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의 축복 / SECTION I. 사회적 지원 (1), 고린도전서 13:4

편집자 주최종인 목사(예성, 서울 평화교회)간병의 축복을 출판했다. 최종인 목사는 간병의 축복을 출판한 이유로 한국의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앞으로 한국사회는 간병사회가 될 것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 가정마다 간병의 부담에 시달릴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간병사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본헤럴드는 그의 책 간병의 축복중 중요한 내용을 발췌해서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이미지 중 제호 : 효당 김훈곤 서예가)

최종인 목사 ∣ 중앙대학교 언론학석사, 서울신학대학교 목회학석사, 신학박사를 졸업하고 미국 United 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박사를 이수했다. 공군군목, 오하이오한인학생선교회 대표 및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평화교회 담임이다. 저서로는 『노년 커뮤니케이션』, 『The Table』, 『암환자 돌봄사역』, 『시니어사역』 ,『회색 코뿔소 앞에 선 다윗』『church@메타버스』 등이며 공저로 『장례예식설교』가 있다.
최종인 목사 ∣ 중앙대학교 언론학석사, 서울신학대학교 목회학석사, 신학박사를 졸업하고 미국 United 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박사를 이수했다. 공군군목, 오하이오한인학생선교회 대표 및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평화교회 담임이다. 저서로는 『노년 커뮤니케이션』, 『The Table』, 『암환자 돌봄사역』, 『시니어사역』 ,『회색 코뿔소 앞에 선 다윗』『church@메타버스』 등이며 공저로 『장례예식설교』가 있다.

우리 사회가 간병 전쟁을 치루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가정들마다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고령자들이 늘어나게 되고, 그들을 위한 간병문제로 가족들이 고심하게 되며, 때로는 간병문제가 가족 간 갈등의 요소가 되고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산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는 과거 모던사회’, ‘포스트 모던사회’, 포스트 코로나 사회, 그리고 미래는 간병사회로 나아갈 것입니다. 그만큼 세계 어디에서나 돌봄, 간병이 주요한 이슈가 되었습니다. 의학 기술의 발전과 의료혜택으로 장수시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고령이 되면 인간은 누구나 질병을 갖게 됩니다. 문제는 노인 질환이 죽음으로 이어지지 않고 오랜 간병을 필요로 하는 끝이 보이지 않는 장수 병을 갖기 때문입니다. 장수하는 것이 행복한 일만은 아니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고령 당사자도 힘들뿐더러 고령자를 모시는 가족들의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사회적으로 국가가 감당할 몫도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노년의 간병은 미래세대에게 큰 부담으로 안겨질 전망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특히 맞벌이 부부가 많다보니 할 수 없이 질환이 있는 부모의 간병을 외부에 맡기는 가정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외부인의 손에 맡기는 것도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마음의 부담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외부에 믿고 맡기거나 집에 찾아와 돌보아줄 좋은 분이 계시다면 다행입니다. 그렇지 못한 가정에서는 피치 못해 가족 중에 누군가 환자를 맡아 간병생활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간병지옥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어려운 간병을 경험하게 됩니다. 전혀 준비 없이 간병하다 환자를 다치게 하고, 간병 가족도 때로 상처를 크게 입을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간병인들의 말을 듣다보면 감사함도 보람도 있지만, 때로는 서운함과 온갖 아픔과 상처들이 많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환자는 환자대로, 간병하는 가족들은 말도 못하고 가슴에 응어리를 안고 사는 이들이 교회 안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 아이가 태어날 때 병원이나 산후조리원에서 육아 지침에 필요한 안내장을 나눠줍니다. 연로한 부모를 돕는 간병을 위한 여정을 시작할 때도 지침서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시중에는 육아나 양육, 돌봄, 웰 에이징 같은 잘 늙고 잘 죽는 방법에 관한 책은 많이 있지만, 부모 간병을 잘 감당하도록 돕는 책은 없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쓰인 것입니다. 교회는 간병인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말씀으로 격려하며 그들을 축복해야 합니다. 간병이 지옥이 되지 않고 간병이 희망이 되도록 지켜줄 사명이 성도에게 있습니다.

 

1. 가족 갈등

현재 많은 가정들이 부모나 배우자를 집에서 간병합니다. 그러다보니 간병하면서 온갖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대부분 간병 가족들은 피로를 호소합니다. 건강 약화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체력 소진으로 지쳐가는 가족들도 많습니다. 심각한 경우에는 불안이나 우울, 사회 활동 제약으로 인한 심리적, 영적 침체를 겪기도 합니다. 때로는 간병을 책임지는 문제로 가족 간에 갈등이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간병 가족들은 총체적인 어려움을 경험합니다. 부모에 대한 효 사상이 돌봄 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우리사회에서는 아픈 가족을 간병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고령 부모들이 장수하게 되면서 환자를 간병하는 강도가 강해지고, 간병 기간도 길어지면서 가족 간병인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태가 심각한 경우 가족 간에 깊은 갈등에 빠지게 되고 결국 가족 간 심각한 다툼이 벌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간병으로 인한

가족간의 갈등은

심리적 문제, 사회적 문제

영적인 문제로 이어져

 

2. 간병 우울

연구에 따르면, 가족을 간병하는 사람 10명 중 6명은 우울증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것은 보통 사람보다 10배 이상 높은 비율로, 특히 간병 기간이 5년을 넘거나, 월 소득이 300만 원 이하일 때 우울 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큰 폭으로 늘어났습니다. 가족간병인의 정신건강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간병살인이나 동반 자살 등 극단적인 결과를 부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입니다. 다른 조사에서는 중환자 간병 가족들의 경우 67%가 우울증상이 생겼다고 합니다. 43%는 우울 증상이 1년 넘도록 지속되었습니다. 환자가 어떤 병이었는지는 큰 관련이 없었지만, 간병인이 젊을수록, 사회적 도움이 적을수록, 간병으로 사회적 활동을 못 하게 될수록, 간병 보호자의 우울 증상은 증가했습니다.

