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박사】 자주적 외교를 주장한 하나님의 전권대사 알렌의 의료 선교

  • 입력 2024.10.1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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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배 교수의 구약 이야기 (386) - 구약성경과 선교 이야기 (198)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강서대 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전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전 부회장, 강서대 전 총장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강서대 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전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전 부회장, 강서대 전 총장

그들이 주의 법을 폐하였사오니 지금은 여호와께서 일하실 때니이다(에트 라아쇼트 라도나이)”(119:126).

시편의 세계는 참으로 놀랍고, 성경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장엄한 세계를 보여준다. 곧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부족한 인간의 한계를 드러내는 순간과 하나님의 해결이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는 시이다. 이 세상의 부조리와 악한 자들의 궤계와 음모 등으로 인해, 곧 어둠이 승리하고 판을 치는 세상처럼 보이지만 나중에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이긴다고 말한다. “내가 정의와 공의를 행하였사오니 나를 박해하는 자들에게 나를 넘기지 마옵소서(탄니헤니 레오쉐콰이)”(119:121). 시편 119편은 토라 시편의 우주적 차원을 드러내며 하나님 말씀의 세계를 인간의 육체, 눈과 코, 다리와 마음 등의 묘사로써 입체적 표현을 함으로 시적 표현을 한다. 시편은 그 말씀에 부딪혀서 축복으로 가는 감각의 세계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내 눈이 주의 구원과 주의 의로운 말씀을 사모하기에 피곤하니이다(에이나이 칼루 리슈아테카 우레이메라트 찌드퀘카)”(119:123).

문학 양식 5개의 장르 중에 시편 1편은 시에 해당한다면, 시편 19편은 정갈한 수필에 해당하고, 시편 119편 토라 시편은 소설에 해당하여 하나님의 장엄한 드라마의 모습을 드러낸다고 비유할 수 있다. 하나님의 법과 증거, 도와 법도, 율례와 계명, 판단과 말씀, 길과 강령으로 표현하며 토라의 하나님 말씀을 정의하고 있다. “내가 주의 계명을 사모하므로 내가 입을 열고 헐떡였나이다(피 파아르티 와에쉬아파)”(119:131). 시편 119편의 네 번 째 토라 시편을 다룸은 싸멕-차데 알파벳 시(119: 113-144)에서다. 여기서 토라의 인식과 지각, 기억과 망각의 차원을 드러내며 말씀의 세계를 보여준다. “그들이 주의 법을 지키지 아니하므로 내 눈물이 시냇물같이 흐르니이다(팔게 마임 야르두 에이나이 알 로 샤메루 토라테카)”(119:136). “내 대적이 주의 말씀을 잊어버렸으므로 내 열정이 나를 삼켰나이다(찜메타트니 키레아티)”(119:139). “내가 미천하여 멸시를 당하나 주의 법도를 잊지 아니하였나이다(피쿠데이카 로 샤카헤티)”(119:141). “환난과 우환이 내게 미쳤으나 주의 계명은 나의 즐거움이니이다(미쩨오테이카 샤아슈아이)”(119:143). “주의 증거들은 영원히 의로우시니 나로 하여금 깨닫게 하사 살게 하소서(하비네니 웨에흐에)”(119:144). 이처럼 시편 119편의 토라 시편은 마음에서 시작하여 머리의 인식의 차원에까지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고 기억하고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가르쳐 주고 있다.

