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간병인이었던 사람, 현재 간병인인 사람, 간병인이 될 사람, 간병인이 필요한 사람 이렇게 네 부류의 사람이 있다. 간병은 보편적이다” 로잘린 카터(Rosalynn Carter), 전 미국 카터 대통령의 부인이 한 말입니다.

간병 사회로 접어드는 우리 사회에서 이 즈음에 가장 알맞은 말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많은 가정에서 부모나 형제를 돌보고 있지만 자신을 간병인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간병인이라 하면 대부분 외부 인력으로, 도움을 주는 이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요양혜택을 입기 위해서 혹은 외부 인력 인건비가 비싸고 구하기 어려워서 때로는 가족을 진정으로 사랑하기에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 어려워서 스스로 가족 간병인이 되는 사람들이 많아질 전망이기에 가족들도 간병인으로 부르게 될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간병인은 “질병, 부상 또는 장애로 인해 단기 또는 장기적으로 제한이 있는 사람의 신체를 돌보거나 환자의 요구 사항이나 염려하는 것을 돌보는 사람”입니다. ‘가족 간병인’은 원래 가족 구성원을 돌보는 개인을 의미하지만, 또한 자신이 선택한 가족을 돌보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이런 사람은 교회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고, 이웃 또는 가까운 친구일 수 있습니다. 미래 사회에는 가족 간병인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간병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가족 간병인은 환자에게만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 종종 환자에 대한 귀중한 정보의 주요 출처이기 때문에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가족 간병인들은 다른 가족 구성원들에게도 매우 고마운 사람입니다. 어떤 동기로 간병을 시작했든지간에 가족을 돌보는 간병인들은 늘 칭찬받아 마땅한 사람입니다.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1. 가족 간병인이 중요한 이유

간병인(caregiver) 또는 간병수혜자(caretaker), 영국에서는 돌봄자(Carer)라고 부릅니다. 다른 사람을 간호하거나 지원하고 돌보는 사람을 말합니다. 특히 가족 간병인은 환자의 가족 중에서 다른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고 도움이 필요한 가족 환자를 지원하는 사람입니다. 가족 간병인은 사랑하는 사람을 돌보기로 선택받은 가족 구성원입니다. 이러한 간병인은 자녀나 배우자 또는 친척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오랫동안 돕거나 혹은 단기간 환자 곁에서 환자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환자에게 가족 간병인이 없으면 조금도 생활하기 어렵습니다. 생명의 위험에 빠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가족 간병인의 보살핌은 환자의 컨디션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들은 맡겨진 책임 외에도 필요하면 다른 일을 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섬김에 따른 보상을 기대하지도, 받지도 않습니다. 대부분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원하거나, 어쩔 수 없이 대안이 없어 감당하기도 합니다.

2. 간병인의 임무

통계에 따르면 4명 중 1명은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가족 간병인이 될 것입니다. 가족 간병인은 일반적으로 연로한 부모나 배우자의 정서적, 신체적 필요를 돌볼 책임이 있는 사람입니다. 어떤 가족 간병인은 사랑하는 사람이 일시적 사고로 건강을 회복하는 동안 갑작스러운 돌봄이 필요한 경우 임시 간병인 역할을 합니다. 간병 여정을 어떻게 시작하든 간병인의 책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 간병인의 임무는 가정과 환자의 형편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공통적 임무가 있습니다.

첫째는 개인 관리입니다.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으로 인해 노인들이 개인위생을 처리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간병인은 가족 환자가 최상의 컨디션을 느끼고 적절한 위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인적인 일을 돕게 됩니다. 여기에는 목욕, 몸단장 및 화장실 사용을 돕는 것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둘째는 이동을 지원합니다. 교회의 예배나 병원 진료를 위해 이동하거나 근육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침대와 의자에 교대로 앉도록 배치하는 것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셋째로 음식을 준비합니다.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도록 환자에게 맞는 음식을 만들어 섭취하게 하는 것은 간병인의 중요한 임무입니다.

넷째로 정서적 지원이 있습니다. 모든 책임을 수행하면서, 간병인은 사랑하는 가족에게 정서적 지원을 제공해야 합니다. 간병인으로서의 역할 외에도 정서적, 정신적, 신체적 문제를 포함하여 삶의 모든 측면에서 의지할 수 있는 동반자로 간주되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3. 가족 간병인이 겪는 문제들

가족 간병은 보람 있는 경험일 수 있지만, 간병인은 종종 자신의 의무에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느끼게 되고, 때로는 불안하고 두려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일부는 그렇지 않지만 대부분 가족 간병인이 직면하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시간의 부족입니다. 간병인은 종종 자신과 다른 가족 구성원을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둘째로 감정적, 신체적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간병인의 22%는 간병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었다고 보고합니다. 치매나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만성 질환을 돌보는 것이 가장 정서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 같습니다. 간병 때문에 환자를 들어 올리고 이동성을 돕는 일을 할 때 육체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는 개인 사생활 보호가 되지 않습니다. 가족 간병인은 특히 작은 공간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돌보는 일 때문에 집에서 프라이버시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끊임없는 돌봄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만들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넷째는 재정적 부담입니다. 대부분의 가족 간병인은 무급이기 때문에 특히 간병인이 유급 직업에서 멀어지면 재정적 부담을 느끼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간병 기간이 길수록 재정적 부담이 더 커집니다.

