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 (344) - 구약성경과 선교이야기 (156)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강서대 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전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전 부회장, 강서대 전 총장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강서대 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전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전 부회장, 강서대 전 총장

하나님이여 주의 생각이 내게 어찌 그리 보배로우신지요(웨리 마 야크루 레에이카 엘) 그 수가 어찌 그리 많은지요(메 아쩨무 라쉐헴)”(139:17).

오늘의 시대를 불확실성의 시대요, 인공지능(AI), 빅데이터의 과학 시대라 한다. 이 시대에는 인간성이 비하되는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오늘 우리는 모든 것이 노출되고 감시받는 시대에 살며 인간의 자율성을 찾기 힘든 시대, 곧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의 빅브라더의 통제받는 시대와 같은 시대를 살아간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자유와 해방의 기제(機制)를 찾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는 성경과 하나님의 말씀이다. 오늘도 그 생명의 말씀, 시편의 말씀에 초점을 맞추어 보며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소리를 듣고자 한다. “하나님이여 나를 살피사(하케레니 엘 웨다) 내 마음을 아시며 나를 시험하사(레바비 베하네니) 내 뜻을 아옵소서(웨다 사르아파이) 내게 무슨 악한 행위가 있나 보시고(우레에 임 데레크 오쩨브 비) 나를 영원한 길로 인도하소서(우네헤니 베데레크 올람)”(139:23-24).

시편 139편은 개인 탄식시로서 시편 3-7; 22; 25-28; 51; 54-57편 등과 함께 시편 전체의 척추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시편은 이스라엘이 야웨를 부르고 현재 상황에 당하는 고통을 탄식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간구와 그를 통한 구원의 확신을 담고 있다. “하나님이여 주께서 반드시 악인을 죽이시리이다(임 티크톨 엘로아흐 라샤) 피 흘리기를 즐기는 자들아 나를 떠날지어다(웨안쉐 다밈 수루 메니) 그들이 주를 대하여 악하게 말하며(아쉐르 요메루카 리미즈마 나수) 주의 원수들이 주의 이름으로 헛되이 맹세하나이다(라샤웨 아레이카)”(139:19-20). 시인은 원수의 압제와 계략과 함정과 헛된 바람의 연속적 작업들을 보면서 시편 기자는 저주 시편(137)과 같이 극단적인 표현을 하고 있다.

여호와여 내가 주를 미워하는 자들을 미워하지 아니하오며(하로 메사네에이카 아도나이 에쉬나) 주를 치러 일어나는 자들을 미워하지 아니하나이까(우비트코메메이카 에트코타트) 내가 그들을 심히 미워하니 그들은 나의 원수들이나이다(타크리트 쉬네아 세네팀 레오에빔 하유 리)”(139:21-22). 예수님이 하신 말씀과 달리, 이 시편은 원수도 사랑하라는 말씀과는 배치된다(5:43-48; 6:27). 이 시편의 말씀은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는 합당하지 않지만 마음과 무의식의 눌림 속에서 외치는 소리로서 그 기도는 통쾌함이 있다. 바벨론 포로 상황에서 외치는 시편 137편의 바벨론 강가에서 노래는 공동체 탄식 시편으로 자기 정화(카타르시스)적인 성격의 저주 시편이다. 적에 대한 저주와 고난의 탄식은 현재의 시인을 돌아보며 그 고난의 원인이 어디있는지 살펴보게 한다. “나의 모든 길과 내가 눕는 것을 살펴 보셨으므로(아르히 웨리브이 제리타 웨콜 데라카이 히세파네타) 나의 모든 행위를 익히 아시오니 여호와여 내 혀의 말을 알지 못하시는 것이 하나도 없으시니이다(키 에인 밀라 비레쇼니 헨 아도나이 야다타 쿨라흐) 주께서 나의 앞뒤를 둘러싸시고 내게 안수하셨나이다(아호르 와케뎀 자르타니 와타쉐트 알라이 카페카)”(139:3-5). 이 고난과 고통의 절규는 너무 심해서 어디론지 도망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바다 끝, 하늘과 스올(지옥)까지 숨으려 해도 하나님은 우리를 붙드신다고 말한다(139:7-10).

내가 하늘에 올라갈지라도 거기 계시며 스올에 내 자리를 펼지라도 거기 계시니이다(임 에사크 샤마임 샴 아타 웨아찌아 쉐올 히네카) 내가 새벽 날개를 치며 바다 끝에 가서 거주할지라도(에사 카네페 샤하르 에쉐케나 베아하리트 얌)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 손이 나를 붙드시리이다(감 샴 야데카 타네헤니 웨토하제니 예미네카)”(139:8-10). 시인은 또 자신의 존재 전체의 물음을 한다. 자신의 태속에서 조성과 오장 육부가 만들어진 과정을 설명하며 조물주 하나님께 감사한다(139:11-14). “내가 주께 감사하옴은 나를 지으심이 심히 기묘하심이라(오데카 알 키 노라오트) 주께서는 하시는 일이 기이함을 내 영혼이 잘 아나이다(니페레티 니페라임 마아세이카 웨 나프쉬 요다아트)”(139:14). 시편 139편 기자는 자신의 창조와 성격(형질)과 삶의 기록과 행적들이 하나님의 생명책에 기록된다는 사실까지 고백한다. “내 형질이 이루어지기 전에 주의 전에 주의 눈이 보셨으며(갈미 라우 에이네카) 나를 위하여 정한 날이 하루도 되기 전에 주의 책에 다 기록이 되었나이다(웨알 시프레카 쿨람 이카테부 야밈 유짜루 에하드 바헴)”(139:16). 이처럼 시편 139편은 개인 탄식시의 절정, 최고의 묘미를 보여주며 인간의 성품과 인간성, 인격을 해부하고 있다.

