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 경제가 어느 때보다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이 때문에 지난 5.31 지방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참패하였다고 본다. 불안한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소비를 줄이는 것이기에 가급적 외식을 삼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런데 하루는 장남 남권이가 육회가 먹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 소리가 계속 마음에 걸려 있어서 실컷 먹게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생각해 낸 곳이 팔레스호텔 뷔페였다. 그런데 아내가 웬일로 63뷔페로 가자고 하여 큰맘 먹고 63뷔페로 가게 되었다. 과연 서민들이 찾기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가격이 비싸고, 아내는 왔어도 편치 않은 눈치였다.
때마침 새롭게 단장하여 오픈 기념으로 행운권을 추첨한다고 하기에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전〇〇'하고 외치는 것이었다. 아들 남권이는 본인이 당첨된 줄 알고 "와!“ 하며 일어났는데, 다시금 자세히 들어보니 다른 사람의 이름이었다. 상품은 월드컵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국가대표 선수들이 사인한 종이였다. 내계는 그런 종이는 아무리 많아도 별 소용이 없는 것들이었다. 계속 당첨자 이름을 부르며 선물을 증정했는데, 부러운 상품은 하나도 없었다.
드디어 1등 행운권 한 장만이 남았다. 한 장밖에 없다고 하자, 이젠 여유로움도 사라지고 가슴이 더 떨려 왔다. 간절히 당첨되기를 원했는데, 정말로 내가 당첨이 되었다.
임 장로님을 비롯하여 63뷔페에서 점심 식사하는 모든 사람 앞에 목사가 나가서 받자 하니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어색함을 감추고 침착하게 나가서 선물을 받았다. 선물은 뷔페 식사권 두 장이었다. 금액으로 보면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그 어느 선물보다 값지고 귀했다. 그 당첨은 괜히 왔다는 마음을 한 순간에 싹 사라지게 해 주었다.
우리 부부는 동시에 의견이 일치되어 장남에게 말했다. "네 동생 남욱이가 며칠 있으면 휴가 나온다 하니 둘이서 이 표로 식사 하거라. 이왕이면 가격이 비싼 저녁 뷔페로 말이야."
과거에는 행운권 따위에는 관심도 없고 당첨되는 일도 거의 없었다. 약30년 전에 처음으로 당첨되는 기분을 맛본 적은 있다. 어느 날 말쑥하게 차려입은 한 신사가 버스에 오르더니 앉아 있던 사람들에게 종이를 나눠 주면서 번호를 빠르게 부르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번호가 불린 사람들은 행운권에 당첨된 것이기에 물건을 무료로 준다는 것이었다. 마침 내 번호가 당첨되어 순간 좋아했던 기억이 있는데, 나중 알고 보니 행운권을 미끼로 물건을 파는 그런 수법이었다. 그리고 몇 년 전에 여주 기도원에서 산상 집회가 열렸을 때 텔레비전에 당첨된 일이 있다. 그때도 매우 기뻤지만 가장 먼 전라도 순천에서 올라오신 개척교회 목사님이 계셔서 그분께 그 텔레비전을 드린 적이 있다. 대신 받고 무척 좋아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날 사모님들 사이에서 "전 목사님, 짱이야"라는 소리가 있었다고 한다. 그 말에 매우 흐뭇해 글을 쓰게 되었는데, 그 글의 열매가 시중에 나와 있는 『목사님 짱이야』라는 책이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안 될 것도 되고 하나님이 도와주지 않으시면 될 것도 안 되는 것이다. 금번 일로 인해 하나님의 세심한 사랑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고 더욱 주님 뜻대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는 기회가 되었다. "주여! 언제 어디서나 주님의 도움을 받고 살게 하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