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목사】 후회를 안 할 수는 없는 걸까?

  • 입력 2022.05.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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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 자아와 현실적 자아의 격차가 크지는 않은가?

과거에 지나간 일들에 대해서 지나친 집착을 가리켜서 후회라고 한다. 후회를 느끼는 강도는 사람마다 각각 다르다. 같은 실수를 했더라도 금세 훌훌 털어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 밤잠을 설치면서 자신의 실수를 되새기는 사람도 있다.

예를 들어, 퇴사를 한 상황을 후회하는 상황으로 가정을 해보고자 한다. A라는 사람은 지금보다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향후 계획을 꼼꼼히 설계를 하는 반면, B라는 사람은 사직서를 제출한 그 순간을 수백, 수천 번 떠올리면서 자신을 탓하기까지 한다. 자신을 지나치게 탓하고 비하할수록 무기력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확률이 매우 크다. 그렇다면 단순히 AB라는 사람의 성격 차이일까?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샤이 다비아이(Shai Davidai)APA에 공개한 논문에서 인간의 자아가 세 가지 종류로 구분된다고 말했다.

첫 번째, 실제적 자아. “나는 학생이다.”, “나는 남자다”, “나는 여자다”, “나는 부모다등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로 이루어진 자아를 뜻하는 것이다.

두 번째, 이상적 자아. 자신의 현실적 모습과는 별개로 이상적으로 이루고 싶은 자신은 모습을 가리키는 자아다.

마지막 세 번째, 의무적인 자아. 의무적인 자아는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관 보다는 가족, 사회, 문화 등 타인과 주변 환경에 의해 형성되기 쉬운 자아다.

다비아이 교수는 후회를 강하게 하는 사람들의 특징에 있어서 실제적 자아이상적 자아의 불일치가 클수록 더욱 자주 오래 후회했던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자신이 지켜야 될 의무나 책임에 대해 실패 경험을 했을 땐, 그에 따른 신속한 대응 방안을 찾아 낼 수 있지만, 이상과 관련된 후회는 해결하지 못한 채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후회를 하는 경우가 많다.

결혼이나 직장, 혹은 현재 개인의 삶에 있어서 이상적 자아와 현실적 자아가 클수록 후회가 크게 남게 마련이고 현실적인 감각이 떨어져서 심리적 방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과 관련된 우회는 해결되지 못한 상태는 이상적인 목표는 거대한 반면 그 목표를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능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목표가 너무 거대할수록 많은 후회를 한다. 현실감 있는 목표를 설정해서 작은 것을 실천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삶의 동기를 경험해야 한다. 혹시 내가 갖고 있는 목표는 현실감 없이 너무 큰 반면 그 목표를 이루는데 구체적인 실천계획과 실행력이 부족하다면 작은 것도 좋으니 일단 현실적으로 가능한 목표를 설정해서 성취경험을 해볼 필요가 있다. 목표를 구체화 하는 것은 이상적 자아를 객관화를 할 수 있는 과정이다. 자신이 원하는 도달해야 될 목표를 무시한채 무작정 노력만 하는 것은 포기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실천하는 것이다. 너무 성공만 생각하면 실패를 두려워한다. 실패는 실패대로 의미가 있고, 성공은 성공대로 의미가 있다. 실패를 통해서 배우면 되는 것이다.

아버지 품을 떠났던 탕자는 아버지 품을 떠나봤기 때문에 아버지 품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나오미는 흉년을 피해 모압땅으로 떠나봤기 때문에 자신의 고향 베들레헴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예수님의 제자로 당당하게 말하지 못 했던 베드로 역시도 그런 부끄러움이 있었기 때문에 결국 주님의 제자로 삶을 살아가고 결국 순교까지 이루게 되었다.

이상적 자아에 대한 후회를 해봤기 때문에 현실적인 자아를 찾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내 삶에 의미 없는 경험은 없는 것이다. 작은 것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은 결국 내 삶의 의미를 찾아내고 개념화시킬 수 있는 시작이 된다.

좋은 가정과 좋은 미래를 꿈을 꾸는가? 그렇다면 이상적 자아와 현실적 자아의 격차를 줄이고 그렇게 되기 위한 목표와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실천해보자. 그런 과정 안에서 실패와 실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의미 없는 경험은 없다. 그리고 그런 과정이 지속되어질 때 후회의 빈도수가 점점 줄어드는 내면의 만족도가 높아질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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