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의 축복, SECTION I. 사회적 지원(3), 마가복음 1:23-24

(이미지 중 제호 : 효당 김훈곤 서예가)
(이미지 중 제호 : 효당 김훈곤 서예가)

 

최종인 목사 ∣ 중앙대학교 언론학석사, 서울신학대학교 목회학석사, 신학박사를 졸업하고 미국 United 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박사를 이수했다. 공군군목, 오하이오한인학생선교회 대표 및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평화교회 담임이다. 저서로는 『노년 커뮤니케이션』, 『The Table』, 『암환자 돌봄사역』, 『시니어사역』 ,『회색 코뿔소 앞에 선 다윗』『church@메타버스』 등이며 공저로 『장례예식설교』가 있다.
최종인 목사 ∣ 중앙대학교 언론학석사, 서울신학대학교 목회학석사, 신학박사를 졸업하고 미국 United 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박사를 이수했다. 공군군목, 오하이오한인학생선교회 대표 및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평화교회 담임이다. 저서로는 『노년 커뮤니케이션』, 『The Table』, 『암환자 돌봄사역』, 『시니어사역』 ,『회색 코뿔소 앞에 선 다윗』『church@메타버스』 등이며 공저로 『장례예식설교』가 있다.

성도들을 포함한 상당수의 가정에서 자녀나 부모 형제 등 가족 중에 정신분열증, 조울증, 자폐증, 정신병을 동반한 간질 등 다양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아픈 친척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다른 질환을 겪는 가족의 간병도 어려운 일이지만, 특히 정신질환 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경우는 환자 가족의 삶의 질 저하 등 다양한 심리사회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심리사회적 문제는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되는 정신질환에 대한 낙인으로 인해 더욱 심화됩니다.

정신질환 환자를 위해서는 외부에서 간병 인력을 구하기 힘듭니다. 시설로 들어가지 않는 이상 거의 가족들이 몽땅 책임을 지고 돌보아야 합니다. 정신질환 환자를 다루는 대처 메커니즘은 여러 가지 이유로 가족마다 다릅니다.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을 위한 집에서의 가족 간호에는 장점이 있지만 여러 가지 사회심리적 문제가 있습니다. 간병에 대한 가족들의 지혜로운 대처 전략과 기술은 간병 당사자와 돌보는 환자의 안녕에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실제로 가족 중에 누가 정신질환의 증세를 갖고 있을 때 가족들이나 그를 만나는 친구들은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기 때문에 혼란스럽고 곤혹스럽습니다. 모두가 긴장하는 상황 속에서 교회와 성도들은 정신질환자 가족들의 형편과 위험을 인식하고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면서 지지하며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평범한 삶을 산다고 믿는 사람 중에서도 정신질환을 가진 이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수많은 스트레스 요인을 안고 살아가는 인생들에게 정신질환은 어쩌면 감기보다 더 흔한 병일지 모릅니다. 정신질환자나 그 가족이 교회에 올 때 성도들은 어떻게 그들을 대해야 할까요?

미래에는 정신질환의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더 많아질 것인데, 교회는 이제라도 정신질환을 앓는 성도나 이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입니다. 적어도 이들에게 마귀에 빠졌다” “하나님을 멀리해서 그렇다라는 냉정한 말보다 고통을 들어주고 기도와 사랑으로 보듬어주며, 때로는 이를 치유할 수 있는 전문기관과의 연결을 도와야 합니다.

 

1. 긴급한 대처

누구보다 먼저 가까운 사람들과 특히 가족 간병인은 환자의 특성과 행동을 배우고 이해해야 합니다. 정신질환자의 경우에는 응급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망상, 환각, 부적절한 행동, 폭력과 같은 긴급한 증상에 대처하려면 종종 길고 복잡하며 고통스러운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과중한 부담을 가진 간병인은 아무래도 다른 간병인들보다 효과적인 대처 전략을 사용하기 어렵고, 그들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 문제를 더 자주 호소하며 자신이 겪는 어려움을 주변에 토로하게 됩니다. 간병인은 환자의 기이한 행동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불만과 실망을 피하기 위해 정신질환이 있는 가족의 장애 또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받아들이고 조정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2. 재정적 고통

정신질환의 경우 대부분 치료와 회복에 상당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간병에 들어가는 재정적 비용이 상당합니다. 환자의 돌봄자는 대부분의 시간을 환자를 돌보는 데 사용하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시간이 제한적이거나, 거의 일을 중단해야 합니다. 제한된 근무 시간으로 번돈이라 할지라도 대부분은 병원을 오가는 교통비나, 의료비, 약 구입, 환자를 위한 보호 장구 구입, 일상에 필요한 간호용품 등 간병에 들어가는 많은 비용을 대기에는 한정적입니다. 일부 간병인은 비현실적인 가계 수입과 환자에게 들어가는 의료 지원에 대한 긴급한 요구로 결국 어려운 삶의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이로 인해 절망의 조짐을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은 환자의 지속적인 기이한 행동이나 자신의 에너지 부족으로 인해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대처하거나 적응할 수단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 한탄하게 됩니다.