 

3. 간병 범죄

최근 5년 동안 간병 살인 사건을 조사한 결과 실제 42건의 가해자는 남편이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아들(9), 아내(8), 어머니(5), 형제(4), (2), 아버지(1) 등 거의 다 직계가족이었습니다. 피해자의 절대 다수(69%)60대 이상 노인이 차지해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간병살인도 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되었습니다. 간병 부담은 그저 환자의 죽음에 그치지 않습니다. 가족 구성원들의 갈등을 유발하는 또 다른 불씨가 됩니다. 동생 간병을 형과 어머니가 분담하다가 아들이 어머니를 죽인 일도 있었습니다. 단순히 병든 가족을 돌보는 일이 가정만의 일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는 것입니다. 65세 이상 인구가 30%에 육박하는 노인 대국일본에서 최근 간병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노인학대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 인구의 급속한 노령화가 진행 중인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일본과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4. 간병 스트레스

간병문제로 인한 많은 사례를 보면, 결국 돌봄의 사회적 역할, 정확히는 간병을 전담하는 가족에 대한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특히 간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가족은 단순한 스트레스를 넘어 경제적ㆍ사회적으로도 고립되어 주변과 단절될 수밖에 없습니다. 간병에 지친 이들은 교회와도 단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가에서 사회복지 차원에서 간병 가족들을 더 지원하게 될 것을 예상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복지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가정들이 있습니다. 교회에서도 이런 가족 간병의 심각성을 알고 대처해야 합니다. 그래서 초고령사회를 대비하며 간병사역이 필요한 것입니다. 간병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우리나라의 열악한 간병 시스템을 개선해야 합니다. 치매를 비롯한 중증환자의 간병 문제를 개인의 효심에 의존해 해결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중증환자를 관리해 가족 간병인의 간병부담을 덜어줘야 합니다. 사회복지기관에서도 적극적으로 간병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해야 합니다. 병원에서는 보호자 없는 병원처럼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간병인 대신 간병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괄 간호 서비스가 확대돼야 합니다. 아울러 교회에서도 간병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간병가족 돌봄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야 합니다.

 

교회도 간병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간병가족 돌봄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5. 간병 부담

여성가족부의 가족실태 조사에서 돌봄이 필요한 노인과 주 돌봄 자의 관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남성 중 65.8%가 아내에게 돌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노인은 며느리에게 의지하는 경우(35.1%)가 가장 많았고, 다음이 배우자(29.8%)였습니다. 이외에도 아들, , 기타 친인척 등의 다양한 돌봄 형태가 조사됐으나 유·무료 간호진에게 도움을 받는 경우는 채 5%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노인부양은 거의 전적으로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에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입니다. 그러나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이러한 가족부양 시스템은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서울시가 ‘9988 어르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사한 95세 이상 노인 실태를 보면 부양가족의 평균연령이 63.6세였습니다. 자신도 돌봄을 받아야 하는 노인이 더 늙은 노인을 부양하는 노노부양’(老老扶養)이 부담스러울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일본에서 널리 쓰이는 간병 지옥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닙니다. 가족 중 누군가 간병대상이 되면 중산층도 바로 빈곤층으로 몰락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밑 빠진 독처럼 간병비용이 들어가는 가운데 자산 인출과 가족간병 외에는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6. 간병 탈진(burn-out)

사랑하는 사람을 보살피는 일은 보람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자신의 삶을 팽개치기 십상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돌봄과 간병으로 인한 간병인 탈진과 그로 인한 사고와 범죄가 늘고 있다는 뉴스가 많습니다. 돌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스트레스를 주는 일입니다. 신체적으로 쉽게 피로하게 만들고, 심리적으로도 금방 포기하고 싶어지는 일입니다. 간병인들이 경험하는 정신적 문제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고립입니다. 실제로 누군가를 돌보는 일에 집중하다보면 자신의 행복은 놓치기 쉽습니다. 간병 탈진이란, 이처럼 돌봄을 책임진 사람들이 정서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자신의 역할에 탈진하는 것을 뜻하기에 우리는 간병인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영적, 신체적, 정신적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7. 가족 평화

간병을 하는 가정에서는 무엇보다 가족들이 평화를 이루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평안했던 가정이 부모의 간병문제로 갈라서거나 형제간 다툼이 증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크리스천 간병인들은 형제자매들이나 다른 가족들과 평화를 이루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가족들은 때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장기 질환 부모를 요양원이나 생활 보조 시설로 옮길지 또는 유능하고 돌보는 간병인을 찾는 동안 부모를 집에 둘지 여부와 같은 결정입니다. 어쩌면 간병 때문에 지금 집에서 떠나 이사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간병인들은 환자 때문에 의사, 간호사와 같은 의료진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사회복지 담당자를 만나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크리스천들은 그들 사이에서 지혜로운 중재자가 되어 서로 협력하여 사랑하는 가족을 가장 잘 돌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특별히 의료진, 간병인들에게 친절해야 합니다. 친절한 말이나 칭찬은 그들에게 만족감을 주어 결국 우리 부모님을 잘 섬기게 될 것입니다. 크리스천 간병인들은 어디에서나 평화를 만들고 유지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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