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목사 CDN 성경연구】 (177) 광야 잔치(Wildness Banquet)

 

NC. Cumberland University(Ph.D.), LA. Fuller Theological Seminary(D.Min.Cand.) , 총신대학교 일반대학원(Th.M.), 고려신학대학원(M.Div.), 고신대학교 신학과(B.A.), 고신대학교 외래교수(2004-2011년), 현)한국실천신학원 교수(4년제 대학기관), 현)총회신학교 서울캠퍼스 교수, 현)서울성서대학 교수 현) 평안의교회(서울서부노회) 담임목사
NC. Cumberland University(Ph.D.), LA. Fuller Theological Seminary(D.Min.Cand.) , 총신대학교 일반대학원(Th.M.), 고려신학대학원(M.Div.), 고신대학교 신학과(B.A.), 고신대학교 외래교수(2004-2011년), 현)한국실천신학원 교수(4년제 대학기관), 현)총회신학교 서울캠퍼스 교수, 현)서울성서대학 교수 현) 평안의교회(서울서부노회) 담임목사

오병이어의 기적은 사복음서에 모두 기록된 유일한 예수님의 기적이요 표적이다. 요한은 오병이어 기적이 있었던 시기를 유대인의 명절인 유월절이 가까운 때라고 말한다. 유월절 절기를 지키기 위해 모였던 흩어진 유대인들이 예수님의 병 고치는 표적을 보고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그날 기적이 일어나기 전에 낮에 어떤 일이 있었는가? 마태는 군중 가운데 있는 병자를 고쳐 주었다고 전한다. 마가는 여러 가지로 가르쳤다고 한다. 누가는 더 자세히 묘사한다. 수많은 무리가 몰려왔을 때 영접할 뿐 아니라 하나님나라의 일을 이야기하며 병 고칠 자들을 고쳤다고 증거한다. 이렇게 하루 종일 하나님의 나라를 말씀하시고, 하나님의나라가 도래한 증거로 병을 고쳐주었다. 설교가 길어져 저녁이 되었다. 누가복음 형식에 나타난 기적은 확실히 예수님의 하나님나라에 대한 전파와 연결된다. 이러한 전파와 연결된 기적에서 볼 수 있는 풍성함은 확실히 예수님을 하나님의 메시지와 사역과 능력과 창조적 임재가 나타난 분으로 제시한다.

 

1. 예수님은 하늘을 우러러 감사의 기도를 하다

어린이 찬송가 84장 제목은 날마다 우리에게이다. “날마다 우리에게 양식을 주시는 은혜로우신 하나님 참 감사합니다. 아멘.” 눈을 뜨고 찬송을 부르기도 하지만 눈을 감고 식사기도 할 때도 사용된다. 유대 가정에서 가장은 식사기도를 미쉬나에 있는 고대 유대의 식탁기도문을 따라 했다. “복 되도다, 야훼 우리 하나님, 세상의 왕이시여, 하나님은 땅으로부터 떡을 공급하시는 분이십니다라고 감사의 기도를 한다. 경건한 유대인이라면 식사를 할 때 취하는 일반적인 행동이 있다. 빵을 손에 든다. 감사의 기도를 한다. 찧는다. 나눠 준다.

축사하다에 해당하는 유로게오는 보통 무엇에 대하여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 즉 감사드리는 데 사용된다. 따라서 여기서 이 말은 음식에 대한 보통의 감사라고 볼 수 있다. 예수님은 하나님께 찬양을 돌린다.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창조하실 뿐만 아니라 공급해 주신 것을 노래한다. 적은 양으로 능히 수많은 사람을 배불리 먹일 수 있으신 하나님이시기에 감사한다. 많은 것을 소유해야 콧노래가 나오고 기도의 응답이 있어서 감사하는 것과 다르다. 아침부터 해가 저물 때까지 벳새다 들판에서 예수님은 하나님나라운동을 하셨다.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한다. 그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졌음을 치유의 사건을 통해 확인한다. 이제 들판에서 잔치를 배설한다. 하나님의 나라를 잔치로 예시한다. 선포와 치유, 그리고 기적은 하나님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는 것을 암시한다. 예수님이 하늘을 우러러 보신 것은 아버지의 나라가 아들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율법이 정한 규례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유대 사회에서 식사의 경계에 대한 매뉴얼이 있고, 이를 유지하는 기능이 작동하는 시대였다.