내가 두 마음 품는 자들을 미워하고 주의 법을 사랑하나이다(세아핌 사네티 웨토라테카 아하베티) 주는 나의 은신처요 방패시라 내가 주의 말씀을 바라나이다”(119:113-4). “나는 주의 종이오니 나를 깨닫게 하사 주의 증거들을 알게 하소서(아브데카 아니 하비레니 웨에드아 에도테이카)”(119:125). 히브리인들에게는 이 시편 119편은 알파벳 시 중에 가장 아름다운 시로 긴 176절을 암송하며 이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는 시편이다. 시편 중에는 22개의 히브리 앞파벳 글자 순서로 8절씩 지어진 시편은 9, 10, 25, 34, 37, 111, 112, 145편 등이다. 이 시편 150편 중에 가장 짧은 장은 2절로 된 시편 117편이며 구약의 정중앙에 위치한 구절이 시편 1186-14절이다. “여호와께 피하는 것이 사람을 신뢰하는 것보다 낫도다(토브 라하소트 바아도나이 미베토아흐 바아담)”(시편 118:8). 시편 119114절에 나오는바 주는 나의 은신처요 방패시라 내가 주의 말씀을 바라나이다(아타 리데바르카 이하레티)”(114). 시편의 세계 아름다움은 구원을 받는 경건한 사람에게서 하나님 찬양이 저절로 나오는데 있다. “사람의 박해에서 나를 구원하소서 그리하시면 내가 주의 법도들을 지키리이다(웨에쉬메라 피쿠데이카)” (119: 134). “주의 종을 보증하사 복을 얻게 하시고 교만한 자들이 나를 박해하지 못하게 하소서(아로브 아베데카 레토브 알 야아쉐쿠니 제딤)”(19:122). 결국 이 세상의 악인들이 물러가고 그들의 속임수는 허무하게 되는 역사가 일어난다. “주의 율례들에서 떠나는 자는 주께서 다 멸시하셨으니 그들의 속임수는 허무함이니이다(사리타 콜 쇼김 메후케이카 키 세케르 타르미탐) ”(119:118). “주께서 세상의 모든 악인들을 찌꺼기 같이 버리시니 그러므로 내가 주의 증거들을 사랑하나이다(라켄 아하베티 에도테이카)”(119:119).

왜 시편 119편은 8가지 하나님 말씀의 표현으로 시작하며 10개의 말씀 차원을 다루고 있는가? 오경의 레위기, 신명기 또는 모세 오경 전체의 법과 증거, 율법의 규정된 삶의 형태와 교훈, 금지령, 새겨진 사항들 율례와 계명(구체적인 명령), 재판의 판결로 만들어진 선례와 법칙, 하나님의 계시, 십계명과 도, 모든 주의 말씀 등을 말하며 이는 신약의 새 언약으로 이어지는 사랑의 계명을 지시한다. 이는 복음의 새 언약이 바로 토라 세계의 결론이요 절정임을 말하며 십자가 사랑의 은혜 법을 가리키면서 시편 118편의 토라 시편의 마지막 부분이 복음의 세계를 결정한다. “주의 말씀의 강령은 진리이오니 주의 의로운 모든 규례들은 영원하리이다” (119:160). 길과 진리와 생명이신 그리스도 예수가 로고스 말씀으로 복음과 진리, 길과 생명, 영원하신 그리스도에게로 나가는 신약의 세계가 열리게 된다.

이러한 복음의 삶, 하나님 말씀의 진리 세계를 산 선교사가 있다. 호레이스 알렌(Horace N. Allen, 1858-1932, 안연) 선교사는 조선 최초의 의사이자 외교관으로 조선에서 활동하였다. 그는 현대 외과의학을 조선에 도입한 공로가 있지만 그는 선교보다 곧 고종에게 고용되거나 의료 선교로서 미국의 외교관으로 활동한 시간이 더 많다. 안연(安連) 선교사는 연세대학교 전신 중 하나인 광혜원(제중원)을 설립한 인물이다. 그는 1887(고종 24) 고종의 특명으로 주미조선 공사관 고문으로 파견되어 1890(고종 27)에는 주한 미국공사관 서기관으로 임명받아 활동하며 최종적으로 전권 공사까지 올랐다. 알렌 선교사는 처음에 청나라 상하이에서 의료 활동을 했지만 청나라 지방관과 싸우고 외국인들과도 마찰이 심했다. 그러다가 조선에 선교사를 파견한다는 소식을 듣고 알렌은 자신이 가겠다고 선교부에 요청한다. 그는 조선에 가겠다고 요청 정도가 아니라 조선에 안 보내 주면 일을 그만 둔다고 강청하였다. 조선 행을 허락받아 한 살짜리 아들과 아내와 함께 셋이서 1884년에 조선으로 가게 된다. 조선은 아직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곳으로서, 선교사 신분은 위험하다고 하여 주한 미국 공사관의 소속 무급 의사로 임명한다. 알렌이 개신교 선교사로서 부임하자 그동안 타국에서 병에 걸릴까봐 불안해하던 외국 선교사들은 기뻐했다.

