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인 데 하스 글, 김희주 역, 세종서적
헤인 데 하스 글, 김희주 역, 세종서적

폐쇄적 공동체는 살아남지 못해

암스테르담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인 헤인 데 하스(Hein de Haas)이주문제를 30년간 연구한 세계적인 사회학자입니다. 그의 최근 저서 <How Migration Really Work - 이주, 국가를 선택한 사람들> 에서 이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합니다.

"이주자들은 자신과 가족의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심리적 트라우마와 불안을 가지고 이주지에서 살아간다. 한국도 40-50년 전만해도 이민, 이주민 송출국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큰 이주민 이입국이 되었다. 장벽과 울타리를 세운다고 이주민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한국도 전방위에 걸쳐 노동력 수요가 증가되고 있다. 고용주들은 경험 많고 믿음직한 노동자들이 오래 머물기를 원한다. 그만큼 결속력도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미 선진국 몇몇 나라들은 '자유 이주 제도'를 선택하고 있다. 이주를 통제하지 않고 자유롭게 이주를 허용한 결과 대단히 순환적이며, 이주자들의 영구 정착을 자극하지 않았다. 자유 이주 제도를 시행한 결과 실제로 영구 정주 수준이 낮아지고, 이주자와 목적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었다."

하인 데 하스 교수는 앞으로 많은 나라들이 자유 이주 제도를 도입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언젠가 한국에도 자유 이주 제도가 도입 된다면 복음은 더 빠르게 세계로 전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들을 볼 때 세계 복음화가 더 가속화 될 것입니다. 이제 더욱 한국교회도 이주민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시대는 이주 시대, 공동 시민권 제도가 도입되는 미래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교회는 더 이상 교회 성장주의와 건물 외형주의에 몰두 할 때가 아닙니다. 자기를 의롭게 포장할 때가 아닙니다. 영적 무지함을 반복할 때가 아닙니다. 더욱 우리는 복음의 신비와 전파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존 버니언의 <천로역정> 끝부분에 보면 두 천사는 '무지'를 데려다가 그 손과 발을 결박하고 천국문 바깥으로 내 던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하나님이 무지를 얼마나 엄숙하게 경고하고 계신지 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무지하면 폐쇄적인 공동체성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복음의 위력은 사그라지고 말것입니다.

 

정겨운 사역

최근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저, 이민아 역, 박한선 감수, 디플롯) 제목의 책이 나왔습니다. 그 책에 이런 글귀가 울림이 있게 했습니다.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은 적을 정복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친구를 만들었느냐로 평가해야 한다."

우리 공동체 곁에는 다정한 미얀마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도 생각이 났습니다.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15:15). 우리를 만나는 형제·자매들은 친구가 됩니다. 그것도 다정한 친구가 됩니다. 지난 수요일 찾아가는 예배로 안산 반월공단 에이프렌형제(27)에게 갔습니다. 형제는 기대하지 못했는데 성도님들이 많이 와서 너무 좋아했습니다. 형제는 동료 조떼윈(29)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형제는 불교이고 교회에 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날 교인들을 처음 만난 것입니다. 끝날 무렵 그 형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오늘 만난 실로암교회 교인들은 내가 만났던 한국인들과 너무 다릅니다. 저도 교회 가겠습니다.” 그날 친구가 또 생겼습니다.

부천 실로암교회 찾아가는 예배, 에이프렌 (27) 형재를 만나기 위해 반월공단을 찾았다.
부천 실로암교회 찾아가는 예배, 에이프렌 (27) 형재를 만나기 위해 반월공단을 찾았다.

쩨두쪼형제(27)가 폭행당해 실직하고 쉼터에서 벌써 한 달 보름을 머물고 있습니다. 이직서가 없으니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월요일 화성 고용센터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이직서를 발급해 준다고 오라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저와 아내는 기도했습니다. "주님, 형제 때문에 우리 공동체가 근심이 큽니다. 주님이 길이 되어주셔야겠습니다." 주님이 이 형제의 살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월요일 행정처리를 위해 몇 곳을 들러야 했기에 8시간을 형제와 다녔습니다. 형제는 이런 사건을 통해 하나님을 체험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형제는 부활 주일에 세례를 받겠다고 고백했습니다. 할렐루야! 점심을 위해 한 식당에 들렀습니다. 사장님이 외국인들을 위해 좋은 일 하신다 하면서 폭풍 서비스를 해주셨습니다.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형제는 말합니다. "목사님, 교회가 너무 따뜻합니다. 저는 교회 있으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참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미얀마 형제자매들을 위해 기도하다 보니 용기를 주고 싶은 마음이 차오릅니다. 그래서 "다시 건강한 미얀마, 다시 꿈꾸는 미얀마"를 형제자매들과 선포하며 일어서고 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바람은 우리 교회가 미얀마 형제자매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예수님의 너른 품을 갖고, 예수 공동체의 살아있는 면모를 보여주며, 한 사람 한 사람을 제자로 세워가는 사역에 집중할 것입니다.

매 주마다 새로운 형제자매들이 교회로 오고 있습니다. 주님이 구원백성 되게 하시려 보내주고 계십니다. 유학생이 10명을 넘어섰고, 근로자들도 50명이 넘어섰습니다. 사정들이 딱하기 그지없습니다. 이제는 '의료, 장학, 생활 기금'을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더 크게 품고 예수 소망 담긴 큰 나무들로 세우고 싶습니다. 뜻있는 분들은 동참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하나은행 483-910001-69104 실로암교회> 입니다. 열심히 주님의 발자취를 따르는 이주민 선교는 계속됩니다. 이주민 섬김이 이명재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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