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가 교리"에 대한 논쟁은 톰 라이트(영국 국교회)와 존 파이퍼(침례파)가 격돌하였다. 라이트는 전가 교리 체계를 거부했고, 파이퍼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전가 교리의 정당성에 대한 논쟁에서 전가되는 성격에 대한 규정이 필요할 것이다. 전가되는 성격은 ‘의’이다. “의의 전가 교리”가 된다. 그렇다면 의(義)는 무엇인가?

우리가 합의한 것은 칼빈이 오시안더(Osiander)의 ‘본질적 의의 전달(essential righteousness/iustitia essentialis)’이나 ‘의의 주입(infusion)’ 등의 이론들은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오시안더의 주장은 루터파와 칼빈과 칼빈파에서 완전하게 거부되었다. 오시안더의 주장은 칼빈이 비판한 수준에서 파악하고 있다. 필자는 잉글랜드 종교개혁을 주도한 토마스 크랜머(Thomas Cranmer, 1489-1556)의 부인이 오시안더의 조카, 마게렛 오시안더(Margaret Osiander/Cranmer, 1489-1575)였다고 밝히고 있다(참고. Patricia Wilson-Kastner, “Andreas Osiander's Probable Influence on Thomas Cranmer's Eucharistic Theology”, The Sixteenth Century Journal, Vol 14, No,4, 1983).

첫째, 칭의는 Justification이고, 의(義)는 Righteousness이다. Justification(칭의)와 Sanctification(성화)는 한 쌍으로 진행된다. 성화(聖化)에서 루터는 “십자가 신학”을 칼빈은 “그리스도와 연합”에서 “복음선포를 통한” “십자가를 지는 자기부정의 삶”을 구도화했다. 로마 카톨릭주의가 교회를 중심으로 한 맹목적인 삶을 구도화했다면, 개혁된 교회는 선포된 복음을 근거하여 생존 현장에서 구체적인 그리스도인의 삶을 구도화했다. 그래서 칭의와 성화를 매우 강조했다.

우리는 Justification을 ‘의화(義化)’라고 번역하지 않고 ‘칭의(稱義)’라고 번역한다. Justification에는 칭의와 의화, 두 의미가 있다. 칭의는 법정적 개념으로 과거의 사건으로 단회적인 사건에서 계속적이고, 의화는 관계적 개념으로 과거에서 한 사건으로 현재까지 연속적인 관계이다.

둘째, 의(義), Righteousness는 “그리스도, 그리스도의 이름”이다. 주의 자녀에게 생명을 준 구주의 이름은 주 예수이시다. 주의 자녀의 생존권은 구주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다.

"믿음은 단지 의를 받아들이는 도구에 불과하다. 그리스도께서 질료인으로 은혜의 위대한 저자(autor)이시고 사역자이시다. 믿음(도구인)과 그리스도(질료인)를 혼돈하지 않아야 된다"(Inst., III. 3. 7). 칼빈의 제시에 의하면 의와 그리스도가 동의어가 된다. 그리스도께 부여된 여러 성격 중 하나가 된다.

(고전 1:30) 너희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고 예수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와서 우리에게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원함이 되셨으니

And because of him you are in Christ Jesus, who became to us wisdom from God, righteousness and sanctification and redemption,(ESV)

그런데 오시안더는 그리스도의 제사장 직분과 중보자의 인격이 아닌 외적인 신성(externam divinitatem)으로 이끌었다(Inst., III. 3. 8).

셋째, 칭의의 근거: 칼빈은 칭의를 중보자께서 하신다고 고백하며, 아버지와 성령께서 함께하신 사역(commune opus)으로 고백했다(Inst., III.11.9). 루터는 칭의에서 낯선 의(opus alienum Dei, iustitia aliena)를 고백했다. 구원 이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원의 저자(autor)가 중보자, 성자 하나님이라는 것이다. 구원받는 신자는 항상 구원주의 이름을 불러야 하기 때문이다(롬 10:10, 13). 중세로마교회는 의화의 시작을 교회 입교로 세웠고, 견진례 등의 단계(계급구조)로 교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개혁된 교회에서는 계급 의식을 철저하게 거부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한 믿음 체계를 구도화시켰다. 칭의에서는 칭의를 주신 구주와 연합하며, 주의 은혜로 정진하는 것이다. 중생은 죄인이 의인으로 변화된 상태이고, 칭의는 의롭다고 선언하는 법정적인 선언(forensic declaration)이다.

고경태 박사
고경태 박사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