민들은 그들 고유의 생산방식으로는 삶을 보장받지 못하고, 땅과 농산물에 뿌리는 농약과 제초제로 건강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말씀을 듣고 능력이 많은 기도를 한다고 해도, 우리의 주식을 소홀히 한다면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인 몸(고전 3:16)'을 거룩하고 건강하게 돌보라신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다시 밥을 먹어야 하고, 밥을 바꿔야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 안전한 곡식으로 평가되는 쌀을 먹되, 곡식의 씨눈과 껍질의 영양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도정하지 않은 곡식, 현미를 먹어야 합니다. 식생활의 근본문제가 도정하고 정백한 음식을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출발했다고 볼 때, 식사를 통곡식의 식사로 바꾸는 일은 아주 중요합니다. 어렵더라도 조금씩 또는 과감히 통곡식의 식사로 바꾸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통곡에는 현미, 현미 찹쌀, 통밀, 차조, 찰수수, 기장, 통보리, 율무, 콩, 팥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건강 상태와 취향에 맞게 잡곡을 섞어 밥을 해먹을 수 있습니다. 현미 잡곡밥은 현미와 현미 50%에 현미 찹쌀 10%, 차조와 찰수수, 통밀, 통보리, 율무, 기장 중 3가지 이상을 섞어 30% 정도를 채우고 팥과 콩을 10% 정도로 섞어 밥을 지으면 맛있게 현미 잡곡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밥을 먹을 때 건강은 회복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바른 신앙을 가지고 바른 삶을 살아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며 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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