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영 목사]돈은 남았지만, 아내는 떠났다 – 성경이 말하는 진짜 부(富)

  • 입력 2025.09.30 09:26
  • 수정 2025.09.3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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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검소한 생활로 6억이 넘는 자산을 모은 일본의 60대 남성이 은퇴 직후 아내를 잃고 “돈만 남은 삶의 의미가 무엇이냐”며 뒤늦은 후회를 토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사연을 많은 언론사에서 단골 메뉴처럼 보도했다.

조선일보 기사에 의하면, 일본에 사는 67세 남성 A씨는 중학교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저축했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에도 검소함을 철저히 지켰다. 점심은 늘 도시락, 반찬은 숙주나물과 닭고기였고, 에어컨도 거의 켜지 않았다. 아내 역시 그의 생활을 이해하며 함께 했고, 두 사람은 집이나 자동차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오직 저축에 힘썼다. 그 결과 은퇴 무렵 자산은 약 6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아내는 65세 직후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남성은 “아내가 건강할 때 함께 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즐겼어야 했다.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며 깊은 회한을 드러냈다. 이어 “자산 만들기에 치중하는 삶이 반드시 좋은가?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이 사연은 일본 매체 ‘더 골드 온라인(THE GOLD ONLINE)’을 통해 처음 알려진 후 SNS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네티즌들은 “돈이 삶의 전부가 될 수 없다”, “노후 불안이 낳은 일본 사회의 아이러니한 비극”이라고 입을 모았다. 누군가는 “돈을 지키려다 가장 소중한 시간을 잃었다”는 뼈아픈 교훈을 짚었고, 또 다른 이는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모습일 수 있다”며 공감을 드러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돈만으로 인생의 의미를 채울 수 있는가?

이 이야기는 성경의 한 구절을 떠올리게 한다. 예수는 비유로 이렇게 말했다.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눅 12:20)

이 구절은 부자가 곡간에 재물을 가득 쌓아두고 “앞으로 평안히 살자”고 자족했지만, 하나님 앞에서 아무 의미가 없었던 이야기를 전한다. 결국 재물은 삶의 목적이 될 수 없고, 사람을 살리는 관계와 영혼의 가치는 돈으로 살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1. 돈은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

남성은 혹시 모를 위기에 대비해 돈을 모았다. 하지만 아내의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서 돈은 아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돈은 인생에서 중요한 수단이다. 먹고 사는 일상에서부터 교육과 건강까지, 돈은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가진다. 그러나 돈이 인생의 결론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돈을 좇다 보면 사랑하는 가족, 영혼의 평안, 하나님과의 교제 같은 더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시편 기자도 이렇게 노래한다.

“재물이 풍성하여도 그것을 의지하지 말라” (시 62:10)

돈은 병을 막아주지 못하고, 죽음을 멈추게 하지 못한다. 죽음 앞에서 돈은 아무 힘도 없다. 돈은 필요하지만 주인이 될 수는 없다. 돈은 수단일 뿐, 목적은 아니다. 인생의 결론은 돈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생명이다. 우리가 진짜 붙들어야 할 것은 하나님이 주신 생명이다.

 

2. 진짜 부는 ‘사람’이다

돈은 삶에 꼭 필요한 수단이지만 결론은 아니다. 죽음 앞에서 돈은 아무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우리 인생의 진짜 부는 무엇일까? 바로 사람이다.

아내와의 여행, 가족과의 웃음, 친구와의 식사…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순간들이다. 전도서도 말한다.

“사람이 먹고 마시며 수고하는 가운데 낙을 누리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나니” (전 2:24)

일본인 남자는 부부가 함께 나눈 작은 피크닉이 사실은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이었음을 그는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행복은 거창한 곳에서 오는 게 아니다. 가족이 함께 밥상에 앉아 웃으며 대화하는 평범한 일상, 아빠와 자녀들이 핸드폰 사진을 보며 나누는 사소한 이야기 속에 있다.

사람을 잃으면 돈으로는 채울 수 없는 빈자리가 남는다. 인생의 중심은 돈이 아니라 사람이다. 돈을 좇다 소중한 사람을 놓친다면, 결국 진짜 부를 잃는 것이다.

 

3. 영원한 가치는 하나님과의 관계다

예수는 말씀하셨다. “너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고 말했다(마 6:20). 땅에 쌓은 재물은 사라지지만, 하나님과의 동행 속에 쌓은 믿음과 사랑은 영원히 남는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단지 종교적 교훈으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 인생의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가는 모든 사람이 직면하는 질문이다. 돈을 모으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인생이 공허해질 수 있다.

이 일본인의 사연은 단순한 개인의 후회가 아니라, 현대 사회가 직면한 공통된 함정을 보여준다. ‘불안한 미래’를 대비하느라 오늘을 잃어버리고, 정작 가장 소중한 관계를 놓치는 삶이다.

진짜 가치 있는 삶은 이웃과 함께 나누는 데서 드러난다. 어려운 사람을 돕고, 내 재능과 시간을 사회를 위해 내어주며, 작은 봉사라도 누군가의 삶을 밝히는 데 사용될 때, 우리의 존재는 더 큰 의미를 가진다. 그것이야말로 세상에 남는 흔적이자,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다.

성경은 우리에게 이렇게 권면한다.

“오직 경건과 자족하는 마음이 큰 이익이 되느니라” (딤전 6:6)

돈을 버는 일은 필요하다. 그러나 돈에만 몰두하다 보면, 인생의 본질을 잊는다. 오늘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은혜와 사랑, 그리고 하나님과의 동행이야말로 진짜 자산이다.

최원영 목사, 본푸른교회, 본헤럴드&TBMC, 서울신대신학박사 등
최원영 목사, 본푸른교회, 본헤럴드&TBMC, 서울신대신학박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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