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184) - 다니엘서(6)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전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전 부회장, KC대 전 총장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전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전 부회장, KC대 전 총장

순교의 신앙 너머 부활의 신앙

다니엘서는 재앙의 시대, 하나님의 심판 시대에 신앙인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보여주는 결단의 책이다. 오늘날 일어나는 불시험의 환난과 고난 속에서 결연하게 결단하고 살아가라고 촉구하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이는 십자가의 쓴 잔이 요구되는 환경이지만 영원한 천국의 기쁨의 식탁이 기다리는 부활과 영원의 잔치가 펼쳐질 것을 약속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이 땅에서 하나님의 전, 하늘나라의 성전을 만들어가며 매일의 식탁에서 주의 만찬을 만들고 주일 공동체의 주의 만찬에서 주의 아름다운 식탁공동체를 만들고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건설해야 할 것을 말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친구를 만나 대화와 토론, 의논을 하며(하브루타) 평화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는 주의 십자가와 부활의 사건을 대화하고 평화를 이룰 것을 의논해야만 평화의 의논(아차트 샬롬)이 이뤄짐을 가르쳐주고 있다.

그것은 다니엘서의 사자굴에 들어가서 사자의 밥이 될지라도 또 풀무 불에 들어가서 재가 될지라도 지켜야 할 다니엘의 순교 신앙이 무엇인가? 이 신앙이 바로 십자가와 부활의 신앙과 사건을 의미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신약에서 주님의 십자가 사건은 바로 구원을 위한 자기 부정과 자기 부인이었다. 이 십자가를 통하여 메시아 사명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니엘 친구들은 신앙의 핍박을 받고 하나님을 부인해야 하는 자리에 서게 된다. 그들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고난을 받고 죽음의 풀무불에 들어가게 된다. “이제 몇 유다 사람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는 왕이 세워 바벨론 지방을 다스리게 하신 자이거늘 왕이여 이 사람들이 왕을 높이지 아니하며 왕의 신들을 섬기지 아니하며 왕이 세우신 금 신상에게 절하지 아니하나이다”(단 3:12). 그들은 불시험을 이겨내고 다시 살아나는 기적을 가졌다.

하나님을 믿는 신앙인은 이처럼 불시험이 와서, 하나님이냐 우상이냐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극한 상황에 마주서게 된다. “왕이여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계시다면 우리를 맹렬히 타는 풀무불 가운데에서 능히 건져내시겠고 왕의 손에서도 건져내시리이다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우리가 왕의 신들을 섬기지도 아니하고 왕의 세우신 금 신상에게 절하지도 아니할 줄을 아옵소서”(4:17). 이는 십자가 신앙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유사한 장면이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 지라도 영생의 소망을 고백하는 진실된 신앙의 고백이다.

풀무불의 시험과 십자가의 극형

십자가의 극형을 당하는 자리에 예수님은 아무 죄도 없으신데 온 인류를 위해,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십자가로 나갔고 그 고난의 쓴잔을 마셨다. 그 로마의 극형의 자리 십자가형, 무죄한 예수가 창피한 죄인의 자리까지 내려가셔서 십자가 죽음을 맞아, 십자가의 피를 흘리고 죽으시는 놀라운 사랑을 보여주셨다. 이는 다니엘서가 예수의 십자가 사랑, 죽음으로 순교하는 영적인 부활의 사건을 보여준다. “그 때에 느부갓네살 왕이 놀라 급히 일어나서 모사들에게 물어 이르되 우리가 결박하여 불 가운데에 던진 자는 세 사람이 아니었느냐 하니 그들이 왕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왕이여 옳소이다 하더라”(3:24).

불 속에 이미 죽어 사라져야 할 사람들인, 다니엘의 세 친구들이 불 속에서 뛰노는 것이 아닌가.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같이 그들은 하나님과 함께 춤추고 있지 않는가? “왕이 또 말하여 이르되 내가 보니 결박되지 아니한 네 사람이 불 가운데로 다니는데 상하지도 아니하였고 그 넷째의 모양은 신들의 아들과 같도다 하고”(3:25). 이는 다니엘 친구들의 순교 신앙으로서 고난과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굴하지 않으니 죽음을 맛보지 않고 부활의 영광으로 나타나며 축약된 영생을 보여주는 모습으로서 다니엘서는 예표적 예언을 하고 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와서 조반을 먹으라 하시니 제자들이 주님이신 줄 아는 고로 당신이 누구냐 감히 묻는 자가 없더라 예수께서 가셔서 떡을 가져다가 그들에게 주시고 생선도 그와 같이 하시니라“(요 21:12-13). 부활하신 예수가 제자들과 함께 공동으로 잡은 생선을 구워 주시는 엄마와 같은 자상한 리더십으로 공동식탁을 벌이시는 주님은 다니엘서에서 풀무불 속에서 살아난 다니엘 친구들과 유사하지만 차이가 있다. 영생의 나라, 하나님 나라의 메시아이신 주님은 질적 차이가 있다. 그 분께 나가자, 영원한 잔치에 참여하자.

“또 이르시되 이같이 그리스도가 고난을 받고 제 삼일에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날 것과 또 그의 이름으로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가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모든 족속에게 전파될 것이 기록되었으니”(눅24:46-47).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