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목사의 CDN 성경연구】 (174) 축귀(逐鬼)

 

NC. Cumberland University(Ph.D.), LA. Fuller Theological Seminary(D.Min.Cand.) , 총신대학교 일반대학원(Th.M.), 고려신학대학원(M.Div.), 고신대학교 신학과(B.A.), 고신대학교 외래교수(2004-2011년), 현)한국실천신학원 교수(4년제 대학기관), 현)총회신학교 서울캠퍼스 교수, 현)서울성서대학 교수 현) 평안의교회(서울서부노회) 담임목사
NC. Cumberland University(Ph.D.), LA. Fuller Theological Seminary(D.Min.Cand.) , 총신대학교 일반대학원(Th.M.), 고려신학대학원(M.Div.), 고신대학교 신학과(B.A.), 고신대학교 외래교수(2004-2011년), 현)한국실천신학원 교수(4년제 대학기관), 현)총회신학교 서울캠퍼스 교수, 현)서울성서대학 교수 현) 평안의교회(서울서부노회) 담임목사

역사적으로 볼 때 귀신병을 치료하는 퇴마사(退魔師)들이 있었다. 퇴마사는 대체로 종교인들이 많았다. 로마 교황청에서 퇴마사 신부들의 모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신문 보도가 있었다. 한국의 경우에는 불교 고승들이 많았다. ‘삼국유사에 보면 고승들이 귀신병을 치료한 사례가 많이 나타난다. 악령을 쫓아내거나 조복(調伏)받는 영적인 힘을 지닌 퇴마사는 아시아에도 많다. 일본에서는 퇴마사를 음양사(陰陽師)라고 부른다. 퇴마주문(退魔呪文)으로 중국에서는 능엄주(楞嚴呪), 한국에서는 천수주(千手呪), 일본에서는 반야심경(般若心經)을 애독한다. 도교 쪽에서는 귀신(䰠神) 쫓는 데 옥추경(玉樞經)을 애용한다.

마가복음은 제자들로 부름을 받은 특별한 위치와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운동에 몸소 경험하는 특권을 강조한다. 지금까지 예수님과 귀신들과의 투쟁은 하나님 나라와 사탄의 통치 사이의 대립(antithesis)으로 결정된다. 제자들에게 귀신을 내어 쫓는 능력을 주신 것은 투쟁에 실제적인 참여뿐만 아니라 투쟁의 연장임을 알린다. 사탄과 귀신들의 권세보다 우월한 예수님의 능력은 제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다.

 

1. 하나님 나라 운동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함께 하는 것, 따르는 것, 말씀을 듣고 배우고 보는 것일까? 예수님께서 제자를 부르신 까닭은 일시적으로 함께 하지만 보내기 위함이다. 파송을 위함이다. 예수님은 선지자 요한이나 당대의 랍비들보다 훨씬 더 많이 순회하며 가르친 것으로 보이며 그의 사역은 수많은 치유와 기적을 수반할 뿐만 아니라 12제자 파송을 통해 동일하게 하나님의 나라 운동을 계승 발전시키기 원한다. 예수님은 제자를 부르실 때 비전을 갖고 있었다. ‘사람 낚는 어부였다. 이런 비전을 이루기 위해 레위 마태를 부르셨고 그리고 열두 제자를 선택하였다.

제자들은 두 가지 실행 목표가 있다. 말씀사역과 치유사역이다. 전자는 전도라고 하고 후자는 병고침과 귀신 축출이다. 전자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고 후자는 병든 자를 고치고 귀신을 내쫓는 것이다. 1987년 불교 조계종 이성철 종정은 아무 말 대잔치같은 석가탄신일 법어를 발표했다. 이 법어의 서두에서 사탄이여! 어서 오십시오. 나는 당신을 존경하며 예배합니다. 당신은 본래로 거룩한 부처님입니다라고 상식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파격적인 법문을 하고 본래의 근원에서 보면 사탄과 부처란 허망한 거짓 이름일 뿐 본 모습은 추호도 다름이 없다고 설파했다.

