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자에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자질은 윤리와 공정

안양호스피스선교회 대표 김승주 목사
안양호스피스선교회 대표 김승주 목사

내가 호스피스 사역자로 살아 온 것이 자원봉사 기간을 포함하여 올해로 28년이다. 나는 이 사역이 처음부터 주님의 나를 향한 계획이었다는 것을 확고히 믿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하나님 존귀하신 이름에 혹 나의 부족함의 오물이라도 튀지 않게 하려고 나 자신에 엄격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리고 그 일환은 정직! 즉 유불리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정치 논리나 상황 윤리(’네 때는 틀리고, 내 때는 맞다‘)에 휘둘리지 않는 일이었다.

호스피스를 처음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한 불신자를 만났고 그가 주님을 영접하여 세례를 주었는데 가족들은 장례 집례까지를 미리 부탁하였다. 담임목사가 없으니 당연히 수락하였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임종하자마자 인근 다른 장례식장으로 옮기고 나서 장례를 부탁해오는 것이 아닌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일단 그 곳을 찾았고, ‘이 곳에서 장례를 집례 해 드리기에는 나의 입장에서의 어려움이 있음을 설득한 후, 위로의 기도를 해 드리고 나왔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났다. 그곳 방문 소식이 병원 관계자에게 전해 진 것 같았다. 그것도 환자를 그곳으로 빼 돌린 것으로 오해의 옷을 덧 입혀서... ! 순간! 당황은 되었지만,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 정도의 낮은 윤리수준으로는 호스피스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다행히 관계자분은 나의 답변 의미를 이해해 주셔서 없었던 일이 되었지만, 그 사건은 호스피스 사역을 이제 막 시작하려는 나에게 아주 큰 교훈을 남겼다.

그렇다! 하늘의 별을 따는 능력이 있어도 호스피스들은 목적과 수단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

 

성경을 읽기 위하여

양초를 훔쳐서는 안 된다

는 말이 있다. ‘성경을 읽지 못 할망정! 양초를 훔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혼동에 대해 성경은 너무도 단호하다.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7:21~27) 동기가 너에게(명예. 성취감 등) 있었기 때문이다. 소위 사역자라면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가운데 혹 공동체를 위한다는 미명 하에 비윤리적 무리수를 두는 일은 없는가 돌아보아야 한다. 양초가 없으면 성경은 읽지 않으면 된다. 성경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 뜻대로 행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공동체를 위한다는 미명하에

비윤리적 무리수를 둬서는 안돼

안양호스피스선교회가 초창기부터 재정의 투명성을 특히 강조해 온 이유이기도 하다. 금번에 기획재정부로부터 공익법인 지정기부금단체로 재지정(6년 유효)을 받았다. ‘믿고 후원해도 되는 기관으로 정부가 보증한다는 의미다. 이 명예로운 지정에는 명예 뿐 아니라, 후원자들에게는 세제 혜택도 주어진다. 국가지원 없이 순전히 후원에 의지해야 하는 사단법인 등 모든 NGO들에게는 그야말로 로망이다. 하지만 선정 기준이 매우 엄격하다. 매년 온라인상으로 재정 상태를 널리 공지하여 기부금 수입 상태와 재정 운용의 효율성! 투명성! 등이 담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역자들의 기본 자질은 하늘의 별을 따려는 성공 의식이 아니라, 윤리 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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