1인칭 시(I-form)의 탄식 시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와 현존, 하나님의 함께 하심의 지혜를 언급하며 인생의 고난과 문제 해결은 하나님의 임재에 있음을 고백한다. “하나님이여 주의 생각이 내게 어찌 그리 보배로우신지요(웨리 마 야크루 레에이카 엘 메 아쩨무 라쉐이헴) 그 수가 어찌 그리 많은지요 내가 세려고 할지라도 그 수가 모래보다 많도소이다 내가 깰 때에도 여전히 주와 함께 있나이다(에스페렘 메홀 이르분 헤퀴쪼티 웨오디 임마크)”(139:17-18). 부정과 부패한 사람, 죄인들의 형통함에 대하여 시인은 하나님께 고소하고 고발하는 개인 탄식시의 모습은 시편 139-140; 142편에도 잘 나타나고 있다. “하나님이여 주께서 반드시 악인을 죽이시리이다(임 티크톨 엘로아흐 라샤) 피 흘리기를 즐기는 자들아 나를 떠날지어다(웨안쉐 다밈 수루 메니)”(139:19). 저주 시편이 오늘도 울려 퍼지며 저 팔레스틴 가자(그랄)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우리 주님의 은혜의 십자가 복음을 전하며 오늘 우리를 통해 주님은 평화를 이루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너희 듣는 자에게 내가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미워하는 자를 선대하며 너희를 저주하는 자를 위하여 축복하며 너희를 모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6:27-28).

 

이러한 복음을 전한 분이 있다. 알렉산더 알버트 피터스 선교사(1871-1958, 피득)시편 촬요(詩篇 撮要)’(1898)를 통해 한국 구약 성경의 번역의 큰 역사를 썼다. 그의 문서 선교가 컸기에 우리는 피터스 선교사를 여러 차례 다루고 있다. ‘시편 촬요의 출간은 하나님의 섭리와 은총이었고 한국 선교사로 온 지 2년 만에 이룬 작업이었기에 그의 천재성이 빛난다. 시편 촬요, (취할 촬), ()하다, 손가락으로 집다, 모으다, 상투를 싸는 작은 관(), (구할 요; 구하다, 요구하다, 원하다, 바라다, 잡다). 이처럼 촬요의 뜻을 헤아려 볼 수 있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시편의 세계, 62편들이 시편의 세계 전체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손가락을 꼽으며 잡을 수 있게 핵심과 요약적 설명을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시편의 세계는 시편 촬요를 이해하고 연구하는 디딤돌을 통해 시편의 깊은 세계로 들어갈 수 있음을 알려준다.

피터스 선교사와 박준서 교수 그리고 그의 묘역
피터스 선교사와 박준서 교수 그리고 그의 묘역

그래서 그는 시편의 세계에 핵심이 되고 중요한 이 시편 62편을 번역하면서 찬송가 가사도 17편을 직접 작사하여 찬송시에 수록한다. 특히 시편 150편 중에 축복 편에 속한 시편 62편들을 골라 번역한 것은 대한민국(조선)의 축복을 기원하면서 성경 번역과 더불어 시편의 축복의 세계가 펼쳐지기를 염원한 것이었다. 곧 토라 시편(1; 19; 119)를 통한 시편의 근간, 중심을 보여준 것이다. 여기서 인명에는 오른쪽에 한 줄을, 지명 오른쪽에는 두 줄을 긋고 있으며 또한 띄어쓰기를 한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서재필의 독립신문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고, 권서인으로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어학을 익혀서 한글의 보급을 위한 놀라운 작업(마치 주후 7-8세기 맛소라 학파에 의한 구약 타낙을 개혁한 것과 같은 일)을 한 것이다.

피터스는 성경 원문 히브리어에 능통하면서 긴즈버그 구약 성경과 에드윈 팔머 신약 성경을 갖고 있었고 이것을 보고 번역을 했다. 시편 촬요의 영인본은 지적 박물관 리진호 관장이 5번째로 영인한 책이다. 리진호 관장은 100부 한정판으로 출판했고, 책 앞부분에 해제를 달았다. 마음에 끝에서 부르는 새 찬송, 새 노래인 시편은 이스라엘 신앙의 중심이기에 구약 성경 번역의 기초로 첫 시편 촬요’ 62편을 번역하였던 것이다. 시편이 운율을 가지고 있는 노래이기에 찬송가도 만들었던 것이다. 한국인의 찬송시, 찬송가 가사도 작사하여 무곡조 찬송가집인 <찬송시>도 출간한 것은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

박준서 교수의 <시편 촬요 영인본>(시편 촬요에서 한글 개역(개정) 성경까지: 구약 구역사의 관점에서, 김중은 글 포함됨)<알렉산더 알버트 피터스 목사> 전기 등 두 책을 출판하여 세상에 소개한 것은 뒤늦은 것인데 한국교회에 그의 은혜를 갚는 작업이었다. 박교수가 파세네나 공동묘지에 아무도 돌보지 않는 묘지를 탐방했다가 이를 기리는 거룩한 작업을 한 것은 피터스 선교사의 숭고한 구약 성경 번역 작업의 뜻을 기리는 놀라운 기념사업이 되었고, 오늘도 땅끝으로 복음을 들고 가는 사람들에게 귀한 귀감이 되어 새로운 용기와 힘을 주고 있다. 이는 선교의 댓가와 그 열매로써 하나님의 영광의 후광이 있고 반드시 하나님이 이를 갚는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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