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필 목사】 낮은 음성으로 선포하는 설교전달의 유형 세 가지

  • 입력 2021.11.23 08:43
  • 수정 2021.12.0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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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음성, 방향성 있는 표현, 긍정적인 어법

1. 일반예화는 낮은 음성

2. 부정어(부정문) 표현법은 낮은 음성

3. 의문문 표현법도 낮은 음성

설교전달에서 꼭 낮은 음성으로 선포해야 할 세 군데가 있다. 설교전달에 있어 낮은 음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핵심 포인트는 아니지만, 설교문의 전체 내용을 판가름할 만한 중요한 요소이다. 어쩌면 오히려 클라이막스 못지 않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클라이막스 때 사용하는 높은 음성이 파도소리라고 한다면 저음에서 사용하는 일반예화, 부정 문장, 의문문 문장은 파도가 일어나기전과 파도가 휘몰아친 이후의 잔잔한 물결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낮은 음성에서 전달되는 설교의 내용들은 섬세하면서도 쉽고, 가볍게 사용되어야 한다. 이런 부분이 디테일이다. 영화감독 봉준호의 작품 특성은 디테일에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필자의 강의 경험에서 볼 때, 그리고 한국 목사님들의 설교를 분석해보면 의외로 낮은 음성으로 처리해야할 3군데를 높은 음성으로 선포하여 전체의 균형과 조화를 깨뜨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성도들과의 은혜로운 분위기를 파괴시키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이제 그 세 가지를 하나씩 하나씩 구체적인 사례들을 들어가면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 하겠습니다.

1. 일반예화

일반예화는 어떤 내용의 의미를 담고 있나요? 일반예화가 설교문(20-30)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 일까요?

첫째, 일반예화는, 세상의 이야기다. 성경에 기록되지 않는 내용은 모두가 일반예화이다

둘째, 일반예화는, 설교문에서 조연급 또는 단역 정도이다. 본문의 논거를 돕는 보조 역할을 한다.

셋째, 일반예화는 설교문에서 없어도 관계가 없다. 일반예화를 사용할 경우 1-3개 정도 사용하는데 적절하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말씀을 돕기 위해 잠깐 사용하는 보조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일반예화를 사용 할 때는 그 사용 장소가 명확해야 한다. 서론과 결론에서 사용하는 것은 본문의 말씀을 흐리게 한다. 특히 설교 시작하는 도입부분에서는 안 된다.

정치연설은 청중을 집중시켜 관심을 끌게 하기 위해 도입부분에서 산뜻한 자극적인 스토리를 사용한다. 하지만 설교문에서 일반예화의 최적의 장소는 본론에 들어가서 본문의 논거를 논증하면서 쉽게 접근하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 그것도 가능한 정치적 이슈는 금해야 한다. 특히 새벽설교에서는 아예 일반 예화를 사용하지 않아야한다. 인생을 걸고 새벽에 나온 성도들에게 오직 예수만 만나게 해야 한다.

넷째, 일반예화는 말 그대로 이야기 스타일이다. 그러기 때문에 낮은 음성(. 레 정도)으로 편안하게 전달하면 된다. 가능한 일반예화는 설교문을 보지 않고 전달해야 한다.

설교자들이 일반예화의 기준에 대하여 착오를 일으키는 부분이 하나 있다. 예를 들면 마틴루터, 존 칼빈, 마틴로이드 존스목사, 길선주목사, 손양원목사 등에 대한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달 할 때도 마찬가지로 일반예화이다. 낮은 음성으로 선포하는 것이 원리이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공자, 맹자 등도 동일하다.

예화는 낮은 음성으로

가급적 설교문을 보지 않고

 

2. 부정어(부정문)표현법

그럼 부정어란 어떤 단어일까요? 부정의 뜻이 담겨있다. 이를테면 게으름, 바보, 흙수저, 슬픔, 좌절, 가난, 불합격, 배신, 심판, 루저, 지각, 꼴찌, 못생긴, 못한다, 안한다, 없다 등등 주로 부정적 의미로 쓰이고 있지요. 어둡고 칙칙하고 기운이 다운되고 성질 돋우는 단어들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흔하게 듣기도 하고 내뱉기도 한다.

게으른 상상력은 헛꿈만 키워 줄뿐이야

위 문장을 두 가지 형태로 나누어 보겠습니다. 여러분은 N형과 P형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N게으른 상상력은 헛꿈만 키워 줄뿐이야

(파 높이) (-라 높이)

P게으른 상상력은 헛꿈만 키워 줄뿐이야

(-) (-)

게으른과 헛꿈은 부정어입니다. N형과 P형은 동일한 문장입니다. N형을 자세히 들여다 보세요. 친구나 아랫사람에게 부정어인 게으른헛꿈이라는 단어에 큰소리로 말해 보세요. 특히 헛꿈이라는 단어에 톤을 높여서 강조해 보세요. 자존심을 건드립니다. 자존심을 건드린 상처는 용서를 구하고 미안함을 고백해도 아물지 않습니다.

