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배에서 소외되는 노년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노년들은 예배에 소외되기 쉽다. 특히 집합금지 명령으로 온라인예배로 전환된 교회들의 경우 노년들의 아쉬움은 더욱 크다. 젊은 세대에 비해 온라인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령층은 온라인 예배에 취약하다. 목회데이터연구소와 지앤컴리서치가 4월 초 교회에 출석하는 성인 남녀 75명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면서 온라인으로 예배에 참석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30대 56.5%, 40대 55.8%, 50대 50.3%, 60대 4%로 나타났다. 가정 예배로 진행했다는 응답은 60대가 2.4%로 가장 높았다. 30대 9.4%, 40대 16.6%, 50대 12.7%와 비교하면 뚜렷한 수치다.
현장 예배가 회복되기를 가장 바라는 연령대도 노년층이었다. 60대는 '온라인·TV·가정 예배를 하는 중 교회를 못 가 아쉬워서 뭉클하거나 눈물이 났다'(65.3%), '현장 예배보다 만족스럽지 않다'(6.3%), '주일예배는 반드시 예배당에서 성수해야 한다'(49.6%), '이번 일을 통해 교회 가서 예배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졌다'(53.9%) 질문들에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예배를 온라인 또는 가정 예배로 대체할 수 있다' 는 응답은 가장 낮았다. 10~50대 응답자 중에는 평균 5%가 현장 예배를 대체하는 데 수긍했지만, 60대는 47.2%만 그렇다고 응답했다. 교회들은 온라인 등 새로운 예배 형태를 어려워하고 현장 예배를 가장 갈망하는 노년층 교인들에게 코로나19 국면에서 해 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한다. 노년층 교인들은 온라인으로라도 예배할 수 있다면 다행인 상황이었다. 현실적으로 교인 간 교제까지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예배에서 소외된다면 노년들은 대화나 정보 전달에서도 소외되기 쉽다. 그래서 교회 안에서 노년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중요하다.
노년 성도들은 신체적, 인지적 퇴화를 비롯하여 퇴직, 자녀의 출가 및 배우자의 사망 등으로 인하여 다양한 인생의 변화를 경험하는 집단이면서도 생전 유래 없는 코로나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돌보는 교구의 성도들이나 목회자들은 삶의 변화가 비교적 적은 젊은 세대이어서 목회 현장에서 노년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사역자들은 노년들과의 대화를 통해 노년 성도들의 문제나 어려움을 파악하고, 그들과의 상담이나 대화를 통해 노년 성도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며, 코로나를 극복하기까지 노년성도 개개인에 맞추어 알맞은 정보와 영적 지지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노년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하다. 노년기에 만나는 위기들은 상담을 통해 하나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새로운 시니어(New Senior)’세대와의 소통에도 관심 가져야 한다. 그들은 교회 안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며 성실하게 헌신하여 한국교회의 부흥을 견인한 세대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 한국교회 내 존재하는 문제점들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비판적 안목을 가지고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세대이다. 자칫 방치하면 이들은 교회부정세력이 될 수 있으며, 관심을 갖고 격려하면 다시 교회부흥의 주역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뉴 시니어 세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절실하게 요구되며 또 대책 마련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2. 코로나와 노년들의 정서
코로나19는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으나, 19세 미만의 소아 및 청소년에서는 대부분 경증의 경과를 보이는 반면, 60세 이상 고령자 및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만성 폐쇄성 폐질환, 암 등의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중증 코로나19 감염의 고위험군으로 구별하고있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 자료에 따르면 사망자의 약 80%가 65세 이상 노인이었으며, 2020년 2월 12일부터 3월 16일까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2,49명 중 나이에 따라 65-74세, 75-84세, 85세 이상 치명률이 3-5%, 4-1%, 10-27%까지 증가하였다. 코로나19는 고령층 에게 고위험 감염병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고립감이나 우울감을 깊게 경험하게 하고 있다. 정서적으로 인지력 저하나 만성질환의 악화 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코로나로 인한 노년층의 정서는 어떠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불안감을 갖게 된다. 어느 세대든지 비슷하겠지만 특히 노년층의 경우는 더욱 불안하다. 감염병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나 정보 부재 상황에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가운데 사회에 확산되는 것을 보고 매우 불안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기존에 호흡기 질환이나 폐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경우에는 더욱 심각하다. 게다가 온통 TV를 틀면 코로나 소식이 제일먼저 등장한다. 핸드폰으로 들어오는 재난문자도 불안감을 가중시키게 된다. 옆 동네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들리면 아예 그쪽으로 발길을 끊어버리기도 한다.
둘째로 코로나 확진자 및 사망자 증가 소식에 대한 두려움이다. 아무리 외국의 경우라 해도 하루 10만 명씩 확진자가 늘어난다는 소식을 들으면 공연히 한국 땅은 안전할까 하는 의심이 들고 두려움이 커진다. 특히 본인이나 가족에게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더 공포감을 갖게 된다. 자신 때문에 가족에게 전염시킬까 두려워하는 노년들도 많다. 특히 유튜브 같은 소셜 미디어의 영향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정보의 과잉 및 과장보도 같은 가짜뉴스의 영향으로 불안감이 커지는 것도 미디어 리터러시(미디어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갖게 한다. 뉴스 미디어가 질병 위험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전염 가능성 등에 과도하게 집중하면 정보를 접하는 수용자 노년층은 현실을 왜곡시켜 질병에 대한 공포나 건강염려증을 확대할 수 있어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하다.
셋째로 외출 자제로 인한 외로움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짐으로 인한 외출 자제로 사람들과의 만남이 줄다 보니 우울 및 답답함, 무기력함, 불안감 등의 정서가 깊어지는 것이 노년들의 걱정이다. 노년들의 경우 집 주변에서 자주 찾아가는 곳이 교회나 경로당, 복지관, 문화센터 등이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운영을 중단함으로 외로움을 호소하는 노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교회에서도 확진자가 나옴으로 인해 교회 출입도 어려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넷째로,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다. 의료진에 대한 신뢰감이 예전보다 높아졌으며, 동시에 국가 보건 시스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많아지고 있다. 어느 나라보다 방역을 잘하고 있다는 기대 역시 코로나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진 것이다. 많은 노년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불안함과 두려움, 우울 등을 경험하였지만, 완치자 증가라든지 백신 개발과 같은 소식 등의 정보를 접함으로 안도감과 기대감을 경험하게 된다. 정부가 ‘보건 방역’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노년들을 위한 ‘심리적 방역’, 또는 ‘영적 방역’이 없으면 노인들의 불안과 공포는 커질 수밖에 없다. 심리적 방역이나 영적 방역의 수단 중에 가장 영향력 있고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노년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