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 그리스도의 고난을 본받아

  • 입력 2025.04.11 15:07
  • 수정 2025.04.1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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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여정은 그리스도의 고난을 본받아 살아가는 삶

그리스도의 고난을 본받아(벧전 2장:21-25절)

또한 필자는 지난 4월 8일 새벽 1시 5분에 대구 동산 병원에서 천국으로 떠난 동생 정순애 전도사(63세)를 환송하며 엄마를 이 땅에서 영원히 작별한 사랑하는 딸, 필자의 조카, 효진에게 고난의 신비로운 의미를 증거하기 위하여 이 설교를 비록 슬픈 잿빛 그늘 속에서 부활의 소망의 빛 가운데 감사하며 본고를 준비하였다.

서론: 토마스 아킴퍼스와 현대인 우리

토마스 아킴퍼스의 불후의 명작 『그리스도를 본받아 (De Imitatione Christi)』는 15세기에 쓰였으나 그 진리는 시대를 초월하여 오늘날에도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아킴퍼스는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는 자는 어둠 속에 걷지 아니하리라”라고 선포하며, 그리스도의 삶과 고난이 우리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그는 이렇게 말씀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예수님을 사랑한다면, 그분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길을 통과하는 자만이 그분의 영광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의 삶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고난과 역경은 단순한 시련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며 그분을 본받을 수 있는 귀한 기회이다. 고난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영광으로 인도하시기 위한 섭리의 도구이며, 그 과정에서 우리가 점점 예수님을 닮아가는 성화의 여정이다.

본고는 베드로전서를 중심으로 <그리스도의 고난과 신자의 고난>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살펴보고, 일상 속에서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아가는 실천적 믿음의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2025년 고난 주간을 통하여 진정한 그리스도의 고난의 의미를 되새기며 우리의 영적 삶에 적용하고자 한다.

베드로서 주제: 그리스도의 고난은 하나님의 구속 계획의 중심

신약 그리스어 원문에서 “고난”은 πάθος (pathos; 고난, 시련) 라는 단어로 표현된다. 이 용어는 단순한 아픔을 넘어, 하나님의 구속 역사 속에서 그리스도의 순종과 희생의 경험을 담고 있다.

‘πάσχω (paschō; 겪다, 경험하다)’에서 파생된 이 단어는, 예수님의 십자가 위에서 드러난 무한한 사랑과 희생의 순간들을 함축한다. 히브리서 2:10에서는 “고난으로 말미암아 온전하게 되신” 예수님을 언급하여, 고난이 구원의 완성을 위한 필수적 과정임을 증거 한다.

존 칼빈 (John Calvin)은 『기독교 강요』에서 “그리스도의 고난은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구속의 신비”라고 설명하며, 그분의 고난에 참여할 때 부활의 능력 또한 경험됨을 역설한다.

마틴 루터 (Martin Luther)는 “ '십자가 신학(Theologia Crucis)'을 통해, 고난이 신앙의 본질임과 동시에 하나님의 구속 계획의 핵심"임을 강조하였다.

존 오웬 (John Owen)은 "고난을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특권'으로 보며, 신자의 영적 정화와 부활 영광의 예표임"을 설파하였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마태복음 27:46)의 외침을 통해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겪으신 극심한 고통을 드러내셨다. 이 절망의 순간에도, 그분의 순종과 희생은 우리를 위한 구속 계획의 핵심이었다.

2세기 순교자인 폴리갑 주교는, 극심한 고난 속에서도 “그리스도의 길을 따름으로써 하나님의 나라에 참여함을 믿는다”라고 굳게 고백하며 순교하였다. 그의 순교는 오늘날 수많은 신자에게 고난 속에서도 그리스도의 본을 따르는 귀한 믿음의 모범으로 회자된다.

우리 각자가 직면하는 질병, 상실, 관계의 어려움, 직업적 도전 등의 고난을 단순한 불행으로만 여기지 말고,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순례의 과정으로 바라보자. 매 순간 “주님, 오늘 제가 겪는 고난을 통해 주님의 은혜와 사랑을 깊이 깨닫게 하소서”라는 기도의 마음으로 고난을 기꺼이 받아들이자.

 

제 1장: 고난 속에서 산 소망으로 이겨내라 – 믿음의 시련과 정금 같은 가치

베드로전서 1:3–7에 나타난 “ '산 소망' , 헬라어 ἐλπίδα (elpida; 소망, 확고한 약속)와 ζῶσαν (zōsan; 살아있는, 생명력 있는)의 결합으로,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영원한 구원의 확신을 의미"한다. 또한 “ '믿음의 시련'은 δοκίμιον τῆς πίστεως (dokimion tēs pisteōs; 믿음의 시험, 정련의 과정)으로, 신앙을 정금처럼 다듬는 하나님의 도구를 상징한다".

존 칼빈 (John Calvin)은 "시련이 믿음을 정화하는 필수 과정임을 설명하며, 고난 속에서도 산 소망을 잃지 말 것"을 권면한다.

