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주 목사의 호스피스 이야기 (1)

김승주 목사 / (사)안양호스피스협회회장(현), 한국호스피스협회고문(회장, 이사장 역),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이사(역), 호스피스완화의료 표준교육 교육자(국립암센터)
김승주 목사 / (사)안양호스피스협회회장(현), 한국호스피스협회고문(회장, 이사장 역),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이사(역), 호스피스완화의료 표준교육 교육자(국립암센터)

1995. 필자가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교육과정을 이수할 때만 해도 간혹 호스티스(Hostess) 선교인가?” 묻는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즈음에 와서는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동안 관계 기관 및 종사자들의 헌신과 사회적 요구 등에 의하여 2016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되고 호스피스 완화의료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우리 사회도 어느 정도는 죽음에 대하여는 열린사회가 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사회적으로도 웰빙시대를 넘어 웰다잉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호스피스에 대하여딱히 정의를 내리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죽음을 내 놓고 거론하기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죽음은 피한다고 피해질 수는 없다. 어쩔 수 없이 맞아야 한다면 정면 돌파를 시도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의미에서 호스피스 사역은 죽음의 정면 돌파를 돕는 사역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필자는 이론가도, 학자도 아니다. 오랜 기간 호스피스 현장에서 떠나시는 분들과 울고 웃으며 함께 지내 온 목회자일 뿐이다. 관심 있는 분들과 그간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

1.호스피스 운동이란 무엇인가 ?

1) 철학적 이해

인생은 누구나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간다. 이 짐은 누구에게나 있는 경제적 짐. 건강의 짐. 관계의 짐 등이다. 어떤 이는 남들 보다 자신의 짐이 더 무겁다며 볼멘소리를 하거나 호소하기도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짐 중에서도 가장 무거운 짐은 죽음이다. 그 짐은 자신이 한 번도 져 본적이 없는 짐이고,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도 없는 짐이다. 그래서 무겁다. ‘호스피스운동이란 이토록 무거운 짐을 아직은 건강한 사람들이 접근으로 조금씩 분산시켜 나누어지자는 생명나눔운동이다. 그러다가 자신도 언젠가 그런 상황을 맞게 될 때는 또 다른 건강한 이들의 도움을 받으며 생을 마감하게 된다면, 이것이야말로 아름다운 세상이 아니겠는가?

 

2) 사회적 이해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치료를 포기하거나 절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차분하고도 품위 있게 생을 마감하려는 본인의 의지 표현이며,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주변의 협조와 도움으로 이루어 내는 희망이다.

 

3) 사역 이해

최악의 상태에서도 과거에 대한 깔끔한 정리와 미래 보장에 대한 확신 속에 하나님의 형상으로써의 존엄성과 품위를 잃지 않고, 평안히 지내시는 가운데 부르심을 받을 수 있도록 돌보는 사역이다.

 

4) 선교적 이해

한마디로 황금어장이다. “물에 빠지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고 한다. 사실이다. 물에 빠졌을 때, 지푸라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은 다 알고 있다. 하지만 빠지면 나도 모르게 잡게 된다. 그만치 절박한 상황이 되면 그 어떤 손이라도 찾게 되는 것은 본능적이다. 치유불가를 선고 받고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게 되었을 때, 상황이나 전달 방법 등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전해지는 복음(생명의 줄)을 마다할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안호선에서는 그간 약 350분에게 세례를 베풀었다. 수세자 지인들로부터는 평상 시 같으면 어림도 없었던 일이었는데 이곳에서는 이렇게 쉽게 이루어지다니...”하며 놀라는 경우들을 본다. 호스피스 현장은 황금어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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