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만남을 통하여 운명이 결정된다. 오네시모가 로마 옥중에 서 바울을 만나 복음을 들음으로, 과거에는 무익했던 자가 유익한 자 가 되고 더 나아가 바울의 심복이 되는 역사가 이루어졌다. 이는 사람은 알 수 없는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우리 집안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독자시다 보니 친척이 별로 없다. 아버님을 통하여 그나마 할아버지의 6촌 되시는 분이 대전에서 사시고 신앙생활을 잘하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날 그 댁 행사에 가게 되었는데, 그분의 사위가 텔레비전에 나오는 이창섭 아나운서라는 얘기를 듣고 궁금히 여긴 적이 있다.
얼마 전 방배동의 삼호침례교회에서 이틀 동안 새벽 집회를 인도 하게 되었다. 안종대 목사님이 맞이해 주셔서 그분을 따라 사무실로 가는데 길목에 어떤 남자분이 안내자로 서 있었다. 그분이 내게 인사를 하여 나도 덩달아 같이 인사했는데, 목사님은 방송국 아나운서라고 귀띔해 주셨다. 그 순간 이분이 평상시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던 이창섭 아나운서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다가가 장인어른이 우리와 친척이시라는 말을 하고는 다시 한 번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말로만 듣던 분을 이 교회에서 만난 것이 신기해, 집회 마치고 가는 차 안에서 대전으로 전화를 드렸다. 그랬더니 할아버지께서 반가워하시며, “창섭이가 다니는 교회에 설교하러 갔느냐”라고 물으셨다. 다음 날 안 목사님께 이창섭 집사님이 교회에 나온 지는 얼마나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몇 년이라는 말 대신 "안수집사인 걸요."라고 하셨다. 장로교회의 안수집사는 감리교회의 권사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침례교단은 장로가 없다 하니, 감리교회로 보면 권사도 되지만 때로는 장로의 위치도 되는 거 같았다. 목사님의 자신 있는 "안수집사 인 걸요."라는 말씀은 내게는 ‘보증수표' 라는 말로 들렀다. 주보를 보니 집사님이 영적진흥위원회 위원장으로 이 집회를 주관하고 있었다. 과연 이 교회의 기둥임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을 가진 그가 하나님 교회의 안수 집사로 새벽에 일찍 나와 안내를 보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워 보였다.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내 하나님의 집에 문지기로 있는 것이 낫다는 말이 이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나는 이 집사님을 보면서 다윗의 모습을 보는 거 같았다.
"주님! 이창섭, 전병순 집사님 내외분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가득 임하게 하시고 세상의 스타에서 하늘나라 스타로 계속 올라가게 하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