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 (193) - 구약성경과 선교이야기 (5)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전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전 부회장, KC대 전 총장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전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전 부회장, KC대 전 총장

“왕에게 아뢰되 왕이 만일 좋게 여기시고 종이 왕의 목전에서 은혜를 얻었사오면 나를 유다 땅 나의 조상들의 묘실이 있는 성읍에 보내어 그 성을 건축하게 하옵소서 하였는데 그 때에 왕후도 왕 곁에 앉아 있었더라 왕이 내게 이르시되 네가 몇 날에 다녀올 길이며 어느 때에 돌아오겠는 하고 왕이 나를 보내기를 좋게 여기시기로 내가 기한을 정하고”(느2:5-6).

오늘날 전염병 시대에 선교를 다시 생각해보는 때에 과연 느헤미야 선교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느헤미야는 본문에서 페르시아 왕의 은혜를 말하며 고국에 돌아가서 예루살렘 성을 건축하게 해달라고 청탁하고 있다. 왕후도 앉아 있는 자리에서 돌아올 날을 다짐 받고 왕의 허락을 받는 모습이다. 바벨론 포로시대부터(주전597년 1차포로, 에스겔과 여호야긴이 포로로 붙잡혀감) 몇 대(2-3대)에 걸쳐 포로생활을 하던 중에 궁전에 들어가 왕의 책사가 된다. 페르시아 왕의 충성된 신하가 되어 최고의 신임을 받는 술 맡은 관원이 된 것이다. 늘 느헤미야는 고국에 대한 관심과 나라와 민족에 대한 생각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고국의 슬픈 소식에 골몰하다가 왕 앞에 서게 된다.

“아닥사스다 왕 제이십년 니산월에 왕 앞에 포도주가 있기로 내가 그 포도주를 왕에게 드렸는데 이전에는 내가 왕 앞에서 수심이 없었더니 왕이 내게 이르시되 네가 병이 없거늘 어찌하여 얼굴에 수심이 있느냐 이는 필연 네 마음에 근심이 있음이로다 하더라 그 때에 내가 크게 두려워하여 왕께 대답하되 왕은 만세수를 하옵소서 내 조상들의 묘실이 있는 성읍이 이제까지 황페하고 성문이 불탔사오니 내가 어찌 얼굴에 수심이 없사오리이까 하니”(느2:1-3).

예루살렘 성벽이 무너지고 성문이 불탄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한 민족의 포로지 생활 속에는 늘 고국의 소식이 최고의 관심사이다. 거기에 친족과 친척, 부모 형제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 나가서 살고 있는 동포들이 고국의 형제자매와 조상의 묘를 생각하는 이치와 같을 것이다. 이는 선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과 같다. 보통 사람이 가지고 있는 마음과 같이 초기 한국 선교사들은 조선인들의 비극적 사건에 나몰라라 하지 않고 3.1운동 만세 사건에 동참하였다.

캐나다 선교사였던 스코필드 박사는 1916년 한국에 선교사로 왔다가 제암리 교회 사건을 듣고 진상을 조사하고 세계로 보도한다. 스코필드(석호필) 선교사는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서 카메라로 학살 현장을 찍고 부상자를 돌보며 일본 통치자들에게 가서 항의를 하고 인권을 대변하며 세계에 알린다. 그는 이로 인해 1920년 강제 출국되지만 해방 후 돌아와 서울 대 수의학과 교수로 활동한다. 에스라는 고국으로 돌아가서 자신의 신분을 이용하여 나라를 재건하는 애국적 선교를 하였다고 하면, 스코필드 선교사는 타문화권에 가서 불행한 피선교지의 불행한 사건을 보면서 인권을 대변하고 비인간적인 만행을 보도하고 인권을 대변한 선교사였다.

한 나라의 독립의지를 비폭력적인 만세 운동으로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1919년 3월 30일 제암리와 그 일대 천 명이 발안 장날에 시위를 한 것이다. 그런데 이를 빌미로 일제가 제암리 교회 교인들 30여명을 학살한 것은 비인간적인 처사였다. 인지상정(人之常情)의 마음을 가지고 스코필드 선교사는 이를 알린 것이다. 그 옆에 수촌교회에서 시작된 민족 선교 운동(만세운동)은 한 외국인 선교사에 의해 세계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1958년 국빈자격으로 한국을 다시 찾은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
1958년 국빈자격으로 한국을 다시 찾은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

에스라가 민족의 해방과 독립을 위해 통치권 선교, 제국의 중심에서 선교작업을 하였다고 하면 스코필드는 포로민, 식민지 백성의 입장에서 식민 백성의 십자가를 지고 그들을 위해 선교를 한 참된 선교사라 할 수 있다. 이처럼 하나님의 선교는 에스라와 스코필드 선교사를 통해 종합적이고 통전적 선교라고 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이 선교는 하나님의 마음을 가지고, 선교지 백성들의 뜻을 헤아리며 십자가 선교로 나가는 것이다. 오늘 우리 시대 선교는 신음하는 코로나 19 백성들에게 위로하라는 메시지를 가지고 다가가는 것이리라.

“내 하나님이여 내가 이 백성을 위하여 행한 모든 일을 기억하사 내게 은혜를 베푸시옵소서”(느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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