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 『나이 들어도 괜찮을까?』

송광택 목사,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www.bookleader.org) 대표,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 바울의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목사
송광택 목사,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www.bookleader.org) 대표,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 바울의교회 글향기도서관 담당목사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김찬호 외 공저, 서해문집

나이 들어도 괜찮을까?, 정진주 외 공저, 삶은책

우리는 흔히 젊음을 양지에 늙음을 음지에 비유하곤 한다. 그래서 노년의 삶은 늘 불안하고 우울하고 어둡다. 하지만 인생 한평생을 90년이라 한다면, 3분의 1이 노년이다. 이제 우리는 ‘호모 헌드레드 시대’(100세 인류시대)를 맞이했다.

하지만 노인 세대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소 어둡다. 노인의 수는 증가하지만, 우리사회는 그로 인한 풍요로움보다는 문제점이 많은 것 같다. 생산성 저하로 경제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한국의 노인은 정부의 복지 부재와 개인의 빈곤, 건강 악화, 고립감 등으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현실이다.

초고령화 현상은 인류사에서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일이기에, 대처 방법이 많지 않으며 참고할 만한 모델도 마땅치 않다.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는 그 격랑과 파장을 온몸으로 경험하는 중이다. 이들은 오랜 역사 속에서 비슷하게 반복되어 온 생애 경로를 이탈한 첫 세대라고 할 수 있다. 독재 정권의 탄압에 맞서 민주화를 이뤄냈고, 기성세대의 권위를 부정하며 대중문화 속에 자신들의 정체성을 구현했다. 그러다 보니 학력 자본, 문화 자본, 경제력 등에 있어 그 전 세대의 노인과 확연히 다르다.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라는 책제목이 던지는 질문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자신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기억을 재구성하며 자기가 누구인지 느끼고, 이를 바탕으로 멋진 노년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이 작업을 위해, 이 책은 동시대를 영위해 온 세 명의 베이비부머를 초대한다. 사회학자, 문학평론가, 여성학자와 심도 싶은 인터뷰를 하며 드러난 이들의 생애사는 노년을 맞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좌표가 될 것이다.

‘문래동 홍반장’ 최영식은 시대에 ‘비켜서 있었던 삶’을 반성하며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갈 것을 제안한다. 문학평론가 고영직은 최영식의 삶에서 ‘생산자로서의 노년’을 발견한다. 무엇을 먹고, 입고, 발라야 젊어 보일지 고민하는 삶이 아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공동체가 끊임없이 관계 맺으며 더 나은 곳으로 재탄생하기를 꿈꾸는 삶, 젊은 세대가 세상은 살 만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모델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본다.

‘봉사의 달인’ 김춘화는 ‘낀 세대의 여성’이지만 누구의 아내·누구의 엄마가 아닌 김춘화로 살아왔다. 딸로서, 아내로서, 어머니이자 며느리로서 감내해야 하는 지난한 돌봄 노동과 갱년기까지도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은 봉사다. 봉사를 하며 취득한 전문 자격증은 경제적 의미의 노후 걱정까지 덜어 주었다. 여성학자 조주은은 김춘화의 삶에서 여성이 남성 중심적 규범에 저항하고 ‘스스로를 위한 삶’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인생 전략을 포착한다. 바로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들을 자기 것으로, 가족 것으로,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들의 것으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다.

‘이우학교 초대 교장’ 정광필은 ‘어떻게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며 노동운동과 교육 운동에 헌신해 왔다. 우정과 연대를 향해 나아가는 그의 행보는 베이비부머의 인생 이모작을 위한 노년 공동체(50+인생학교)로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유쾌하고 멋진 노년을 준비함으로써 사회의 짐이 아니라 사회의 힘이 되는 시니어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

<나이 들어도 괜찮을까?>는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한 책이다. 부제는 ‘존중 받는 노인을 위한 인권 이야기’이다. 이 책은 현재 노인이 아닌 연령층에게는 사회적으로 노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노년을 미리 준비하도록 하는 한편 노인들에게는 구조적인 변화를 모색함과 더불어 실질적인 지침을 제공하려고 했다.

“한국 사회에서 노년생활은 과연 행복할까?” 이 책은 이런 물음을 던져놓고 이에 대한 답을 찾아보는 시도를 한다. 누구나 노후는 여유 있고 삶을 즐길 수 있는 시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노후의 꿈은 차가운 현실 앞에서 좌절되고 그냥 꿈으로만 남기 쉽다.

또한 이 책은 노인들이 경험하는 문제들을 인문, 철학, 경제, 가족, 성, 정치, 사회, 건강, 죽음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본다. 우리는 “노년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의미 있는 삶은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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