챨스 스펄전 (Charles Spurgeon)은 “하나님은 그분의 자녀들에게 가장 무거운 십자가를 맡기신다”는 말씀으로 "고난이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의 증거"임을 상기시킨다.

리처드 백스터 (Richard Baxter)는 "고난이 우리의 소망을 하늘로 이끄는 하나님의 방식"이라고 설명하였다.

초대 교회 신자들은 극심한 박해 속에서도 “살아있는 소망”을 붙들며, 믿음의 시련을 통해 정금보다 귀하게 다듬어졌다".

17세기 청교도 목사 존 번연은 감옥에서 『천로역정』을 저술하며, 감옥의 쇠창살이 자신을 하나님의 부활 소망으로 인도하는 귀한 시련임을 확신하였다.

우리의 직장, 가정, 사회에서 만나는 다양한 시련 속에서도 “살아있는 소망”을 붙들고, 하루를 마무리할 때 “오늘의 시련이 내 믿음을 더욱 단련시켰음을 감사드립니다”라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고난을 극복할 수 있다.

존번연은 고난의 감옥에서 천로역정의 빛을 밝혔다.
존번연은 고난의 감옥에서 천로역정의 빛을 밝혔다.

제 2장: 그리스도 고난의 본을 따르라 – 순종과 희생의 모범

베드로전서 2:21의 “본(ὑποδείγμα, hypodeigma; 모범, 패턴)”은 그리스도의 순종과 희생, 그리고 그분의 발자취를 따르는 삶의 이상을 가리킨다. “발자취를 따르다 (ἐπακολουθήσητε τοῖς ἴχνεσιν, epakolouthēsēte tois ichnesin)”는 표현은, "그리스도의 삶을 세밀하게 모방하여 따르라"라고 요구한다.

마틴 루터 (Martin Luther)는 “십자가의 길을 걷는 것이 곧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이라고 설파하며, 고난 속에서도 침묵과 순종의 모범이 신앙의 핵심이라고 가르쳤다.

칼 바르트 (Karl Barth)는 "그리스도의 고난이 신자의 삶에 본보기가 되며, 이를 모방함으로써 구원에 참여하는 것임을 역설"하였다.

디트리히 본회퍼 (Dietrich Bonhoeffer)는 “값싼 은혜가 아닌 값비싼 은혜”를 구하는 삶이 진정한 제자도의 길"임을 강조하였다."그리스도에로 부르심은 죽음에로 부르심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모욕과 억울한 고난 속에서도 한결같은 순종과 온유함을 보여주셨다.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는 나치 정권 아래에서도 동료들을 위해 헌신하며 그리스도의 본을 따랐고, 그의 순교는 오늘날 우리에게 고난 속에서도 순종과 희생의 본보기가 되는 생생한 증거로 남았다.

억울한 상황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감정적 반응보다는 그리스도의 침묵과 순종을 본받자. 매일 고난을 닥칠 때, “오늘 나는 어떻게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랐는가?”라고 자기 점검하고, 지속적으로 기도와 묵상으로 그 모범을 실천하도록 힘써야 하겠다.

 

제 3장: 선을 행하며 고난을 극복하라 – 불의 속에서도 선을 선택하는 용기

벧전 3:17의 “선을 행함 (τὸ ἀγαθὸν ποιεῖν, to agathon poiein)”은 단순한 도덕 행위를 넘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의도적이고 지속적인 선행을 의미한다. 이는 고난 가운데에서도 불의를 바로잡고 선을 선택하는 신자의 결단을 드러낸다.

헤르만 바빙크 (Herman Bavinck)은 "고난 속에서도 선을 행함으로써 하나님의 섭리가 드러나고, 신자의 내면이 정화됨을 확인할 수 있다".

제임스 패커 (J.I. Packer)는 “고난은 우리를 더 깊은 신앙으로 인도하는 도구”라고 설명하며, 선을 행하는 것이 곧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길임을 강조하였다.

베드로전서는 선을 행하며 고난을 감내하는 것이 신앙의 본질적 태도임을 가르친다.

마더 테레사는 인도 콜카타에서 가난과 질병 속에 있는 이웃을 위해 헌신하며, 불의한 상황에서도 선한 선택을 실천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사랑을 온전히 나타내었다.

우리가 불의하거나 도덕적 위기에 직면할 때, 주저하지 않고 선을 선택하는 용기를 내자. 작은 선행을 꾸준히 실천하여,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함을 체험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제 4장: 고난은 영광의 길임을 나타내라 – 불시험을 통한 믿음의 정화

벧전 4:12의 “불시험 (πύρωσις, pyrōsis)”은 금속이 불에 녹아 정련되는 과정을 나타내며, 고난을 통해 신자의 믿음이 정화되고 순수하게 다듬어짐을 의미한다.

존 오웬 (John Owen)은 고난을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특권”이라고 표현하며, 이를 통해 신자의 믿음이 한층 깊어지고 정금처럼 귀하게 된다고 설명하였다.

