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들은 세월이 너무 빠르고 모든 것이 허무하고 억울하다고 투정도 하지만, 얼마 전만 해도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45세였던 것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70년이 넘는 오랜 세월을, 전쟁이나 외부의 침입도 없이 하나님의 축복 속에 평안하게 지냈음을 날마다 잊지 말고 감사해야 합니다.

103세가 넘으신 연세대 김형석 교수님의 말씀을 보니, 하나님께서 자신을 젊은 시절로 되돌려 보내신다면, 20세도 아니고 30세도 아닌, 65세로 돌아가고 싶다 하셨습니다. 저도 젊은 시절에는 유학하면서 자녀들을 손수 키우랴, 미국교회와 한국교회 봉사하랴, 직장생활도 하랴... 봄에 꽃이 피었는지 가을에 낙엽이 지는지, 높은 하늘이 파란지... 올려다 볼 시간도 없이 살았습니다. 이제 아이들도 짝을 찾아서 내 곁을 떠나고,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시기가 되니 김형석 교수님의 말씀이 명언이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 나이가 올해 65세인데, 내 평생 이렇게 행복한 적이 없었습니다. 시간이 자유로워 예배에 더 많이 참석할 수 있고, 자녀들도 잘 지내니 걱정이 없고, 좋아하는 친구들과 만나서 음악도 듣고, 식사도 하고, 운동도 하고, 선교 여행도 가고, 내가 좋아하는 강의도 적당히 하고...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면 하나님께 감사하며 “It couldn’t be better!” - 이 보다 좋을 수 없어요! 라고 기도드립니다.

코로나 때문인지 혹은 백신 때문인지 지인들의 장례식에 자주 갑니다. 지난주에는 두 분 할머니들의 장례에 참석했습니다. 한 분은 친구의 어머니신데, 6남매를 고생하면서 잘 키워주셨기 때문에, 장례식장이 조화와 문상객으로 가득하였습니다. 보기에도 흐뭇한 장례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 분 어머니는, 결혼 후 아들 둘을 낳고는 곧 남편과 이혼한 분이셨습니다. 친정에서 가지고 온 재산이 많았기 때문에, 귀찮고 부담스러운 남편도 필요 없고, 자녀들도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이혼했다고 합니다. 그 후 비슷한 형편에 있는 친구들과 어울려 해외를 다니며 골프와 쇼핑, 놀음으로 시간을 다 보냈으며, 나이가 들어 결국엔 사기꾼에게 걸려서 가진 재산을 모두 잃어버리고, 우리 동네 작은 아파트로 이사 왔노라고 허탈하게 웃으며 과거 이야기를 내게 들려주었습니다. 지나간 일들은 아무리 후회해도 바꿀 수가 없는 법! (나는 속으로, 재산을 물려주지 않고, 올바른 정신을 물려준 내 부모님께 감사했습니다.)

그분은 할머니란 소리를 듣기 싫어하는 예쁜 분이셨는데, 가끔 운동 후에 식사하며 대화를 하면 나와 자신이 비교되어 초라해지고 더욱 좌절된다고 말씀하셔서, 더 가까이 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약 2달 전, 췌장암 초기 판정을 받았다고 해서 병원에 모셔다 드렸고, 로봇 수술로 잘 끝나서 회복 중이었는데, 연락이 끊겼습니다.

그분이 사망 후, 병원에서는 핸드폰에 있는 아들에게로 연락을 했고(평상시 아들과 연락이 없어서 엄마가 수술했는지도 모르고 있더군요...), 아들이 보내 준 장례식장 이름을 보고는 빈소로 달려갔습니다. 빈소는 너무나 쓸쓸했고, 찾아오는 이도 없고... ~!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기에, 망자에게는 죄송하지만 이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할 때, 많게는 5번까지 이혼한 여 성도들과 함께 교회 생활을 했습니다. 물론 누구나 이혼에 대한 정당하고 슬픈 스토리가 있을 테고, 젊은 혈기에 잠깐 잘못 판단한 일이, 결혼생활을 끝내게 했겠지요. 그러나 어떠한 이유든지 어머니로서 자녀 양육을 포기하고 돌아서는 순간, 불행의 길이 당신과 당신 자녀들을 기다린다는 사실을 안다면, 우리는 쉽게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지는 않을 것입니다.

나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어!”라고 말하시나요? 그래서 이혼하고 또 이혼했지만, “행복은 남편/아내나 돈이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는 진리!”를 깨달았을 때는, 이미 세월이 훅! 지나가 자녀는 상처 속에서 성장한 후며, 아무리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을 직면해야 합니다. 유럽과 북미의 교회가 무너져 내림도 엄마가 엄마의 역할을, 아빠가 아빠의 역할을 하지 않고 자녀를 손에서 놓아서 저렇게 된 것입니다. 바로 동거의 산물, 이혼의 산물이 자녀들을 망가뜨리고, 오늘 교회를 무너뜨리는 어마무시한 괴물이 되었습니다.

이혼 후, 당신 혼자 행복을 맞이하고 싶습니까? 아마도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당분간은 홀가분해질지 모르지만, 이혼 후에 맞이할 고통으로 몸부림치지 마시고, 지금 이 시간 조금 노력해 보세요. 행복은 바로 내 마음 안에서, 나의 언어에서 시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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