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돈 교수 “고독사, 관계의 단절 때문...교회가 새 가족 되어주어야”
조성돈 교수(실천신대 목회사회학)가 최근 기윤실(기독교윤리실천운동) 홈페이지에 ‘고독사, 그 누군가의 죽음’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조 교수는 “2022년 12월 보건복지부에서는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고독사로 인한 사망자는 3,378명이다. 고독사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2017년 2,412명이던 고독사는 이후 4년 만에 거의 1천 명 가깝게 늘어났다. 전년도 2020년과 비교해도 100명 정도가 늘어났다. 지난 5년간 고독사는 연평균 8.8%의 가파른 증가율을 보인다”고 했다.
이어 “고독사는 일반적으로 일본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려졌다. 고독사라는 용어 자체가 일본에서 만들어진 말이기도 하다”며 “일본의 고독사와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 현상의 특징은 그 숫자가 빠르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는 고독사는 원형을 그리며 완만하게 증가한다면, 한국의 경우는 직선형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에 한국에서의 고독사는 노인층에서 중장년층으로 그 주류가 옮겨 오고 있다. 중장년층, 특히 40대 후반부터 50대에서 고독사가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 대부분이 남성들”이라며 “고독사의 약 80%가 남성인데, 이 연령층에서 더욱 남성이 많다. 그런데 최근에는 청년들의 고독사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 중장년층의 고독사 증가는 특별한 현상인데, 외국의 경우 고독사는 대부분 노년층의 문제로 인식되고, 그 대책 역시 노년층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효율과 경쟁을 중시하는 가치관 가운데서 생명은 상대적 가치로 전락했다. 이 사회에서 절대적 가치는 돈이다.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돈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며 “자신이 왜 이 사회에서 존재해야 하는지를 돈으로 증명할 수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도, 이제 경제활동에서 제외된 중장년도, 경제활동이 불가능한 노년도, 스스로를 증명할 길이 없어서 죽음을 선택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이제까지 인간의 주된 실존적 불안은 죽음이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인생을 지배해 왔다. 그런데 이제는 죽음이 아니라 삶이 실존적 불안을 가져온다”며 “우리가 얼마를 살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 20대 중반까지 공부하고, 30년 경제생활하고 50대에 은퇴했는데, 아직 살날이 50년 남았다. 지금 벌어놓은 돈으로 자녀들 양육하고, 부모님 공양하고, 노후를 살 수 있을까? 도저히 답이 안 나온다”고 했다.
조 교수는 “고독사는 죽음 이전에 관계의 단절이다. 관계가 끊어진 상황에서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스스로를 죽음으로 내몬 결과이기 때문”이라며 “이 가운데 교회가 할 일이 있다. 가족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대체 가족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같이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어 주고, 소그룹을 통해 서로 기도해 주는 새로운 가족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장기적이지만 실질적인 고독사 예방을 위해서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단선적인 삶의 목표 또는 가치를 변화시켜야 한다”며 “돈이 있어야 행복할 수 있고, 돈이 있어야 가정도 있다는 생각을 내려놓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고독사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 우리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다양한 가치와 방법을 찾고 만들어 내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 고독사 예방의 가장 중요한 기본이다. 물론 여기서도 교회가 할 일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고독사는 한국 사회의 아주 극단적인 단면이다. 이것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감당이 안 되는 부분”이라며 “이 부분에서 교회가 문을 열고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따뜻이 맞이하는 일은 하나님 나라의 귀한 사역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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