 

3. 가족 기능의 붕괴

정신질환자 가족을 간병하는 일은 전적인 가족의 희생이 요구됩니다. 가족 기능이란 가족이 내적 또는 외적 위협에도 불구하고 일상적인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러나 가정에 정신질환자가 있는 결과 정상적인 일상생활에 장애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환자의 증상은 간병인이 다른 가족을 돌보는 시간을 제한하는 고통스러운 요인이 됩니다. 정신질환자의 가족은 환자를 돌보고 다른 가족 구성원의 생활이나 마음까지 챙겨야 하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환자가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한, 간병인은 대부분의 시간을 환자를 위한 활동에 바치게 됩니다. 이것은 가족 간병인의 소득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간병인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듭니다. 환자가 자녀인 경우, 부모 간병인은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없기 때문에 자녀 환자를 돌보는 것은 자신의 책임으로 여길 때가 많습니다. 간병 부모가 혹시 일을 하게 되면 외출을 위해 환자를 집안에 가두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가족 기능은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데 영향을 줍니다. 부모가 돌보아야 하거나 환자의 요구에 더 많이 참여하는 정도에 따라 가족 구성원의 역할에 변화가 있습니다. 환자를 돌보기 위해서 많은 수입을 얻어야 하고, 그 때문에 일을 하는 동시에 간병일도 하다 보니 자신의 역할을 감당하기 어려워 가족 기능이 파괴됩니다.

 

4. 가정화합의 결여

가족들이 환자 때문에 힘들어도 일어설 수 있는 회복탄력성은 금방 무너지기 쉽습니다. 정신질환자의 파괴적인 태도나 정신병을 앓고 있는 가족 관리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가족 구성원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됩니다. 특히 환자의 파괴적인 행동은 간병인뿐 아니라 가족들에게 많은 고통을 줍니다. 그런 어려움 때에도 간병하는 부모나 형제가 오롯이 그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쉽게 외출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 환자의 통제되지 않는 행동을 바라보는 것이 가족으로는 너무 힘이 듭니다. 결국 가족들은 간병 문제로 화합하기보다는 다투는 경우가 많아지기 쉽습니다.

5. 환자의 안전

가족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이들의 가장 큰 걱정은 환자의 안전입니다. 정신분열증을 앓는 환자의 경우에는 때로 다른 사람이나 간병 가족을 해치려고 공격하는 환자 때문에 불안해하게 됩니다. 환자가 약을 복용하지 않을 때 더 공격적이고 폭력적이게 됩니다. 환자들이 보이는 폭력과 위협적인 행동은 증상 관리가 미흡한 결과입니다. 적절한 환자 관리는 환자 당사자 뿐 아니라 가족과 간병인의 안전에도 중요합니다. 신질환이 있는 사람을 위한 가족 간병은 다른 기관에 맡기는 것보다 장점이 있지만 대신 가족 간병인들과 다른 가족에게 여러 가지 사회심리적 문제를 안겨줍니다. 따라서 안전을 위한 대처 전략과 기술은 간병인과 환자의 안녕에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6. 이웃과의 갈등

간병인들은 정신질환 가족이 때로 울화통을 터뜨리거나 공공장소에서 고함을 지르고 사람과 이웃을 모욕하고 사람을 때리는 등 통제되지 않은 행동으로 인해 좋은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간병 가족들은 환자의 행동으로 인해 이웃과 사이에서 오해를 받거나 원치 않는 갈등 경험을 갖게 됩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자극적이고 부정확한 언론 보도와 왜곡된 정보 전달로 인해 우리 사회에 근거 없는 두려움과 공포심이 조장되는 측면이 큽니다. 실제 통계에 의하면, 정신질환자로 인한 범죄 위험은 매우 낮으며 이들은 정신과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인해 배제와 격리를 경험하며 오늘도 힘겹게 살아가는 정신질환자들이 대다수입니다. 그런 정신질환자 가족 간병인들은 희망과 격려의 유일한 수단으로 종교적 지원을 기대합니다. 간병인의 종교적 행위는 그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고 간병 상황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신앙생활로 인한 마음의 평화는 이웃과의 갈등도 극복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때로 간병인들은 기도가 병든 가족의 고통도 줄여줄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고통스러운 상황에도 가족을 계속 돌보는 데 믿음이 필수 불가결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7. 낙인과 차별

많은 간병인은 주변 사람들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가족이나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느낍니다. 낙인은 가족 간병인의 사기를 떨어뜨립니다. 대부분 간병가족의 아픔은 보호자 자신보다 아픈 자녀나 부모가 낙인찍히고, 정신질환 때문에 주변에서 소외되거나 배척당하는 것을 듣거나 볼 때 죄책감을 느끼고 심리적으로 불안해하게 됩니다. 사회적 낙인과 차별의 경험은 간병인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부정적인 태도로 인해 악화되어 그들과 교류를 멀리하게 됩니다. 정신질환자를 데리고 시장이나 병원, 치료센터, 그리고 교회에 다니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는 다른 가족들을 동반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가급적 외출을 스스로 자제합니다. 낙인은 정신질환의 본질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게 됩니다. 사회에서뿐 아니라 교회에서 정신질환자나 장애인을 대하는 소양 교육이 필요합니다. 유사한 경험을 가진 이들끼리 정서적 교감을 통해 상호 지지할 필요도 있습니다. 주변에서 정신질환을 극복한 성도들이나 간병을 성공적으로 경험한 이가 있다면 그들의 경험을 공유하여 돕게 하는 것도 유익합니다. 온라인으로도 비슷한 경험을 가진 가족들이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여 돕는 일도 있습니다. 교회에서는 일 년에 한번씩 정신건강의 밤과 같은 시간을 만들어 예배하고 기도하며 영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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