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마음껏 놀고 마음껏 여행하는 특별한 대안학교 이야기와 황우승 목사

  • 입력 2022.07.20 13:40
  • 수정 2024.05.02 14:34
글자 크기
프린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승훈 대기자의 자랑스러운 성결인을 찾아서(1)

 

대담 : 본헤럴드 대기자 임승훈

인터뷰이 : 황우승목사 샨티학교 이사장, 서울신대기독교교육과, 영국〇〇대학교 졸업

일자: 2022620

장소: 대안학교 샨티학교 교장실(충남 서산군 지곡면 문현로 703)

Q1. 황목사님 오랜만이십니다. 신학교 다닐 때 뵙고 오늘 뵈니 벌써 40년 전이네요.

A. 벌써 그리되나요?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반가운 임목사님, 그리고 함께 하신 주명철목사님, 이영민목사님 반갑습니다.

 

Q2. 샨티씨알학교란 어떤 대안학교인지요. 조금 소개해주시지요. 이름도 특이한 점이 있네요.

A. 우리는 중고등 통합 비인가 대안학교입니다. 샨티는 산스크리스어로 평화라는 듯을 지니고 있지요. 최근 문경에서 서산으로 옮겨온 우리 샨티학교는 올해로 9년째를 맞이했습니다. 샨티학교의 교육철학이라든지, 교육방법, 특징은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대안학교와의 차별점이라면 매년 국내외 이동학습을 진행한다는 점입니다. 제주, 인도, 네팔, 카자흐스탄 등 학년별로 주제에 따라 지역이 결정됩니다.

 

Q3. 샨티씨알학교의 특징이라면 무엇가요?

A. 우리 학교는 특별한데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학생과 부모님들이 입학하러 올 때 저희가 각서를 쓰게 하는 게 있는데 들어보시겠어요? 첫째 나는 대학에 가지 않는다. 둘째, 나는 길 위에서 배운다. 셋째, 나는 마을에서 배운다. 넷째, 학교가 교사이고, 다섯째, 교사가 학교이다. 처음에는 학부모들이 오해도 많이 있구요. 우리 학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비폭력대화라면 모든 게 가능합니다. 강요는 하지 않습니다. 불편한 것을 인정합니다. 권위를 세우지 않습니다. ‘권위를 농담화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장벽은 무너집니다. 좋은 직장, 좋은 학교에 대한 기준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결국엔 물질()인데요. 아이들은 문제가 없어요, 교사가 문제이구요. 아이들은 문제가 없어요, 부모가 문제입니다. 지금은 영혼을 건드려야 한다고 봅니다. 아이들이 15층 아파트까지 올라갈 때 엘리베이터 버튼을 한번더 누를 수 있는 기회(능력)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자살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의 사랑을 받을 때, 선생님과 기쁨을 나눌 때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Q4. 학교의 커리큘럼은 어떻게 진행되는가요?

A. 우리학교는 학년이라든지 나이라든지를 따지질 않고요, 새해 들어서 상담하고 받을 때 기수로 말합니다. 지금까지 제26기가 공부하고 나갔는데요. 햇수로 말하면 4년의 과정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1학년에서는 인도를 거쳐 네팔을 돌아 갠지즈강 가의 (신성한) 화장터까지 이르는 50일간의 여행을 합니다. 2년차에서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을 50일 동안 걷습니다. 3년차에서는 가난한 나라의 학교에 가서 학생들을 돕는 체험 50일의 여정을 진행하구요. 4년차에서는 자기가 가고자 하는 직장에 들어가 인턴 십을 3개월간 무료봉사하는 체험을 하고서 졸업을 하게 됩니다. 인턴 십을 하는 동안 인정을 받으면 그 직장에서 정식직원으로 일하게 하는 구조이죠.

 

Q6. 여행하는 50일 또는 3개월간의 체험은 주로 언제 떠나게 되는가?

A. 주로 여름에서 가을사이에 떠나는데요. 7-9월경에 실시합니다. 해외에 여행하고 체류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250만 원 정도의 왕복비행기 티켓은 본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학교가 지원합니다. 말 그대로 길에서 배우고 마을에서 가르침을 받는 구조라고 보면 됩니다.

 

 

Q7. 여행하면서 아이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A. 아무것도 없습니다.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기억하고, 스스로 노트에 기록하여 자신을 성장시키는 것이죠. 변형된 자기주도 학습이라 할까요? 어째든 아이들은 스스로 공부할 능력이 있고 스스로 자신을 성장시킬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믿는 것이죠.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인지능력이라든지 자기성찰이라든지 모든 능력을 주었지요. 그러니까 교사는 돕는 조력자라는 생각입니다. 우리 학교(교사)가 규제하는 것은 특별히 없지만 크게 엇나가지만 않으면 그 학생 자신을 인정하고 잘 자라가도록 참고 인내해주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겠지요.

