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더믹을 거치면서 비대면 학습이 증가하면서 학생들이 가정 내에 머무는 시간도 함께 늘어났다. 수업준비 등을 스스로 챙겨야 하는 상황이 되었지만 ‘주도성’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갑작스럽게 자기주도학습의 증가는 큰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는 현실적 상황이 되었다. 학습에 대한 계획을 생각하고 시간 관리를 통해 노력하는 과정을 자기주도학습이라고 한다.
주도성의 근원은 기본적인 신뢰(basic trust)에 있다. 사람들은 환경에 대한 믿음을 형성해야만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를 믿을 수 있다. 즉, 자녀들의 자기주도성을 높이기 위한 일차적으로 노력해야 될 영역이 애착과 신뢰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 간에 긍정적인 신뢰관계는 자녀의 마음에 안전기지가 형성되어 새로운 것들을 탐색하고 도전하게끔 하는 마음의 힘이 만들어지는 법이다.
안전기지가 약한 상태에서는 새로운 사물과 분야에 대해 관심이 없기 마련이고 자신이 스스로 결정해서 행동하는 것에 대해 확신이 약하기 때문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혼란상태에 있기 마련이다.
자녀들이 스마트폰을 멈추지 않는 것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스마트폰에 너무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라서 자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주도성이 약하다면 스마트폰을 조절할 수 없을 것이다.
주도성은 ‘자기효능감’(self-efficacy)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자기효능감이란 자신이 어떤 일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기대와 신념을 뜻하는 심리용어다. 즉 어떤 실패를 하더라도 그 실패를 통해서 자신이 어떤 것을 배우고 성장했으며, 성공 경험에서도 그 성공 경험을 계속 뒷받침 할 수 있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을 신뢰하는 마음이다.
센터와 목회현장에서 자녀들이 스마트폰을 멈추지 못해서 혹시 우리 아이가 인터넷 중독자로 될까봐서 불안해하는 30-40대 부모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런 질문에 근원적인 답을 해야만 할 때마다 안타깝게 느껴질 때가 많았지만, 생각해보면 근원적인 답이 정답이기도 하다. 근원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항상 문제는 반복되기 때문이다. 근원적인 것은 자기효율성에 대한 것이다.
자녀들이 자기효율성이 좋아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율성’이 경험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자유롭고 자기결정적일 때 흥미를 추구하며, 기술을 연습하고 발전을 돕는 과제를 선택한다. 마찬가지로 자녀가 스스로 학업에 몰입할 수 있으려면 자율성을 키워줘야 한다. 같은 일이라도 자신이 선택했다는 느낌이 들어야 활동에 흥미를 느낄 수 있으며, 흥미 있는 일도 꼭 해야 하거나 강요당한다는 생각이 들면 그것에 대한 흥미는 급격히 줄어들고 시도 또한 멈추게 된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집을 떠나라”(창12:1)고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비전을 제시하셨다.
내가 네게 보여줄 땅으로 가라
“떠나라”라고 명령하셨지만, 그 명령에는 ‘권유형’으로 말씀을 하셨다.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인격적인 상호관계에서 하나님을 향한 신뢰감을 경험시키고 계셨던 것이다.
영어단어 중 ‘mot’로 시작하는 단어들은 대부분 움직임 혹은 동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동기(motivation)란 우리로 하여금 무엇인가를 행하도록 하는 힘으로 특정 방향으로 향하도록 하고 어떤 활동들을 지속하도록 하는 핵심적인 요소다.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는 속담이 있다. 말이 물을 마시려면 목이 말라야 한다는 뜻이다. 즉 아무리 좋은 환경이 주어져도 어떤 행위의 실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자신의 동기에 달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부모님이 자녀들에게 게임을 멈추고 학습을 위해 아무리 명령적으로 이야기를 해도 자율성에 침범을 당한다면 게임은 지금 멈출 수는 있을지는 몰라도 학습에 대한 효율성은 낮을 것이다.
부모님들도 스마트폰을 멈추고 자녀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자녀들에게 명령보다는 지켜야 될 약속을 공유 한다면 자녀들의 자기효능감 향상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자녀들이 약속 실행에 실패를 하더라도 너무 지적하지 말고 그래도 약속을 지키려고 하는 과정을 인정과 칭찬으로 보답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도 아브라함을 통해 큰 계획을 갖고 계셨지만 아브라함에게도 믿음의 조상으로서 성장하기까지는 많은 과정이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 항상 함께하셨다. 실패와 실수로 여겨질 수 있는 경험에서도 끝까지 믿어주고 신뢰해주면서 한 사람을 세워가셨다. 이와 같이 우리 자녀들에게도 정서적인 동행을 함께 한다면 애착과 신뢰가 긍정적으로 형성되어 결국 긍정적인 자기효능감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