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삶의 이분화가 관계 나쁜 그리스도인을 양산해

한국교회가 근자에 들어서 전도가 매우 힘들다고 말한다. 이것은 물질문명이 풍부하고 바쁜 현대 생활도 한 몫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인간관계 지수가 낮기 때문이라 말할 수 있다. 전도는 대부분 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기독교인들의 여러 가지 문제들이 나타나면서 사회적 인식도가 나빠졌다. 교회의 대사회적인 관계성이 약화되었다. 그 결과 전도가 점차 힘들게 되었다.

한국교회 초기에는 교회와 이웃과 관계가 좋았다. 그리스도인을 신뢰하는 분위기였다. 복음이 어디서든지 잘 전해 졌다.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 전하는 복음을 듣고 천막이나 지하실에도 찾아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아무리 전해도 좀처럼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교회를 제 발로 찾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관계를 통해 전도를 하려고 해도 만만치 않다. 복음이 잘 전해지기 위해서는 나빠진 이웃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

초대교회가 부흥이 잘된 것은 이웃과 관계가 좋았기 때문이다. 날마다 구원받는 수가 더해진 것은 초대교회의 신실함이 이웃에게 영향을 주었다. 세상이 칭찬하는 교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즉 교회의 이웃관계가 좋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오늘날 우리 교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그것을 잘 보여준다.

‘기분 나쁘면 그 좋은 천당도 안 간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관계를 나쁘게 하고 전도하면 아무리 좋은 복음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을 상징하는 말이다.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전도하면 전도가 될까? 그렇지 않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관계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별 효과가 없다. 우리는 그동안 인간관계는 무시하고 전도한 적이 많았다. 지금부터라도 성도들에게 관계훈련이 필요한 이유다. 이웃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쌓아야 한다. 그것이 곧 신앙임을 가르쳐야 한다. 그런 후에 자연스럽게 전도가 이루어진다면 교회부흥의 역사가 일어날 것이다.

이것은 교회에서 직분자를 세울 때도 마찬가지다. 인간관계가 신앙의 중요한 기준으로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 신앙은 관계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 관계가 좋은지는 보이는 이웃과 관계를 보면 알 수 있다. 가정과 관계. 직장과 이웃과 관계, 교우들과 관계를 잘 살피는 일이 안되면 교회 지도자로 합당하지 않다. 이것은 지도자를 세울 때 성경에서 반복하여 강조하는 내용이다. 적어도 직분자를 세우기 전에 교회예배 출석과 봉사만 보지 말고 직장과 가정에서 어떻게 인간관계를 이루고 있는지 점검하는 일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직분이 복음 전도의 방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한국교회는 하나님과 관계만 치중하지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 많다. 이것은 신앙을 이분화하는 잘못된 모습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 결과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적으로 비난 받는 일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가르치는 교회(敎會)와 모이는 교회(交會)를 회복하라

'교회'라는 말의 헬라어는 '에클레시아(ecclesia)이다. 이 단어는 대부분의 성경 역본들에서 '교회'(church)로 번역되었고, 그 의미는 '불러낸 무리' 혹은 '모임'(assembly)을 말한다. 교회란 ‘세대의 모든 신자들로 구성된 모임’, ‘지역모임’ ‘비종교적인 집회’등의 의미로 사용된다. "교회"란 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건물’이 아닌 '모임'을 의미한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교회는 한자로 ‘교회(敎會)’를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가르치는 모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리스도의 진리를 배우고 가르치는 모임을 교회라고 보면 된다. 그러다 보니 지금의 교회(敎會)는 교육적인 의미에 비중을 더 두고 있다. 교회는 진리의 터전이기에 진리로 성도들이 모여서 무장하고 새롭게 하고 구원받는 일은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교회의 의미를 드러내는데 한계가 있다. 어쩌면 한국교회는 교회를 말씀을 들으러 오는 것에 초점이 있는 것도 이런 교회의 바른 정의가 안 된 영향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지금 한국교회는 교인들이 설교 들으러 교회를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설교의 역할이 크다. 그러나 엄밀히 보면 교회 모임에서 설교 보다 성경을 듣고 배우고 서로 나누고 실천하는 것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하는데 듣기만 하는 설교가 성경을 대신하는 듯한 분위기는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다.

또 다른 교회의 의미로 교회(交會)를 생각할 수 있다. 지금 교회의 의미를 ‘교회(交會)’ 의 의미도 같이 포함하면 좋을 것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 교제하는 곳이다. 몸 된 지체간의 교제가 없다면 소통이 일어나지 않음으로 어느 날 죽은 교회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교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성도의 교제를 방해하는 요소들을 과감하게 수정해야 한다. 주일은 몸 된 지체들이 모여 서로 교제하는 날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예배드리고 난후에 교제를 나누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럴 때 교회의 의미가 새롭게 된다. 회중이 집회를 위해 모이기만 하고 교제가 없이 헤어지면 그 회중은 죽은 공동체다. 1시간 예배를 드린다면 적어도 그 이후에 1시간 친밀한 성도의 교제가 함께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지금의 우리 교회는 갈수록 교제가 없는 교회가 많아지고 있다. 일부분의 교인들만 교제를 할 뿐 대다수는 밀물처럼 사라진다. 성경은 피차 가르치고 서로 권면하라고 했다. 지금이라도 말씀과 기도를 나누고 서로 섬기고 위로하면서 그리스도 안에서 교제가 매주일 일어난다면 지금의 교회는 새롭게 될 것이다. 교제를 불가능하게 하는 요소들이 교회 안에서 제거해야 한다. 그것은 교회의 본질을 헤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성도의 교제를 가능하게 하는 생명 중심으로 교회 구조조정이 시급하다, 교회를 부패하게 하고 교회의 본질을 파괴하는 것을 제거하지 않으면 결국 교회를 병들게 하는 암이 된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각 교회 뿐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에 위험을 줄 수밖에 없다. 힘들지만 교회 본질을 회복한다는 절대 절명의 사명의 측면에서 보면 하루빨리 교회갱신이 필요하다. 어느 날 교회당에 교인들이 사라지는 상황이 오기 전에 새로운 결단이 요구된다.

이런 점에서 하루 빨리 교회(交會)와 교회(敎會)의 의미가 회복되는 교회가 되면 좋을 것이다. 이것은 본질적인 하나님과 관계 회복이며 또한 성도간의 인간관계의 회복을 의미한다. 그동안 우리는 수직적인 하나님과 관계만 생각했지 주님의 한 피를 받아 공동체 된 수평적인 이웃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던 점이 많았다. 정말 하나님을 섬기고 예배하는 사람이라면 이웃 성도를 돌아보며 서로 좋은 관계를 맺는 것에 시간을 바치고 열정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만약 매주일 마다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교회에 가는 것이 시간이야 말로 기다리는 최고의 날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 들을만한 일이 있는줄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마 5:2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