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주 목사의 호스피스 이야기 (6)

김승주 목사 / (사)안양호스피스협회회장(현), 한국호스피스협회고문(회장, 이사장 역),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이사(역), 호스피스완화의료 표준교육 교육자(국립암센터)
김승주 목사 / (사)안양호스피스협회회장(현), 한국호스피스협회고문(회장, 이사장 역),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이사(역), 호스피스완화의료 표준교육 교육자(국립암센터)

4) 희망의 추구(a)

희망은 영적 돌봄의 핵심이다. 인간은 의미와 사랑 뿐 아니라 희망을 먹고 산다. 그 어떠한 극한 상황에 내몰린다고 해도 희망이 있으면 견딜 수 있다. 호스피스 돌봄의 궁극목표가 평안이라면, 희망은 호스피스 활동의 핵심 중에서도 핵심(core) 이다. 말기 환자가 가지는 희망은 다음과 같다.

* 치유에 대한 희망

아무리 현대 의학적으로 치유불가를 선고받았다고 하더라도 치유에 대한 희망마저 포기한 것은 아니다. 필자의 첫 세례자 J 선생은 세례를 받으신 후 새 예루살렘에 대한 기대가 크다하시곤 하여 함께 한 우리 모두에게 보람과 기쁨을 주시던 분이셨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갑자기 목사님! 하나님께서 조금만 더 연장시켜주지 않으실까요?“ 하셔서 순간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하루가 다르게 눈부시게 발전하는 의학과 기적을 기대하게 되는 것은 본능이고 정상이다. 이미 의학적으로 선고되었다고 하여도 주위에서까지 그토록 절망적인 상황을 강조할 수는 없다.

생명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께서는 우리 삶에 대한 근본적이고도 포괄적인 청사진을 가지신 분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 큰 청사진 안에서 그분의 의지와 은혜를 경험하며 살아왔습니다. 그 하나님은 OO님의 현재 이 상황을 너무도 잘 알고 계실 것이고, 이 상황에서도 그 어떤 계획도 가지고 계시리라고 믿고 싶습니다. 이토록 힘든 시간이지만, 다시 한 번 지금까지 함께하시며 때를 따라 은혜를 주셨던 그 분께 대한 믿음을 굳게 하면서 새로운 은혜를 기다리셨으면 좋겠습니다는 식으로 위로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 내세에 대한 희망

사람에게는 직관(直觀)이 있다. 아무리 주변의 위로가 있고, 또 본인이 아무리 의지를 가지고 부인하고 싶어도 몸의 상태가 더 이상 좋아지지 않거나 무너지는 것을 느끼게 되면 겉으로 표현은 안하지만, 자신의 상황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되고 서서히 수용할 자세가 되어진다. 수용도 수용 나름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어떤 것들 때문일까?

1. 존재의 소멸에 대한 두려움

지금까지의 자신이 없어진다?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2. 역할 상실에 대한 두려움

하던 일의 중단이다. 특히 왕성히 활동하던 이들의 미련과 상실감은 너무도 크다.

3. 죽어가는 과정의 두려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너무 고통스럽다. 흔히 어른들이 밥 잘 먹고 자다가 가는 게 소원이라고 하셨지만 그게 맘대로 되는가? 이 세상에 영화나 문학작품 같이 아름다운(?) 죽음은 없다.

4.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의 두려움

상상조차 가늠하기가 어려운 고통이다.

5. 미경험 세계에 대한 두려움

죽음은 미경험의 세계다. 지식과 경험은 다른 것이다. 미지의 세계를 그것도 단독자로 나아가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6. 사후 심판에 대한 두려움 등이다.

9:27에서 한번 죽는 것은 정하신 것이요 그 이후로는 심판이 있으리니..“하셨다. 성경을 모른다고 해도 양심은 심판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되어 있다. 심판을 의식하는 사람에게서 무슨 평안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죽음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수용의 종류는 무엇이 있을까?

