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주 목사】 남은 시간의 과제 (2)

  • 입력 2024.10.08 19:45
  • 수정 2024.10.0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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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 목사, “이별의 아픔도 크지만, 언제까지 아파만 하겠는가?”

국민일보 더미션 고 박상은 원장 추모 영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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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 () 박상은 원장님은 안호선 지도위원으로 함께 동역하게 된 것을 많이 좋아 하셨다에서 조금은 뜬금없어 하는 분들이 있을는지 모르겠다.

원장님과의 동역자로서의 출발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분과의 만남은 약 25년 전. 세종문화회관 별관에서 있는 호스피스 제도화를 위한 공청회’(패널: 허대석. 홍영선. 손봉호, 원주희 등)가 있고 난 뒤 얼마 안 되어서 기독교 100주년 기념회관에서 있은 추진운동 전개를 위한 구수 모임 자리에서였다. 그 자리에서 목사님! ‘호스피스 병동 24를 출간하셨더군요.”라고 축하를 해 주셨는데 그 후 샘물교회 장로 취임 후에는 그 소식을 알려주셔서 늦게나마 축하드리기도 했다.

그 후로 각종 회의나 행사 등에서도 만남은 계속하여 왔고, 내가 한국호스피스협회 이사장직을 섬길 때는 학술 세미나 강사로 모시기도 하였다. 원장님은 샘병원 주관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 인력 표준교육에 지인 목회자들의 추천을 부탁하기도 하셨고, 지샘병원 개원에 즈음해서도 기도를 부탁해 오기도 하셨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 병원 문이 닫힘에 따라 안타까운 마음을 가진 안호선 봉사자들이 자비를 들여 성탄키트를 만들어 샘병원. 지샘병원. 새오름가정의원. 남천병원 등으로 나누는 행사를 진행하였다. 이때 원장님은 로비까지 내려오셔서 커다란 선물 박스를 덥석 안으시기에 원장님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하며 실랑이를 벌이면서 전달 장소로 같이 올라갔는데 원목, 과장, 코디 등 주요 직원들 앞에서 지나치리만치 과찬의 소개를 하시는 바람에 민망하기도 하였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를 계기로 연합기관 안호선이 개병원 중심에서 허브 사역 형태로 전환하면서 지도위원직을 제안했을 때 기꺼이 손을 잡아 주셨을 뿐 아니라, 선교 전문가적 조언과 효산의료법인 설립자 황영희 명예이사장님의 고문 추대에도 적극적인 도움을 주셨다.

원장님은 안호선의 긍지라고 할 자원봉사자 교육에 특별히 관심을 보이셨는데 궁금한 부분을 이것저것 묻기도 하셨고 온라인(예심아카데미), 오프라인(기존의 안호선) 양쪽 교육에 바쁘신 가운데서도 명 강의로 수고를 해 주셨다. 그간의 이러한 과정을 안다면 많이 좋아 하셨다는 말로 표현하게 된 것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이번에 묘소를 방문했을 때, 옆에는 예약된 사모님 묘비석이 함께하고 있었다. ‘끝까지 사랑하고 함께 합니다하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였다.

고 박상은 원장이 수목장으로 안치된 하이패밀리(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
고 박상은 원장이 수목장으로 안치된 하이패밀리(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

사모님은 원장님 빈소를 방문하여 헌화 후, 위로를 드리는 자리에서 ! 계란과 풋고추를 보내셨던 목사님이시군요. 아주 잘 먹었어요!” 하며 인사를 해 오셨다. ‘예심아카데미녹화 시에 로뎀나무 무농약 재배 고추를 조금 보내 드렸는데 그것을 기억하시는 것 같았다. 그런데 표정이나 목소리가 흔히 빈소에서 볼 수 있는 무거운 분위기가 아니었다. 사모님은 나로 하여금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셨다.

집에 돌아오는 길로 가족들에게 오늘의 이야기를 전하며 내가 먼저 부르심을 받게 되겠지만 가족들 분위기는 밝았으면 좋겠다고 주문을 해 놓았다. 뭐 이러니저러니 해도 세상살이가 워낙 근심 걱정이 많고, 외롭고, 서러워서 찬송가 486이 세상에 근심된 일이 많고를 부르며, 그때마다 천국을 사모해 온 것이 진정이었다면 (물론 이별의 아픔이 많이 크지만) 언제까지나 슬퍼할 일만은 아니지 않겠는가?(16:19~22)는 생각에서였다. 이러한 마음의 준비 역시 남은 시간의 과제이다.

김승주 목사 / 전 (사)안양호스피스협회회장, 한국호스피스협회고문(회장, 이사장 역),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이사(역), 호스피스완화의료 표준교육 교육자(국립암센터)
김승주 목사 / 전 (사)안양호스피스협회회장, 한국호스피스협회고문(회장, 이사장 역),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이사(역), 호스피스완화의료 표준교육 교육자(국립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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