 

Q8. 학교과정 중에 특별한 내용은 무엇인가?

A. 사물놀이(장구, , , 꽹과리, 나팔)를 통해 스트레스를 날리는 과목이 필수 과정이죠. 장구, , , 꽹과리, 나팔 등을 신나게 치고 불고 두들겨 자신을 옥죄이는 어두운 것들을 거두어내는 방식이지요.

 

Q9. 일반학교처럼 국어, 영어, 수학, 역사, 사회, 지리, 과학, 생물. 이런 과목들도 공부하나요?

A. 있을 건 다 있습니다. 하지만 강제하지 않으며 공부하기 싫으면 기숙사에서 나오지 않아도 말리지 않습니다. 어떤 아이는 컴퓨터를 자유롭게 하고, 노래방을 몇 시간씩 이용하면서 농땡이 치는 아이들도 그냥 놔둡니다. 그 시간 그것들은 그 아이에게 필요한 과정이니까요.

 

Q10. 그 외에 특별한 수업도 있는가요?

A. 그럼은요. 학교 앞에 부속 농토가 다수 있어서 농사짓는 수업을 진행한 경우도 있습니다. 농업교사가 퇴교하는 바람에 수업이 폐지되었지만 학생들이 원한다면 어떤 수업도 개설하여 진행하는 것이 우리학교의 특징이랍니다.

 

Q11. 샨타학교를 세우고 이끌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A. OECDUNESCO에서 제시한 미래사회에 필요한 핵심 역량은 이렇습니다. 지식, IT기술+소통, 협업, 분쟁 조정, 문제 해결, 비판적 혁신적 사고, 대인관계 능력, 세계시민사회의식, 자기성찰 등 인성 역량을 매우 강조하지요. 인성 역량은 어떻게 기를까요? 아이가 건강한 성장을 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그 토양은 결국 어른들이 만들어야 하고, 그러러면 그 토양을 만드는 어른들이 건강해야 할 겁니다. 현재 우리사회가 강조하는 컴퓨터 IT 공학, 기술본위로만은 안됩니다. 철학, 교양을 통한 인성을 잘 길러야하고 성품을 훈련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죠.

 

Q12. 필자 일행이 방문한 그날의 모습을 보면...

A. 학생들은 자유롭게 자기 일상을 그려가고 있었다. 컴퓨터실에서 놀이하며 장래를 도모하는 학생들, 노래방에서 목청을 돋우어 끼를 발산하는 아이들, 어떤 아이는 기숙사에서 늦게 일어나 세면장을 드나드는가 하면, 한 예쁜 여학생은 동료들의 점심을 준비하느라 식당에서 분주하게 반찬을 다듬고 먹거리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복도의 벽면 여기저기에는 학생들의 그림과 수많은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학교 앞 마을의 토담집 외벽에도 학생들이 그려 넣은 아름다운 이야기그림들이 녹아 있었다.

# 필자와의 인연

필자와는 같은 고향, 같은 교회출신으로 중고등부 시절부터 형님이라고 부르는 관계였다. 또 친구의 형이기도 하다. 서울신학대학교 시절 만난 적이 있고 교제했었다. 황우승대표는 건대를 다니던 중 학내사태로 그만두고, 강화도 고부교회에서 기도하면서 평신도 사역을 하던 중, 진로를 틀어 신학에 입문했다. 시골에서 목회하다가 늦게 유학의 길에 올라 영국에서 공부하고 20년 가까이 살다가 뒤늦게 돌아와 샨티씨알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사명() 있는 교사들과 함께 하며 학생들을 돌보고, 나라의 인재를 키우는 사역에 뛰어들었다.

대표, 교장, 그리고 선생님들의 숨은 노고와 수고가 느껴진다. 아이들과 24시간을 함께하며 삶으로 지도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또 다른 목회의 현장 같다는 생각이다. 예수의 삶과 가르침은 어떤 울타리 안에서 진행된 것이 아니다. 제자들을 이끌고 여행하던 길 위에서, 호숫의 한가운데 뱃머리에서 진행됐다. 때로는 한 마을의 어귀에서, 들녘의 곡식과 광야에서, 서기관들이나 율법학자들과의 언쟁수업은 광장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샨티교육공동체 샨티학교 문의전화

샨티학교 교무실 : 041-665-0213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