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의 삶을 어떻게 준비할까?

 

이원유 원장 - 연세이원유치과의원원장, 전 연세대 교수, 교정전문의, 워싱턴주립대 교정과 초빙교수, 켄터키대학 구강안면통증센터 초빙교수, 세계치과교정학회, 미국치과교정학회, 구강안면통증학회, 아시아 임플란트학회 회원, 아시아 두개안면장애학회 회원, 대한치과교정학회 정회원, 대한치과이식임플란트학회 회원
이원유 원장 - 연세이원유치과의원원장, 전 연세대 교수, 교정전문의, 워싱턴주립대 교정과 초빙교수, 켄터키대학 구강안면통증센터 초빙교수, 세계치과교정학회, 미국치과교정학회, 구강안면통증학회, 아시아 임플란트학회 회원, 아시아 두개안면장애학회 회원, 대한치과교정학회 정회원, 대한치과이식임플란트학회 회원

코로나 19와 살게 된 지 어느덧 6개월, 반년이다. 2020년 새해가 엊그제인데 벌써 6개월 지나니 시간의 빠름 앞에 옷깃을 여밀 수밖에 없다.

6월의 초, 어느 날 새벽에 홀로 깨니 선선한 바람과 푸른 생명의 향기가 은은하다. 6월은 뜨거운 한낮의 태양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은 장미만큼이나 아름답고 고맙다. 하지(夏至)를 향하는 6월의 새벽은 더욱더 환해진 햇살로 하루를 맞는다. 장밋빛 손길로 빚어낸 아침노을 아래 새들의 지저귐을 홀로 듣고 있노라면 천국의 아침이 이보다 아름다울까? 장마가 시작하기 전 초여름의 즐거움이다.

새벽은 세상이 깨어나기 전이며 아직도 잠들어 있는 시간, 누군가 말했다. ‘오늘은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하루’라고 말했듯이 오늘이란 삶은 죽은 자가 결코 가질 수 없는 귀중한 선물이다.

코로나 19와 반년을 지내보니, 아직도 극성을 부리는 코로나 19와 어떻게 지내야 할지 의문이 남는다. 코로나가 극성이던 2~3월, 어떻게 해야 할지 어쩔 줄 몰라 허둥대던 때가 벌써 몇 달 전이다. 그 당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코로나 19의 확진자의 수를 확인할 때마다 우리의 마음은 수없이 부침을 거듭하였다. 질병 초기의 두려움은 점차 공포의 극대화가 되고, 실의와 무력감으로 분노와 절망의 상태에 이르며, 이제 차차 현실을 인정하고 질병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겪고 난 우리 모두이다. 아직도 언제 다시 2차 유행으로 폭발할지 모르는 상태에 있지만, 코로나 19 이후의 세계는 예전과는 다른 세상이다. 뉴 노말 즉, 새로운 기준이 세워지는 시대로 대면보다는 비대면으로, 직장보다는 집에서 근무하며, 단체 모임은 없어지고, 온라인 모임이 활성화되며, 각자가 책임지고 살아야 하는 시대이다.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우리는 인간의 한계성을 깊이 깨닫게 되었다. 위기상황에서 예방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마스크 쓰기, 철저한 소독, 물리적 격리였을 뿐이다. 자랑하던 과학 기술과 의술은 한계를 드러내었다. 또한, 우리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자기보호 반응에 스스로 놀라기도 하며, 인내심이 바닥난 자신을 바라보아야 했다. 물론 자기보호 반응은 자신을 구하고 난국을 타개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지나친 반응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오히려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모든 것이 뒤엉켜 변화하는 격변의 시대에서 새로운 원칙을 찾기가 쉽지 않다. 우리는 현재 필요한 정보를 인터넷으로 실시간 검색할 수 있다. 정보의 홍수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바람에 확증 편향에 걸리기 쉽고,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의 소셜미디어로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편향적 사고가 강화될 수도 있다.

그러면 엄청난 정보를 실시간 검색하는 우리는 예전보다 얼마나 행복해졌을까? 사람의 두뇌에는 한계가 있다고 한다. 정보가 너무 많이 입력되면 뇌의 용량을 초과하여 뇌의 피로도가 증가한다. 오히려 지나친 정보는 불안과 두려움을 일으키고 감사보다는 불평을 증가시킨다. 오랫동안 검색을 하고 나면 화가 나는 경험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정보 검색의 속도, 즉 읽고 보는 속도에 관하여, 정지환 감사 행복 연구소장은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장 최인철 교수의 연구를 인용하여 ‘책을 빠르게 읽는 사람은 진중하게 읽는 사람에 비교할 때 위험한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읽기만이 아니라, 어떤 장면이 빠르게 제시되는 영상을 보는 사람이 느리게 제시되는 영상을 보는 사람보다 훨씬 더 위험한 선택을 한다. 생각은 ‘속도’의 영역이 아니라 ‘깊이’와 ‘방향’이다.’라고 하였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지금, 실시간으로 검색하며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인류의 스승들이 남겨 놓은 고전 등으로 독서와 사색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올바른 방향을 향해 천천히 걷는다면 언젠가 어두운 이 터널도 지날 것이다. 고전에 녹아 있는 삶의 지혜와 용기, 인내도 배울 것이다. 그렇게 걷다 보면, 어느 날 하늘에 가까운 행복한 길 위에 서 있음을 알게 되지 않을까. 코로나와 반년을 살다 보니 힘든 세상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장미 같은 붉은 심장, 내 마음 지키는 일이었음을 비로소 알게 되는 6월의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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