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를 다녀온 사람에게 ‘5분 대기조’라는 말은 익숙한 말이다. 전쟁에 대비하여 실제 상황을 재현하는 훈련으로, 5분 안에 싸울 준비를 모두 완료해야 한다는 말이다.
목회 생활 중 어려운 부분을 말하라면, 새벽기도회와 야간 심방이 라고 말할 수 있다. 경험해 본 사람만이 이 어려움을 알 것이다. 나는 아버님을 닮아서인지 야행성 습관을 갖고 있다. 초저녁에는 잠이 안 와 밤이 깊어서야 잠자리에 들다 보니 자연히 새벽에 일어나기가 힘에 겹다. 부전자전이라고, 오죽하면 내 아들 남욱이도 새벽기도가 힘들어서 부목을 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
목회 초년 시절에는 어머님이 새벽마다 전화로 세 번씩 벨을 울려 주셨는데 지금은 라디오와 휴대폰, 그리고 인형 모양을 한 시계가 동시에 합창하며 날 깨운다. 휴대폰에서는 닭이 울어 대고, 시계에서는 “깨워서 미안해요, 깨워서 미안해요.”를 외치는 통에 안 일어날 수가 없다.
어느 날은 벨소리를 듣고서 잠깐만 누워 있자 했는데, 그만 다시 잠이 들고 말았다. 눈을 떴을 때는 예배 시작 5분 전이었다. 옷도 입어야 하고 차로 교회까지 가려면 2~3분은 걸리니 큰일이었다. 황급히 준비하고 차타고 가면서 생각한 것이 ‘목회는 5분 대기조와도 같구나!’ 하는 것이었다. 찬송가 364장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십자가 짐 같은 고생이나 내 일생 소원은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합니다' 와 '새벽을 깨우리로다, 새벽에 도와 주리로다' 이 두 말씀을 붙잡고 새벽 기도회를 인도하고 왔다.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 20:24)
"주님! 오늘도 종을 쳐서 주님께 복종하게 하시고, 늘 준비된 정결 한 처녀로 주님을 맞이하게 하옵소서. 이것이 내 평생의 소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