제임스 몽고메리 보이스 (James Montgomery Boice)는 "고난 없이는 참된 영광도 없음을 역설하며, 고난 속에서 나타나는 하나님의 은혜가 곧 부활 영광의 전조"임을 강조하였다.

고난을 경험할 때 우리는 불 속에서 금속이 정련되듯, 신앙이 정화되어 강해짐을 체험한다.

중국의 왕밍다오 목사는 23년간의 투옥 중에도 불굴의 신앙을 지켜, 고난을 통해 그리스도의 고난을 체험하며 부활의 영광을 미리 맛보았다. 그의 간증은 우리에게 고난이 신앙의 값진 열매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손양원, 주기철 목사님과 옥중 성도들도 고난이 영광임을 보여준 산 증인들이다.

매일 저녁, 하루 동안 겪은 고난을 돌아보며 “이 시련이 내 믿음을 어떻게 정화시키고 있는가?”를 돌아보며 감사드리자.

 

제 5장: 고난 속에서 겸손과 각성으로 승리하자 –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는 힘

베드로전서 5:6-8에서 사용된 “겸손 (ταπεινοφροσύνη, tapeinophrosynē; 낮은 마음, 겸허한 태도)”과 “깨어 있음 (νήψατε γρηγορήσατε, nēpsate grēgorēsate; 맑은 정신과 경계)”은, "신자가 영적 전쟁 속에서 자신을 낮추고 하나님의 도우심에 온전히 의지해야 함을 강조한다".

아브라함 카이퍼 (Abraham Kuyper)는 “세상의 모든 영역은 그리스도께 속해 있으므로, 신자는 언제나 겸손과 기도로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마틴 로이드 존스 (Martyn Lloyd-Jones)는 “깨어 있음은 내면의 영적 방패로서, 대적의 유혹에 맞설 힘을 부여한다”고 설파하였다.

워치만 니 (Watchman Nee)는 "겸손이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는 첫걸음임을 역설하며, 신자의 일상에서 반드시 실천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신자는 고난 중에도 하나님의 능력에 전적으로 의지하며, 겸손과 깨어 있음으로 영적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한 선교사는 체포되어 고문받는 와중에도 기도와 묵상으로 자신의 내면을 단련하며, “내 고난 속에서 주님의 은혜를 의지하리라”라고 굳게 믿었다. 그의 겸손과 깨어 있음은 동료 신자들에게 큰 위로와 영적 용기를 전해주었다.

매일 아침 “오늘 내가 어떤 영적 전쟁에 직면할 것인가?”를 자문하며, 하나님의 전신갑주로 무장하는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자. 또한, 교만이나 두려움 대신 겸손하게 하나님께 의지하는 모습을 일상 속에서 실천할 때, 고난의 불시련을 이길 수 있다.

 

결론: 믿음의 여정은 그리스도의 고난을 본받아 살아가는 삶

베드로전서는 신자가 이 땅에서 겪는 고난을 단순한 시련이나 저주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며 부활의 영광을 준비하는 귀한 은혜의 통로임을 선포한다. 토마스 아킴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는 우리가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 고난 속에서도 결코 빛 바라지 않는 산 소망과 순종, 겸손의 자세를 유지하도록 초대한다.

“고난 (πάθος, pathos; 고난, 시련)”과 “소망 (ἐλπίδα, elpida; 확고한 약속)”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구원의 약속과 부활의 생명력을 상징한다. 그리스도의 순종과 희생은 신자들이 반드시 본받아야 할 모범이며, 고난은 우리의 믿음을 정금처럼 단련시키는 하나님의 도구이다.

존 칼빈, 마틴 루터, 존 오웬, 아브라함 카이퍼 등은 고난을 신자의 성화와 영광 준비의 과정으로 보았으며,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확신할 것을 강조하였다. 그들은 신자가 고난 중에도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를 때, 참된 승리와 부활의 영광을 누리게 됨을 가르친다.

기도문

사랑과 은혜의 주님,

오늘 이 말씀을 통하여 우리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귀한 길을 발견하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주님, 토마스 아킴퍼스의 진리와 베드로전서의 가르침 속에서, 우리가 우리의 고난을 단순한 시련이 아니라, 주님의 은혜로 다듬어지는 소중한 순례의 과정임을 깨닫게 하소서.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고난 가운데서도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 침묵과 순종, 겸손으로 그 길을 걸어가게 하시고, 매 순간 기도와 묵상으로 주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게 하옵소서.

특히 오늘 우리 각자의 어려움이 주님의 영광에 참여하는 값진 도구가 되게 하시며, 고난 끝에 부활의 영광을 누릴 수 있는 소망을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정준모 목사, 본지 논설 위원, 라이프굿타임즈 대표 및 발행인 / Rev. Jeong Jun-mo, CEO and Publisher of Life Good Times
정준모 목사, 본지 논설 위원, 라이프굿타임즈 대표 및 발행인 / Rev. Jeong Jun-mo, CEO and Publisher of Life Good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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