제자들은 선택을 받은 이후 예수님 측근에서 예수님의 두 가지 사역을 목격하였고, 제자들에게만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알려주시는 특권을 누렸고, 몇몇 제자들은 죽은 자를 살리는 현장에 직접 투입되기도 했다. 이제 드디어 예수님을 대리하여 말씀과 치유 사역을 직접 경험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선교파송이다. 전장에 나가는 병사들에게 무기가 공급되듯이 제자들에게는 예수님을 대신하여 싸울 수 있는 권능을 부여받았다. 제자들이 외침과 활동은 독자적인 것이 아니다. 전적으로 예수님의 사역과 활동의 연장이다.

 

제자들의 축사 및 치유 사역은

예수님 사역의 연장

예수님은 열두 제자를 부르실 뿐만 아니라 보내신다. 예수님이 주도적으로 불렀기 때문에 보내실 수 있다. 반면 랍비의 경우에는 주도권이 학생에게 있다. 학생이 마음에 드는 스승을 둔다. 나아가 예수님은 제자들을 부르시되 2% 모자라듯하는 자들을 부르신다.

 

2. 제자들과 귀신들과의 투쟁 확대

제자들은 전도파송을 받을 때 귀신을 제어하는 권능을 받았다. 제자들이 그동안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고 귀신을 내쫓고 병 고치는 것을 다소 소극적으로 보고 듣고 경험하였다면 제자 파송을 통해 직접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고 병을 고치고 귀신을 쫓아내는 그리스도의 대리인(agent)으로 보냄을 받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어에는 을 의미하는 두 단어가 있다. ‘테오스와 다이몬이다. 테오스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하나님이란 의미고, 다이몬은 개인을 보호하고 영향을 주는 영적인 존재다. 다이몬은 시기와 분노로 가득 찬 인간을 악마, 칭찬과 기쁨으로 가득 찬 인간을 천사로 만든다. 그래서 다이몬은 문맥에 따라 악마혹은 천사로 번역된다. 예수님은 다이몬을 어떻게 제어하셨는가? 마태는 성령을 힘입어’, 누가는 하나님의 손을 힘입어라고 설명한다. 이제 제자들은 귀신을 제어하는 권능을 예수님으로부터 부여 받았다. 예수님이 성령을 힘입어, 곧 하나님의 손을 힘입어 귀신을 제어하는 것과 제자들이 예수님께로부터 부여 받은 귀신을 제어하는 권능은 같은 것이다.

제자들이 예수님으로부터 보냄을 받아 둘씩 흩어지는 일차적인 목적은 귀신을 제어하기 위함이다. 귀신을 제어해야 귀신에게 포로로 잡혀 있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구출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강한 자의 집에 있는 귀중품을 강탈하기 위해서는 먼저 강한 자를 무력화시켜야 한다. 요즈음은 방범 장치를 다운시켜야 한다. 혹 관리인이나 경비원이 있으면 포승에 묶어야 한다. 강한 자의 집을 강탈하기 위해서 먼저 강한 자를 결박해야 하는 것은 이치에 맞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이 이 땅에 와서 메시야로 기름부음을 받은 후 광야로 첫 행선지를 정하신 것은 의미심장하다. 여기서 예수님의 지상사역의 시작이 메시야적 왕권(messianic kingship)을 갖고 시작함을 알린다.

전통 관습을 중시하는 집안에선 제수(祭需)에 붉은 고춧가루를 쓰지 않는다. ? 귀신을 쫓는 의미가 담겨 있어서다. 복숭아도 마찬가지다. 제사 음식만이 아니다. 추석 같은 큰 명절에 조상을 기리는 차례상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예수님께서 열두 사도를 부르신 목적 가운데 하나가 귀신을 내어쫓는 것이다. 두 번째 목적인 전도는 전파하고로 설명한다. 예수님께서 열두 사도를 부르실 때와 열두 사도를 파송하는 장면은 마가의 편집의 손길을 역력히 찾아볼 수 있다. 어휘(vocabulary), 스타일(style, 문체) 그리고 콘텐츠(content, 내용)는 두 기사 모두 마가의 편집이 있음을 알게 한다. 마가는 제자들이 보냄을 받아 전파하고 그리고 귀신을 쫓아내는 권능을 수행하는 모습으로 발전시킨다.