실제로 내 주변에서 일어났던 사건입니다. 아이디어가 풍부한 후배가 있었어요. 그는 평소에도 사업구상에 관한 기획력과 상상력이 탁월했지요. 그런 후배와 나 그리고 친구, 셋이서 저녁을 먹는 자리였다. 대화 중에 나의 친구가 후배에게 헛 꿈꾸지 마라고 크게 윽박지르는 말투로 반론을 폈어요. 갑자기 분위기가 험악해 졌지요. 후배도 음성을 높인다. 헛꿈이라니요,시 음까지 올라갔지요. 다툼의 발단은 헛꿈이라는 부정어를 강조하면서 시작이 되었다. 부정어를 소리 높여 강조하는 언어 체계는 시비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첫 번째 요인이다. 여러분은 이와 같은 시비의 말투를 누군가에게 쏘아부친 적은 없었습니까?

 

1) 지각의 방향은 일찍 오라

잠시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겠습니다. 여학교 형편은 잘 모릅니다. 그러므로 내가 보냈던 고교시절을 중심으로 각색해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오늘 지각한 사람 누구야?”

너희 두 명 때문에 우리 반이 꼴찌를 먹었다. 너희 두 놈은 일주일 동안 운동장 청소야. 도망만 가봐라

(학교에서의) 지각, 꼴찌, 운동장청소, 도망은 부정어입니다. 선생님은 큰 의미를 부여해서 부정어를 사용한 것은 아닙니다. 그냥 습관이 된 것이지요. 예전 중·고등학교때 선생님들은 부정어에 엑센트를 강조하셨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미운 감정으로 한 것은 아니다. 다시는 지각하지 말고 분발하라는 강조 메시지였다.

그런데 목회자 여러분, 지각을 강조해서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물론 일부 소수 에게는 자극을 가해서 본래의 자리로 회복시키는 방법이겠지요. 하지만 방향을 잃은 자들에게, 방향을 모르는 자들에게, 채찍이 먼저 일까요? 방향제시가 먼저 일까요? 방향을 잃은 자에게 지적하고, 야단친다고 방향을 찾을 수 있을까요? 방향을 알아야 속도를 내든지, 줄이든지, 하지 않겠어요? 지도도 없는데, 지도 보는 법도 모르는데, 어떤 목표를 도전할 수 있을까요?

 

2) 왜 지각은 방향이 없을까요?

목적지 없는 자극은 희망이 될 수 없다. 포기만 강요할 뿐이다. 지각은 방향이 아니다. 지각만 가르쳐 가지고는 방향은 나오지 않습니다. 방황하는 자에게 필요한 것은 방향, 즉 가리킴입니다.

지각의 방향은 무엇이겠습니까? 일찍 오라입니다. 일찍이 방향입니다. ‘일찍이 주 메시지입니다. 지각은 보조다. 보조는 방향이 없다. 일찍 오면 지각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방향을 나타내는 주 메시지만 잡으면 나머지는 넝쿨째 딸려 온다.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3이 되는 첫째 날입니다. 담임선생님도 학생도 긴장하는 날 이지요. 선생님께서 첫 조회 시간을 다음과 같이 시작 합니다.

N형 그룹선생님 내일부터 아침 7시 시작이다. 지각하지 마라. 지각하는 놈들 대학가는 것 본적 없다. 특히 누구누구는 고2때도 지각 결석을 자주 했던데 정신 차려라. 수업시간에 자지마라. 알았지

P형 그룹선생님 "축하한다. 3은 학창시절 가장 추억에 남는 시기다. 대학입시라는 전쟁터에서 누가 이기는가 한번 붙어보는 열정의 시간이다. 내일부터 7시에 시작한다. 새벽을 깨우자. 새벽은 어둠이 깨어지는 여명黎明의 시간이다

어떻게 들려옵니까? 지각만은 안해야지 하는 학생과 새벽을 깨우겠다는 학생의 걸음걸이는 어떤 모양일까요? 지각만을 면하는 것은 659분까지만 교문에 들어가도 괜찮다. 그러나 새벽을 깨웠다고는 말 할 수 없겠지요. 최소한 새벽을 깨워 일찍 등교 하려면 640분까지는 도착해야 스스로도 새벽을 깨웠다고 하겠지요.

여러분은 부정을 도전하겠습니까? 긍정을 도전하겠습니까? 여러분은 여러분의 자녀에게, 배우자에게, 조직원들에게, 친구에게 흐림을 도전시키겠습니까? 맑음을 도전 시키겠습니까?

P형 선생님은 고3, 8개 반중에 한분 계셨다. 나의 담임선생님 이셨다. 선생님은 우리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키워주셨다. 남자의 기세를 살려 주셨지요. 지각, 결석 거의 없었어요. 그 선생님은 호랑이 선생님으로 소문나 있었어요. 선배들로부터 내려오는 우리학교 전설 이었어요. 선생님의 슬리퍼 소리만 들려와도 43학년 교실 전체가 쥐죽은 듯 교실로 들어가 수업 준비를 하였지요. 어느 누구도 선생님으로부터 매를 맞거나 벌을 받은 적이 없었어요. 그래도 아무튼 무서워들 했지요. 존경했습니다. 선생님의 특징은 결석자가 있으면 결석 이유를 확인하십니다.

