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태 목사, 본헤럴드논설위원, 총신대학교 철학박사, 한영신대겸임교수,
고경태 목사, 본헤럴드논설위원, 총신대학교 철학박사, 한영신대겸임교수,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는 잇몸약 광고 문구입니다. 광고 전달에서 시각적 이미지보다 청각적 이미지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은 들으면서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는 “00탄”이라는 답변이 나오는 것을 보면 이해할 수 있기도 합니다. 시각적 이미지도 청각적 이미지로 저장되어야 빠른 응답이 나올 것입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는 문구(文句)도 교육 현장에서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잘 나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광고카피가 교육 현장과 충돌을 일으키기 때문에 사라졌다면 우리사회의 교육수준과 의식수준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영어 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심각하게 비판이 많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에서부터 영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유치원때부터 시키기도 합니다. 언어(言語)는 제일언어, 모어(母語)가 중요합니다. 국어라고 할 수 있지만 모어가 언어에서는 좀 더 정확합니다. 반드시 국어가 모어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람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요소는 언어, 음식, 풍토 등입니다. 전라도 사람은 전라도 말씨를 들으면 편안하고, 경상도 사람은 경상도 말씨를 들으면 평안할 것입니다. 몇 달 외국 여행을 하고 귀국하면 간판에 있는 우리말이 반가울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영어는 제이언어입니다. 제2언어를 습득하는 방법은 제1언어 습득하는 방법과 반드시 일치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1언어는 듣기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서 제1언어는 문법이 아닌 생활에서 체득합니다. 제2언어도 생활에서 듣기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언어생활권이 아닌 곳에서 공부는 그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어학연수를 추천하기도 합니다. 제2언어 능력은 지식 활동에서 매우 중요한 능력입니다. 대학원에서는 제3언어 능력까지 요구합니다.

우리는 쓰기를 훈련하고 있습니다. 쓰기는 지식의 정점에 있습니다. 제1언어 쓰기가 완료되면 제2언어 쓰기는 어렵지 않고, 능력이 없다면 대체기술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1언어 능력이 기본입니다. 제1언어 쓰기 능력이 없다면 결코 제2언어 쓰기 능력도 없습니다. 언어는 품격 수준이 있습니다. 언어 사용 패턴을 따라서 그 사람의 품격이 결정됩니다.

사람이 말하지 않으면 중간이라고 합니다. 그 사람의 품격은 의복에서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나 입을 떼는 순간 그 사람의 품격이 나타납니다. 최정호 목사님은 여성에 대해서 말하지 않고 있으면 누구나 예쁘고, 웃을 때에 예쁜 여자, 말할 때에 예쁜 여자, 울어도 예쁜 여자 로 상상을 제시했습니다. 말을 해서 자기 품격을 드러낼 수 있으면 지성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말함의 품격은 말하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쓰기에서 나옵니다. 듣고, 말하기에서는 어휘력에 확장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쓰기 능력이 있어야 타인과 오랫동안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쓰기 능력이 없다면 자기 업무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는 수준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 업무가 끝나면 친구들이 찾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언어 능력에서 쓰기 능력이 쉽지 않습니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가 쉽지 않지만, 쓰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쓰기를 위해서는 반드시 읽기(Reading)을 해야 하는데, 읽기, 독서는 단순 독서가 아니라, 독서 쓰기(요약 쓰기)으로 쓰기 훈련을 제언합니다. 메이천 박사는 수 년 동안 독서 리뷰를 수행했다고 합니다.

언어 능력, 들어야 쓸 수 있겠지만, 쓸 수 있으면 들을 수 있습니다. 살아도 산 것이 아닐 수 있는 것처럼, 들어도 듣는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아는 것만큼 보이고, 아는 것만큼 들리기 때문입니다. 듣고 말하고 읽고 쓰기는 순환적이지만, 쓰기 능력이 구현될 때만 순환이 됩니다. 쓰기 능력이 없으면 말하는 수준에 머물게 됩니다. 좀 더 큰 문제는 어휘력이 확장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자기 패턴을 반복할 뿐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 패턴을 감추기 위해서 타인의 글을 카피하게 됩니다.

학문에 왕도가 없습니다. 쓰기에서 그것이 여실하게 드러납니다. 쓰기는 결코 생각으로 되지 않으며, 손으로 직접 쓰지 않고서는 결코 능력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쓰기는 손으로 써야 능력이 증진됩니다. 

고경태 목사(주님의교회)
고경태 목사(주님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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