서양 연인의 날인 밸런타인데이가 한국 세시풍속으로 정착된 지는 오래다. 핼러윈은 서양귀신을 쫓는 날이다. 우리나라에도 조선귀신 쫓는 날이 있다. 정월 대보름 전야에 지신(地神)밟기 또는 매귀(埋鬼)놀이라 하여 풍물을 치고 집집을 돌아다니며 마당 곳간 장독대 부엌 측간 앞에서 악귀를 쫓았다. 제자들은 성령을 힘입어 귀신을 내쫓았다. 예수님과 사탄의 투쟁은 이제 제자들과 귀신들과의 투쟁으로 확대된다. 마치 국부전에서 전면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이다.

 

예수님과 사탄의 투쟁

제자들과 귀신의 투쟁

예수님이 시작한 사탄과의 대립은 끝이 없고 제자들도 여기에 계속해서 참여한다. 시편 110:3에서 다윗이 예언한 다윗이 기다리는 주의 종이 권능의 날에 기치를 들게 되면 거룩한 옷을 입은 주의 백성들이 뒤를 따를 것인데, 특히 새벽이슬 같은 주의 청년들이 헌신적으로 참여할 것을 노래하였다. 오늘 제자들이 주의 권능의 날에 주의 종이신 메시야의 부름을 받고 거룩한 투쟁에 헌신하고 있다.

 

3. 하나님 나라와 사탄의 나라

제자들이 상대할 귀신들은 이 세상의 통치자(ruler)의 졸개들이다. 사탄과 그의 부하들인 귀신들은 하나님 나라의 대적자들이다. 그들은 이 땅에 사람의 몸을 입고 오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자신들의 권세를 제어할 것임과 제자들조차 예수님이 주신 권능으로 자신들을 공격하여 무너뜨릴 것을 알고 있다. 여기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보내시므로 예수님의 메시야-왕권을 선포하실 뿐만 아니라 제자들에게 귀신들을 제어하는 권능을 부여하여 사탄의 나라가 무너지고 그 곳에 하나님의 나라의 백성들이 구원을 얻고 하나님 아버지의 이름이 불러지고 나라가 세워지게 된다. 예수님의 고향 나사렛 사람들의 불신앙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나라 운동은 계속되어야 하고 더 크게 발전되어야 한다. 위축되거나 중단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예수님은 열두 제자들에게 사명을 주어 선교를 하도록 파송하신다.

처용무(處容舞)는 악귀를 몰아내고 왕실의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처용의 가면을 쓰고 추는 궁중 무용이다. 신라 헌강왕 때 집에서 역신(疫神)을 쫓아낸 처용설화에서 유래했다. 역신이 퍼뜨린 병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천연두와 비슷한 전염병으로 짐작된다. 일부 학자들은 처용이 신라 밖에서 왔으며 역병을 물리치는 능력을 갖춘 인물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마가복음은 이 세상의 왕 내지 세상의 신으로 군림하고 있던 강한 자 사탄을 무력화시키고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을 구원해는 절차를 밟는 것으로 이해된다.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회개하라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왔느니라는 첫 메시지를 선포하기 전에 무언의 메시지, 즉 바디랭귀지로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미 임하였음을 광야에서 사탄을 연거푸 세 번 승리, 야구버전으로 말하면 마귀를 상대로 3연전 시리즈를 스윕하므로 알린 것이다.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사탄을 이겼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침입해 왔다는 증거가 된다. 하나님의 나라의 현재성(presence)을 공포한 셈이다.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선교파송할 때 각자에게 귀신을 내쫓는 권능을 주셨다. 귀신을 내쫓는 것은 광야에서부터 예수님의 특별한 임무일 뿐만 아니라 제자들에게도 특별한 임무로 주어진다. 마가에게 있어 선교의 중요한 부분이 귀신을 내쫓는 것이다. 이로써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이 땅에 임재했음을 알리는 확실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것이 예수님의 주요임무 가운데 하나이며 이 일을 제자들이 계속해서 계승해 나갈 것임을 선교여행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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