다섯째 수면 부족입니다. 수면 부족은 가족 간병인에게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종종 환자의 수면-각성 주기가 뒤섞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면 부족은 이미 탈진을 경험하는 간병인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아픔이 있음에도 누구에게 호소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며, 간병이 끝이 없이 길어진다는 것입니다.

4. 샌드위치 세대의 아픔

가족 간병을 생각할 때 주목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샌드위치 세대’입니다. 이것은 부모와 자식을 함께 부양해야 하는 중년세대를 일컫는 용어로 미국 사회학자 도로시 밀러가 1981년 처음으로 사용했습니다. 고령화 추세와 출산율 저하가 지속되면 중년 세대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2010년 8월 국제전문조사 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에 따르면 아시아의 전형적인 샌드위치 세대는 30-45세 기혼자로 자녀 1-2명을 두고 부양해야 할 친부모나 배우자 부모가 2명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샌드위치 세대들이 제공하는 간병은 대부분 ‘비공식 간병’입니다.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지만 전혀 급여를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뿐 아니라 간병을 위해 자신이 하던 일을 내려놓아야 하는 가정도 있습니다. 만약 자기 부모뿐 아니라 배우자의 부모가 질환 중에 있다면 더욱 부담은 커질 것입니다. 그런 다세대 간병인은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될 것이 자명합니다. 많은 간병인은 다른 사람을 돌볼 때 자신을 돌보기가 더 어렵게 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간병인의 45%가 심장 질환, 암, 당뇨병 및 관절염을 포함한 만성 질환을 보고한 반면 비 간병인의 경우 24%가 보고했습니다. 간병인은 비 간병인보다 우울증과 불안에 더 취약합니다.

5. 가족 간병의 보람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나 많은 희생에도 불구하고 가족 간병인의 경우 10명 중 8명은 간병인으로서의 시간이 긍정적인 경험이라고 말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간병인은 일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행복과 만족을 보고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부양함으로써 큰 자존감, 성취감, 기쁨을 느낍니다. 통계에 따르면 “샌드위치 세대”이면서 한 지붕 아래 사는 사람들은 세대 간의 가족 유대가 더 돈독하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부모를 모시고 집에서 함께 살 것을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간병을 시작하면서 함께 모시게 되고, 부모세대와 자녀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삶이 가족에게 행복과 보람을 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족 간병의 경험은 힘들고 어렵지만, 때로는 도전적이고 보람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6. 환자의 안전 및 건강관리

가족 간병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건강관리일 것입니다. 노인 5명 중에서 4명은 복합적인 만성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그들은 가족 간병인의 적극적인 지원에 의존하여 생명을 유지하게 됩니다. 가족의 간병은 말처럼 쉬운 일이 결코 아닙니다. 다른 외부 간병 인력의 말은 들을지 몰라도 가족의 말은 거부해도 된다는 의식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치매 노인과 간병인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스스로 행동하려는 환자 노인의 욕구와 노인의 안전을 고려하는 간병인의 우려가 서로 자주 충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치매 환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간병인과 환자는 간병 과정에서 자주 충돌합니다. 간병인은 환자의 안전과 건강 관리를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가끔 환자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환자와 간병인 사이에 상호 이해가 필요합니다. 간병의 수혜를 받는 이들은 간병인 가족의 지시에 따름으로써 간병인의 피로를 덜어주어야 합니다. 대신 간병인은 노인환자의 건강 상태를 관리하고 신체 기능을 유지시키도록 정성을 쏟아야 합니다.

7. 노인 돌봄의 기술 이용

부모를 돌보는 것은 인류 역사상 지속된 문화 양식이었습니다. 대부분 문화권에서 연장자를 존중하고 특히 부모를 부양하는 것이 당연시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 동안 사회는 극적으로 변화되었습니다. 변화하는 가족 구조 및 이동성으로 인해 고령화 인구가 이용할 수 있는 가족 간병인이 줄어들어 대체 솔루션이 필요합니다. 의학 발전으로 인해 인간의 수명은 크게 증가 했습니다. 그 결과 더 오랜 기간 동안 노인 돌봄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대신 노인을 돌보는 인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젊은 층 인구가 전혀 늘지 않고 오히려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대 노인 간병은 효과적인 재택 간호 솔루션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시력 저하나 가벼운 치매로 어려움을 겪고 있든, 장기적인 재택 간호는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필수적입니다. 가정에서는 노인 돌봄을 위해 만들어진 디지털 장비들을 최대한 사용해서 간병의 질도 높여야 합니다. 미래에는 더욱 기술이 사람들이 집에서 간병할 수 있도록 돕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며 가족 간병인을 위한 앱과 온라인 도구가 널리 채택될 것입니다. 교회와 성도들은 그런 기술들을 먼저 익혀 성도의 가정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