졸업을 앞두고 이런 적도 있었다. 영석이란 친구가 이틀째 결석 중 이었다.그러자 선생님께서 영석이 자취방을 찾아 갔답니다. 결석한 영석이에게 내일부터 학교 올 수 있니?” “아니면 며칠 더 결석할거니물어보셨어요. “3일만 쉬고 가겠습니다하니까 그렇게 이해하시고 허락해 주셨던 분이셨어요.

선생님의 이해의 공간과 이해의 언덕이 우리를 끝없는 들판으로 데리고 다니셨어요. 야성과 당당함을 키워 주었어요. 저희 반은 1-3학년 전체에서 수업태도가 가장 좋기로 소문났었지요.

가끔 교회에서도 부정어를 강조한 격려성 구호를 들을수 있지요. “예배에 늦지 맙시다. 예배에 늦지 맙시다좋은 말입니다. 그러나 이것보다는 예배를 깨웁시다’ ‘새벽을 깨웁시다’‘깨웁시다가 방향입니다. 시선이 뻗어가야 합니다. ‘늦지맙시다는 다시 한 번 지적하는 행위입니다.

 

3) 부정표현은 조기퇴장

다음은 뇌와 부정적 태도 사이에 관련된 실험적 기록물을 소개합니다. 긍정의 뇌를 쓴 하버드대 뇌 과학자 질볼트 테일러교수의 이야기다. 저자는 37세의 나이에 뇌졸중에 쓰러졌다 8년의 회복과정을 거쳐 정상으로 돌아온다. 저자 질볼트 테일러 교수는 신경 해부학을 전공한 뇌 과학자이다. 어릴 때부터 정신 분열증을 앓는 오빠를 보며 자라 뇌의 작용에 관심이 많았다. 그녀는 35세 이른 나이에 NANI 전미정신질환자 협회 임원으로 활동한다. 이런 뇌 과학자인 그가 37세이던 12월 어느 날 아침에 쓰러진 것이다. 이제 그가 직접 체험했고 연구한 기록물 중에 특별히 부정과 긍정 부분을 발췌한 내용이다.

이른 아침 내 병력을 확인하러 들어온 의대생이 잠을 깨웠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내가 말을 하지도 알아듣지도 못하는 뇌졸중 환자라는 사실을 통보받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날 아침 나는 병원이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 환자의 에너지를 보호해 주는 것임을 깨달았다. 이 젊은 여자는 내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뱀파이어 같았다. 내 상태가 어떻든 상관없이 내게서 원하는 걸 얻으려했고, 그 대가로 내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말도 어찌나 빠른지 쉴새없이 떠들었고, 귀먹은 사람을 대하듯 고함을 쳐댔다(...). 그때 얻은 최고의 교훈은 재활 과정에 있을 때 나를 돌보는 사람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내게 달려있다는 사실이다. 마음을 여느냐 마느냐 하는 결정은 내 소관이었다. 나와 교감을 나누고, 부드럽고 적절하게 나를 만져주고 눈을 마주보며 차분하게 말을 건네면서 에너지를 주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열었다. 긍정적인 대우에는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반면 나와 교감하지 않고 기운을 빼는 사람을 대할 때는 그들의 요청을 무시하고 자신을 보호했다. 같은 날 아침 또 다른 의대생 앤드류가 와서 신경 검사를 다시 했다. 허약해진 내 몸은 덜덜 떨렸다. 혼자 서는 것은 고사하고 앉아있기도 버거웠다. 하지만 그는 부드러우면서도 확고한 손길로 나를 편하게 대했다. 조용하게 말했고, 내 눈을 마주 보았으며 필요하면 말을 반복해 주었다. 한 인간으로서 나를 존경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가 앞으로 좋은 의사가 되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과연 그랬기를 바란다.”

독자 여러분은 질볼트 테일러 교수의 체험적 기록을 어떻게 들었습니까? 저도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강의를 통하여 좌절한 사람들을 일으켜 세운 적이 꽤 많이 있지만, 뇌를 다친 뇌 과학자가 스스로 고백한 회복 수기는 충격과 감동 이었습니다.

위로와 격려, 의지를 세워주는 메시지는 누워있는 자를 일어나게 하고, 멈춰 있는 자를 움직이게 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여러분의 따뜻한 말 한마디를 듣고 일어설 친구, 후배, 선배, 동료, 가족 교우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방향의 메시지를 선포해 보세요.

방향이 있는 말은 목표를 보게 합니다.

망의 메시지는 소망을 보게 하지요.

격려의 메시지는 의지를 모으게 합니다.

의지의 에너지는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게 합니다.

질볼트 테일러 교수는 멋진 인생을 가꾸어 나갈 비책도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몸을 낮추고 평화로운 은혜의 상태로 돌아가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고마워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매사에 고마워하면 당신의 삶은 정말 멋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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