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기억하고(제코르) 높이라(타시기) 잊지 말지니라 인생이 그의 일을 찬송하였느니라”(욥36:24).
욥이라는 이름에서 원수라는 뜻이 있다. 욥의 히브리말 중에 원수(오에브, 적, 대적자, 나의 적 'Oebay)라는 말이 있지만 ‘원하다’는 뜻도 있다. 하나님이 욥을 대적자처럼 여기셔서 이러한 고난의 삶을 살아가는가라는 문제가 욥기를 통해서 전체적으로 흐른다. 이는 ‘선한 사람, 경건한 사람이 이유 없는 고난을 당하는가’라는 문제에 있어서 제기 될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 벌어지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염병의 현상이 일어나는데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미 의사당의 난동이 일어나고, 군부의 구데타가 일어나며, 허리케인 돌풍이 일어나고 지진이 일어나며 식량난이 일어나는 모습을 본다. 또 현재는 코로나 전염병의 변종이 생겨서 더 위험하고 치명적인 상태가 벌어지고 있어서 더욱 욥기의 고난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하겠다.
욥기는 세 친구가 가진 정통신학의 입장에서 신명기 신학에 의한 의인과 악인의 길을 보여주고 있다. 경건한 의인은 복을 받지만 그렇지 못한 경건하지 않은 악인들은 망한다는 것이다. “만일 그들이 순종하여 섬기면 형통한 날을 보내며 즐거운 해를 지낼 것이요 만일 그들이 순종하지 아니하면 칼에 망하며 지식 없이 죽을 것이니라”(욥36:11,12). 이는 지혜는 하나님의 말씀, 토라(모세오경, 가르침)에서 오게 됨을 가르쳐 준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의 지혜를 친구 삼아서 늘 가까이 두고 말씀을 연구하고 읽고 묵상하면서 주의 길을 가야 함을 보여준다. “하나님은 능하시나(카비르) 아무도 멸시하지 아니하시며 그의 지혜가 무궁하사(코아흐 레브, 마음의 분별력) 악인을 살려두지 아니하시며 고난 받는 자에게 공의를 베푸시며 그의 눈을 의인에게서 떼지 아니하시고 그를 왕들과 함께 왕좌에 앉히사 영원토록 존귀하게 하시며”(욥36:5-7). 엘리후는 그의 말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게 하는 과정으로 욥을 인도한다. 결국 하나님과 대면하여 인격적으로 만나는 길이 욥에게 생긴다. 이는 인생의 고난을 푸는 열쇠가 주를 만나야 함을 알게 된다.
“내가 말하겠사오니 주는 들으시고 내가 주께 묻겠사오니 주여 내게 알게 하옵소서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에니) 주를 뵈옵나이다(라아트카) 그러므로 내가 스스로 거두어들이고 티끌과 재(아파르 와에페르) 가운데에서 회개하나이다(니하메티)”(욥42: 4-6). 결국 인생의 문제와 공동체의 문제는 바로 하나님을 만나는 것과 그의 길을 아는 것, 인격적인 만남이 중요함을 말한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듣는 존재가 아니라 직접 하나님을 일대일의 관계(나와 너의 관계)에서 만나는 것(encounter)이 중요함을 말한다. 그리고 욥은 가장 결정적인 일, 회개하는 일을 시작하였다. 회개할 때 하나님을 만나면서 하나님의 인정이 이뤄지고 그 후 곧바로 그의 축복으로 이어진다(욥42:7). 또한 욥은 친구들을 위해 기도할 때 하나님은 욥의 곤경을 돌이키시고 욥에게 이전 모든 소유보다 갑절이나 주셨다고 한다(욥42:10).
이러한 인생의 역전과 축복은 하나님과 가까이 지내는 선교사들에게는 비일비재(非一非再) 일어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릴리안 해리스(Lillian Harris, 1863~1902)는 언니 메리 해리스와 함께 자매 선교사로 한국에 와서 동대문 보구여관과 그 분원에서 병원사역을 하였다. 그녀는 안식년을 맞이한 로제타 셔우드 홀 부인 대신에 1901년 5월부터 광혜여원(廣惠女院/1894년 평양에 첫 번째로 설립된 감리교 여성병원)에서 자신의 몸을 돌보지도 않고 찾아오는 환자들을 밤낮없이 진료를 하였다. 그러다가 환자들 중에 발진티푸스에 걸린 여환자에 감염이 되어 37세의 나이로 순직하고 만다. 하지만 그녀가 치료하던 그 여인은 건강하게 살아나게 되었다. 그녀는 평양 서문 밖 창광산 외인묘지에 묻혔지만 그녀의 사랑의 정신은 아직도 살아있다. 그녀가 일하던 동대문 병원을 개축하면서 여성 전용 병원이 세워지게 되었다. 그래서 주님의 발자취를 따른 해리스를 기리며 ‘릴리안 해리스 기념병원’으로 명명되었고, 후에 이대부속 병원으로 발전하게 된다. 임종 시 언니 메리에게 한 말은 아직도 우리 귀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오 하나님! 주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니 얼마나 좋은지!”라고 미소 지으며 주의 품에 안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