식사 전후 각각 떡에 대해 감사하고 그 다음에 그것을 나누는 것이 유대 관례다. 유대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식사 분위기와 차이점이 있다면 기도 자세이다. 일반적으로 가장이 손에 떡을 쥐고 고개를 숙여 기도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상례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하늘을 우러러보면서 기도하였다. 식사 때의 모습은 아니다. 식사 외 자리에서 하늘을 우러러 기도하는 자세는 찾아 볼 수 있다. 마가가 하늘을 우러러라는 어구를 통해서 표현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기도의 자세인가. 기도 응답의 비결인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로서 자기가 대표하고 있는 하나님에 의거해서 이러한 활동을 행하신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함일 것이다. 아들은 아버지의 대리자다. 대리자를 의미하는 ‘agent’행동하다를 뜻하는 라틴어 ‘agere’에서 파생되었다. 대리자는 행위를 전제로 한다. 하나님은 창조자, 구원자, 그리고 계시자이시다. 예수 그리스도는 창조와 구원 그리고 계시의 대리자이다. 하나님은 대리자이신 그리스도의 행위를 통해 하나님의 계획을 실행하신다. 이제 이 계획안에서 그리스도 뿐만 아니라 제자들도 행동한다. 무리에게 나눠 준다. 예수님이 기적을 행하시기 전에 하늘을 우러러 보신 까닭은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자유와 열린 마음을 증언해 준다.

축복, 즉 찬양하고 감사할 대상은 누구인가. 음식인가. 아니면 하나님이신가. 음식이 많고 적음에 따라 감사하지 않는다. 음식의 가격에 따라 감사의 유무가 달라지지 않는다. 하나님이 우리의 찬양과 감사를 받으실 분이다. 하박국 선지자는 노래한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 누가와 마가, 그리고 사도 바울은 감사하는 내용을 언급한다. 목적어를 가진다. 아이의 손에 있던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다. 음식물을 성화하거나 축복하는 말이 아니다. 적은 분량에 대해 감사한 것이 아니다. 예수님은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할 때  하나님께서 기적을 베푸신다.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할 때

하나님께서 기적을 베푸신다.

 

 

2. 광야에서 해가 저물 때 감사하라

-프랑수아 밀레의 이삭 줍는 사람들만종에 나타난 농촌 풍경은 대단히 목가적이다. 당시 프랑스 농민들은 하루에 세 번 교회 종소리가 울릴 때마다 하던 일을 멈추고 기도를 하는 삼종(三鐘) 기도라는 풍속이 있었다. 그림의 제목 만종(晩鐘)’은 종소리 세 번 중 해질 무렵 울리는 종소리를 가리키는 것이다.