알렌 선교사는 갑신정변 때 민영익 치료를 자원했는데 이는 민영익이 보빙사의 대표여서 개화파인 줄 잘못 알고 치료를 하며 죽는다면 친미 개화 세력이 타격을 받을까봐 열성적으로 치료를 한 것이다. 민영익은 일곱 군데에 심각한 치명적인 상처를 입업고 묄렌 도르프가 자신의 가마에 숨겨 옮겨와서 위급한 상태에서 한국에 유일한 서양 의사 알렌을 급히 불렀다. 알렌이 도착하자 한의사 14명이 알렌의 치료를 결사반대했지만 관리가 쫓아내고 밤새 지혈하고 봉합을 한 다음 일본인 군의관을 불러 함께 치료했다. 이는 한반도에서 최초로 행한 외과 수술로 기록된다. 뒤에 후의를 입어 광혜원 부지를 얻게 되는데, 그 땅은 갑신정변 때 대역죄인으로 참살당한 홍영식과 그의 아버지 영의정 홍순목의 집이었다. 병원이 세워지자 민영익은 돈을 기부하였다. 또 하와이 이민의 길을 연 알렌은 다음과 같이 한국인 노동자의 앞날을 이야기한다. “만약 한국 사람들이 얼마든지 그곳에 가게 되면 신이 보낸 한국인들이 될 것이며 나는 그들이 별 탈이 없을 것이며 노동자로서 일을 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의회에서 1880년에 중국인 이민 배제법이 통과되었기 때문에 이주가 힘들었는데 알렌의 도움으로 이주가 가능하게 되어 아펜젤러가 세운 인천 내리 교회 출신들이 많았다. 이곳에서 독립 운동의 온상지가 되어 일제가 1905(광무 9) 금지할 때까지 한인들의 이주가 계속되었다.

알렌 선교사와 민영익
알렌 선교사와 민영익

청나라와 외교관계 속에서 고종의 밀명을 받고 1886(고종23), 미국의 200만 달러 차관을 받으려고 청나라에 보고하는 일을 하게 되는데 이를 영약 삼단(미리 청국과 협의한다). 이 과정에서 알렌은 나가사키에서 다섯 달이나 기다린다. 민영익, 박정양과의 관계에서 돈을 아껴 써야 한다고 하며 절약 정신을 강조하고 호텔에서 알렌 선교사는 냄새나는 장 음식이나 샌프란시스코 1등석 표 문제, 담배, 청결 문제 등에 대하여 언급하며 정결과 검소, 절약을 강조한다. 미국과의 외교 관계에서 청나라 영약 삼단으로 나가려고 하자 알렌은 자주 외교를 주장하여 독립 외교의 업적을 가지게 되었다. 후에 청나라와 이홍장, 원세개에게도 영약 삼단을 할 수 없다고 하자 청나라는 공사관을 폐쇄하였고 외교관을 송환하였다. 나중에 주미 조선 공사관도 이에 상응하여 폐쇄되고 말았다.

알렌의 미국 관계 외교에서 자주적이고 미국 의존의 외교 정책을 경계하며 자주적 외교를 주장한다. 알렌은 청일 전쟁이후 친미적 성향의 인물로 내각을 채우고자 했다. 결국 박정양을 총리대신으로 하는 친미 내각의 성립을 이끌었다. 운산 금광 채굴권을 미국 모스에게 넘겨주는데 있어서 알렌과 명성왕후가 큰 역할을 한다. 이로 말미암아 이후 민비가 시해를 당하는 불운을 당하기도 한다. 이 진상을 세계에 알리며 고종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이처럼 알렌 선교사는 급변하는 한반도의 정세 속에 풍전등화의 조선 조정의 상황에서 선교사는 그 중심에서 한국을 자주적이고 발전적인 나라로 변화시켜 가려는 움직임을 하며, 빛의 선교를 하려고 애썼던 것을 보게 된다. 선교사는 이처럼 하나님 나라의 통치를 이 땅에서도 이루려고 하는 하나님의 전권대사이다. 알렌은 이처럼 하나님의 전권 대사로서 조선에서도 행했던 선교사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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