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요 마지막인 한반도의 전쟁은 역시 북한의 선공으로 시작되었다. 휴전선 155마일 전 전선에 길게 늘어진 최신식 방사포 부대와 후방의 장거리 미사일 부대가 삽시간에 강철비를 쏟아 부었다. 전후방 가릴 것 없이 남한의 모든 지역을 타겟으로 무자비한 공격이 번개처럼 이루어졌다. 한 시간 이내면 남한 전역이 불바다로 화할 것이다. 오직 이 날만을 위해 3대에 걸쳐 타격 능력을 길러온 북한의 의도는 남한의 격멸에 의한 적화 통일이다.
한미일 3국의 정보 체계는 일사불란하게 진행되었다. 미국의 첩보위성, 일본과 한국의 레이다망에 북한군의 이상 동향이 탐지되었고 초정밀의 탐색 작업이 이루어졌다. 총공세 사흘 전에 모든 판세를 읽고 작전을 논의한 한미 연합군의 신속 대응군이 움직였다. 일본의 사세보와 요코스카에 정박 중이던 7함대와 가데나와 미사와 공군기지의 전투기들이 발진하고 괌의 앤더슨에서 B2와 B1B전폭기 편대가 밤하늘을 갈랐다. 목적지는 오산공군기지였다.
발 빠르게 대처한 한국군은 전군에 진돗개와 데프콘1을 발동하여 즉각 전투 태세에 들어갔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일본자위대도 비상 사태에 돌입했다. 그렇게 이틀을 보내고 북한군의 총공세 1시간 전 평택에 본부를 둔 한미연합사는 작전명 “기드온 300”을 하달했다. 30분 전에 막강한 한국 공군의 전투기와 주한미군의 전폭기들이 새벽 공기를 가르며 신속히 하늘로 치솟았다. 북한군의 공격 시간에 맞춰 한미연합군이 간발의 차로 선공을 가했다.
세종대왕함을 비롯한 잠수함들과 미해군의 핵잠수함과 7함대 소속 순양함에서 순항미사일이 폭죽처럼 북한을 향해 날았다. 천무 4 수천 문과 베일에 가렸던 괴력의 현무 4 수백 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불기둥을 솟구쳤다. 북한군의 어마어마한 미사일과 포탄 대부분은 공중에서 타격되었으나 일부는 남한 곳곳에 떨어져 피해가 속출했다. 북한은 이미 쑥대밭이 되어버렸다. 순식간에 돌변한 전황에 북한군은 당황해 마지막 수단인 핵단추를 눌렀다.
한미연합군은 핵 공격에 대한 대응책을 두고 골머리를 앓다가 한국군의 견해를 수용해 핵 반격은 자제하고 핵폭탄이 남한 지역에 이르기 전에 폭파시키는 전략으로 수정하였다. 펜타곤의 강경파는 이참에 한반도의 핵전력을 제거할 심산이었으나 통일 이후를 고려한 한국 정부의 의지와 반핵 데모대로 인해 한발 물러섰다. GBU-43를 투하, 핵 기지를 원천 파괴해 핵으로 인한 피해를 최대한 줄이자는 전략이었다. 비밀 공습이 전격 실시되었다.
모든 핵 기지가 파괴됐으나 자강도 지하 땅굴에 은닉된 핵미사일 하나가 발사되었고 한미 공군이 발 빠르게 대처했으나 요격에 실패했다. 휴전선 상공을 지났을 때 최신 잠수함 신채호함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요격에 성공했다. 공중 폭발로 방사능 낙진이 남한 전역에 비처럼 쏟아질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갑자기 한반도 위를 지나던 구름떼가 몰려들더니 강력한 돌개바람을 일으켜 한반도 남쪽에서 급거 북상하였다. 주님이 후옥~ 부신 바람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