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영목사, "인간 삶의 불행, 경제적 빈곤이 아니라 사랑의 빈곤"

  • 입력 2021.07.21 00:17
  • 수정 2021.07.2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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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베일런트 저, "행복의 조건"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담임, 본해럴드대표, 서울신학대학교신학박사, 변화산기도원협력원장(춘천). 등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담임, 본해럴드대표, 서울신학대학교신학박사, 변화산기도원협력원장(춘천). 등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할까? 이 말은 어떻게 나이 들어가는 것이 아름다울까’?라는 주제와 연결된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특별한 조건이 있는 것일까? 평생 행복한 사람은 행복의 인자들을 부모로부터 물려받았기 때문일까? 불행하게 생을 마감하는 사람은 부모로부터 불행의 인자들을 물려받았기 때문일까? 행복의 조건이 유전의 문제일까? 아니면 환경의 문제일까? 개인의 성격과 마음의 문제일까?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버드대학교의 성인발달 연구를 했던 조지 베일런트 교수의 저서 행복의 조건은 우리의 궁금증을 명쾌하게 제시해주고 있다.

2011년에 읽었던 책이다. 다시 서재실 구석에 쳐박혀 있던 책을 끄집어 내어 줄을 치며 읽었던 구절들을 따라 읽어갔다. 참 좋은 책이다. 40대에 이 책을 대하는 초점과 50대 후반에 이 책에서 느끼는 감정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10년이란 세월의 무게와 앞으로 살아내야할 세월의 무게가 더 무겁게 느껴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베일런트 교수는 연구를 위해서 3개의 집단 총 814명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세 집단은 서로 다른 환경에 있는 10대들로 선별되었으며. 이 연구는 2년에 한번씩 그들의 전 생애에 결쳐 면밀하게 조사되어 왔다.

첫 번째 집단은 1920년대에 태어나 사회적 혜택을 받으며 자라난 268명의 하버드대학교 2학년생들이, 두 번째 집단은 1930년대 출생했으며 사회적 혜택을 누리지 못한 서민 남성 고등학교 중퇴자 456으로 구성되었다. 세 번째 집단은 1910년대에 태어난, 지적 능력이 뛰어난 아이큐 140이상인 캘리포니아 도시지역 중산층 여자학생들 90명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의 놀라운 특징은 세 집단을 오늘날까지 70년에서 90년 가까이 연구되어 왔으며, 사람들의 일생을 현미경으로 살펴보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오늘 한 권의 소중한 책으로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책을 덮지 못하고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이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을 통해서 우리 자신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조명해 보게 된다.

이 연구서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지혜를 몇 가지만 살펴보면, 유년기의 행복이 성인기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하버드대학교 졸업생들중에서 불우한 유년기를 보냈던 23명 중 3분의 153세에 이미 고혈압이나 당뇨병, 심장병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4명은 그 전에 사망했다. 반면 행복한 유아기를 보냈던 23명은 모두 살아 있었으며,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도 단 2명뿐이었다.

그러나 75세란 노년에 접어들면 유년기의 불행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다. 이런 예측에 대해 조셉 콘래드는 4가지 날카로운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첫째, 불행한 유년기를 보낸 이들은 정신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둘째, 그들은 놀이를 통해 인생을 즐기는데 익숙하지 않다. 셋째, 그들은 자기 감정은 물론 세상을 신뢰하지 않는다. 넷째, 평생 동안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나이를 들것인가? 행복한 노년의 건강을 보장하는 요인으로는, 안정적인 결혼생활, 어려움에 대처하는 자세, 금연, 적절한 음주, 규칙적인 운동, 높은 교육 수준, 적당한 체중유지가 노년의 행복과 불행을 좌우한다.

또한, 보람 있는 은퇴생활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부모님이나 삶의 동반자가 사망한 뒤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 둘째, 놀이 활동을 통해 자만심을 버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경험해야한다. 셋째,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다. 창조성을 위해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넷째, 은퇴뒤에는 평생 공부를 계속해 성숙한 삶의 결실과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되살려야 한다.

세 집단에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자질들이 있다면, 첫째, 미래 지향성이다. 미래에 대한 계획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이다. 둘째, 감사와 관용이다. 셋째,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능력이다. 넷째, 사람들과 어우러져서 함께 일을 해나가려고 노력하는 자세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마음의 빗장을 활짝 열어 놓고 사는 것이 지혜라고 가르쳐준다. 사람들의 운명을 좌우한 것은 과연 타고난 부나 학벌, 명예였을까?

이 연구를 주관한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이며, 행복은 결국 사랑이라고 결론을 지었다.

인간의 삶을 불행하게 하는 것은 경제적 빈곤이 아니라 사랑의 빈곤이라는 연구 결과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여기에 첨부한다면 십자가의 사랑을 경험한 사람은 모든 고난을 뛰어넘을 수 있는 온전한 에너지가 있다. 이 에너지는 우리의 나이들어가는 과정을 아름답고 소중하게 수놓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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