밀레의 만종과 예수님의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이 많은 점에서 닮았다. 먼저, 일어난 시간이 같다. 둘 다 해질 무렵이다. 장소가 같다. 널따란 들녘이고 하나는 빈들이다. 분위기가 같다. 그림 속에 가난과 고통과 슬픔이 배어 있다. 특히 만종그림 속 농부 부부가 늦은 시간에 들녘에서 교회의 종소리에 맞춰 두 손을 모으고 머리를 숙여 기도한다. 그 밭에 진수성찬이 차려졌기에 식사기도를 하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먹을 수 있게 된 것, 하루 종일 일할 수 있는 건강과 일거리를 주신 것 뿐만 아니라 햇볕과 비를 알맞은 때에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여 드리는 감사의 기도이다.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이 일어난 시간과 장소가 같을 뿐만 아니라 기도의 분위기가 같다. 가난한 집 아이가 먹는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쥐고 축사한다. 찬양과 감사의 기도를 한다.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만종에 나오는 감자 바구니는 사실 아기 시체를 담은 관짝이라는 충격적인 주장을 내놓았다. 훗날 프랑스 루브르박물관(Le musée du Louvre)에서 원작 만종을 복원하기 위해 그림을 X-ray로 촬영한 결과 감사 바구니 아래 다른 밑그림이 그려져 있던 흔적이 발견되었다. 만일 달리의 주장과 X-ray 검사 결과대로 감자 바구니가 아이의 시체라고 한다면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을 일으키기 위해 예수님이 축복하고 떡을 떼어 나눠주신 것은 성만찬을 미리 보여 주시는 사건이라는 점이 같다.

-Jean-Francois Millet(1814년 – 1875), '만종' (1859)
-Jean-Francois Millet(1814년 – 1875), '만종' (1859)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그림은 십자가에서 자신의 몸과 살을 찢고 피를 흘려주시는 생명의 떡을 표적을 통해 보여주시는 명작이다. 예수님이 최후의 만찬 때에 떡덩이를 쥐고 축복하였고, 그리고 그 떡이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해 찢으실 살이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이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만나를 공급하셨듯이 예수님은 들판에서 하늘 양식을 공급하도록 간청한다. 나아가서 메시야가 베푼 잔치에 연결되고 있다. 반면에 예수님이 오병이어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고 떡을 떼는 일을 묘사한 것은 주의 만찬과 동시에 발생한 사건으로 묘사되어 있다. 평화로운 농촌의 삶과 경건한 종교심을 보여주는 원작 만종은 사실은 사랑하는 자식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농부 부부가 땅을 치고 통곡하며 원망하지 않고 교회의 종소리에 맞춰 늦은 시간 들녘에서 피곤한 몸을 곧게 세워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그림이다.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 또한 광야에서 방황하는 양 떼와 같은 군중을 위해 온 종일 하나님나라의 메시지를 선포하고 육신의 질병을 치유하시므로 이미 광야에 하나님의 나라가 도래했음을 확신시킬 뿐만 아니라 늦은 시간에 그 들녘에서 풍성한 만찬을 베푸신다. 자신의 몸과 피로 생명을 구원한 하나님나라의 잔치를 보여주는 그림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만종'은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모으고 있지만 하늘을 우러러 기도하는 예수님의 기도는 식사기도 자세가 아니다. 유대인들은 모든 식사 전과 마친 다음 기도는 하나님의 이름을 높임으로 시작된다. “주 우리의 하나님, 온 세계의 왕이시여 당신께 찬양을 드리나이다.” 그리고 이 땅에서 양식을 거두게 하시는 우리의 주, 세상의 왕이신 당신을 송축하나이다.” 떡을 공급하신 분은 하나님이시다는 것을 기도로 시인하게 되면 청중은 아멘으로 동의를 하게 된다. 얼마 안 되는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일지라도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헌납된다.

마가는 광야에서 하나님나라의 메시지가 선포되고, 푸른 초장에서 양 떼를 먹이는 목자같이 목자 없는 양’ 같은 많은 무리에게 하늘의 양식을 먹이는 목자이신 예수님을 종말적 구세주, 지도자 없는 양 떼를 하나님의 백성으로 이끄시는 모세와 같은 선지자’, 두 번째 모세’(the second Moses)로 묘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셨는데 그 축사 대상은 누구인가? 떡과 고기를 인해 감사의 기도를 올렸는가? 아니면 유대인의 관습대로 음식이 아닌 하나님이신가. 사람이 하나님께 복을 구한다고 할 때 그것은 찬양과 감사를 뜻한다. 그러한 찬양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복을 구하는 것은 언제나 그것을 야기시킨 하나님의 어떤 복의 실현이 선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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