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희목사 목회칼럼] 나를 기념하라

  • 입력 2021.10.07 16:29
  • 수정 2021.10.0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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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7년 시작된 프랑스 혁명(French Revolutionary Wars)이 진행되는 동안 의회에 의해 종교는 폐기되었고, 주일은 사라졌으며, 성직자들은 숲속으로 쫓겨났다. 그리하여 죽음의 형벌을 가져올 예배 참석은 아무도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은 은총의 수단 없이 살지는 않았다. 때때로 심부름꾼이 집마다 문을 두드리고 '검은 습지요'하고 사라졌다. 그러나 그 말을 들은 사람은 그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다 알았다. 한밤중 자정이 지난 시간에 남자와 여자들은 어두운 색깔의 옷을 입고 동네 아래 검은 습지로 모였다. 그곳에서는 조심스럽게 빛을 가리고 쫓겨난 목사님이 그리스도의 피와 몸을 신실한 이웃들에게 나누었다. 그들은 어느 때든지 군인들이 자기들을 덮치고 총격을 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검은 습지에서 붉은 피를 흘리며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성찬에 목숨을 걸었다.

육신의 생명은 죽일 수 있을지 모르나 영혼의 생명은 주님의 것임을 확신했기에 목숨을 건 성찬식을 거행했던 것이다. 성찬은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임을 믿었기 때문이다.

최병희목사, 전주아름다운교회, 서울신학대학교(선교신학전공, TH.D)
최병희목사, 전주아름다운교회, 서울신학대학교(선교신학전공, TH.D)

예수님께서 십자가 고난을 앞두시고 예루살렘의 다락방에서 제자들과 마지막 저녁식사를 하셨다. 이때 그들이 준비한 식단은 간단한 빵과 포도주뿐이었다. 식사를 하기 전 예수님께서 모인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빵을 들어 감사하신 후 제자들에게 주시면서 말씀하시기를,

"받아먹어라. 이것은 내 몸이다." 또 잔을 들어서 감사하신 후 제자들에게 주시면서 "이 잔을 마셔라. 이것은 많은 사람의 죄를 사하여 주려고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다."

이때 주님과 함께 먹고 마셨던 만찬이 오늘날 성찬의 유래가 된 것이다. 십자가 죽음을 앞두고 최후의 만찬을 나누신 후 주님은 제자들에게 자신을 기념하면서 빵과 잔을 나누는 일을 계속하도록 명하셨다. 이러한 역사적 근거를 통해 지금까지 교회는 초대교회로부터 성찬 예식을 거행해 오고 있다. 성찬은 초대교회 당시 주일 예배의 중심이었다.

주후 2세기경 초대교회 교부였던 저스틴(Justin)이 증언하기를, 주의 날에 예루살렘에 모였던 그리스도인들은 모일 때마다 성찬을 가졌다고 한다. 이렇게 성찬은 기독교가 탄생하던 때부터 오늘날까지 예배의 중심이 되었다. 성찬을 통해 많은 그리스도인이 주님을 만나는 경험을 하였다. 그리고 구속의 은혜를 체험하게 되는 통로가 되었다. 그리스도인들은 성찬에 참여함으로 하나되는 신앙의 신비를 맛보아야 한다.

"성찬은 보이는 말씀"이다. 현재 성결 교단에서 성찬은 십자가의 은혜를 회상하는 것과 동시에, 그리스도의 믿음을 나타내는 방법이며, 약속하신 은총의 현실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토록 중요한 성찬을 거행하시며 예수께서 말씀하셨던 '나를 기념하라' 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작품: 최광순목사
작품: 최광순목사

요한 웨슬리(John Wesley)는 열성적 성찬주의자였다. 어려서부터 성찬에 참여하며 성찬의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자랐고, 성찬에 참여하는 것이 거룩한 습관이 되었다. 일생동안 성찬의 신앙을 간직하고 살았다. 옥스퍼드에서 신성회(Holy Club)를 주관할 때도 규칙의 두 번째가 "모든 주어진 장소와 기회에 성찬을 거룩하게 받는 것을 의무로 한다."라는 것이었다. 회심한 이후에도 웨슬리는 매 주일과 모든 기회에 성찬을 받았습니다. 일생에 평균 4일에 한 번꼴로 성찬을 받았다. 웨슬리는 성찬에 대하여 "성찬은 그리스도의 명령이며 성찬을 통해 얻는 은사와 받는 은혜가 크기에 성찬을 의무적으로 받아야만 된다."라고 강조한다.

작품: 최광순목사

그리스도인은 은총의 수단인 성찬을 통해 그리스도를 닮고 그리스도를 따라 나누며 살아가야 한다. 성찬을 통해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주님을 닮아 가며, 자신을 나누어야 한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기념하고 전하며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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