-부정적 수용

이미 언급한 바가 있지만,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함으로 한 번 더 강조하고 싶다. 너무나 많은 이들이 마음으로는 전혀 받아들일 수 없지만, 상황 상 어쩔 수 없으니까 모든 것에 시작이 있으면 마침도 있으니까

또는 몸이 영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몸이 다른 형태로 바뀌는 것이다등 이런 저런 근거 없는 애매한 이유를 들어가며 죽음을 수용하는 태도이다. 종교적 해법을 얻지 못했거나, 찾았어도 확신이 없으면 누구나 그런 태도를 보일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죽음은 생존 본능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기에 너무나 큰 고통이 따른다. 짜증과 분노가 심해지고, 심신이 편치 않으니 제대로 잠을 이를 수 없다. 무서운 악몽을 자주 꾸게 되고 삶의 질이 그야말로 바닥이 되어간다. 죽음을 승화시키는 그 어떤 특단의 힘(종교적 구원)이 개입되지 않는 한, 자연 상태로써의 인간은 다 똑 같은 현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필자가 아침에 출근하면 기도를 부탁하는 환우들이 종종 있었다. “무슨 기도를 드려 드릴까요?” 하는 질문에 밤새 한 숨도 못 잤으며 시커먼 것이 나타나서 잡아끌면서 가자!” “가자!” 하는 바람에 무서워서 한숨도 못 잤노라!‘ 하는 분들을 본다.

기도를 해 드렸고, “밤에 주무실 때에 예수님! 평안한 잠을 주세요’”하며 기도를 드리고 주무시기를 권면하곤 하는 데 실제로 도움을 받는 분들이 많았다.

 

정서적 고통에서의 5단계(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는 시카고대학 정신의학과 교수이자 의사인 큐블러 로스가 오랜 임상경험을 통하여 발표한 죽음학의 토대가 되었던 이론이다.

그는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고치가 나비가 되듯이 다른 차원의 이동이 있을 뿐이다고 말기환자들을 위로하고 또 설파하곤 하였다.

그러던 그녀도 암을 얻게 되었고, 말기에 이르러 심하게 고통하게 되었는데 화를 많이 내는 등 평소의 그 답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그를 잘 알고 있던 기자가 당신은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그렇게도 희망을 많이 이야기 했는데 정작 당신은 왜 죽음 앞에서 화를 내는가?“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그녀는 솔직하게 그 때 내가 이야기 한 죽음은 다른 사람의 죽음이었어“ “그 때는 호랑이가 철책 안에 있었지만, 지금은 철책 밖으로 튀어 나와서 나에게 달려들고 있잖아!” 하였다고 한다.

누구나 그 시간을 미리 장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태도를 충분히 이해 할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아쉬운 점은 그가 마지막에 보여 주었던 언행과 태도다. 그가 남에게 위로 차 죽음을 설명하기는 했어도 정작 자신은 처음부터 어떤 확신에 근거한 희망이나 기대보다는 어쩔 수 없이 당해야 한다는 운명적 수용 태도를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말기환자에게 확고한 내세관(구원관)은 너무도 중요하다. 이 확신이 없이는 죽음을 긍정적으로 수용하기가 어렵다. 긍정 수용이 어려우면, 궁극의 목표인 평안은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는다.

<예심 아카데미 안내>

일정안내 :

() 안앙호스피스선교회가 주관하는 무료호스피스 아카데미가 95~129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2~320분까지 유튜브로 진행된다.

교육안내 :

이번 모든 과정은 무료로 진행되며, 교육과목으로는 호스피스개요, 자원봉사자의 역할과 자세, 영상교육, 죽음이해와 웰다잉, 호스피스 신체적 돌봄, 호스피스 정서적 돌봄, 호스피스 영적 돌봄(1,2), 영성 있는 찬양, 교회와 호스피스, 가정호스피스의 실제, 말기환자와 위기상담, 사별가족 돌봄의 과정을 배우게 된다.

신청문의 :

모든 과정을 이수하면 사단법인 안호선 이사장 명의 이수증을 준다.

신청은 다음카페 : http://cafe.daum.net/ayhospice

이메일 : ayhospice@hanmail.net 문의전화 : 031-443-2785(사무국)

 

추천사 :

샘물호스피스' 실장으로 근무하시고 '샘병원' 원목으로 지내시다가, 지금은 독일 베르린 지역 파독 광부와 간호사 '호스피스 선교사'로 계신 박희명 선교사님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예심아카데미 교육'을 다음과 같이 추천했다.

아름다운 섬김과 축복의 삶을 위한 훈련을 소개합니다.

1. 안양호스피스의 호스피스 교육은 언제나 깊은 영성을 바탕으로 은혜가 풍성한 교육입니다.

2. 가장 귀한 것은 모두 공짜이듯이, 이번 호스피스 교육 또한 무료 온라인 강의로 진행됩니다.

3. 오랜 봉사 경험을 가진 훌륭한 강사진과 유튜브 강의로 진행되어 시간을 내기 힘든 분들에게도 좋은 기회입니다. 죽음 앞에 선 분들을 도우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유익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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