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주 목사의 호스피스 이야기 (6)

김승주 목사 / (사)안양호스피스협회회장(현), 한국호스피스협회고문(회장, 이사장 역),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이사(역), 호스피스완화의료 표준교육 교육자(국립암센터)
김승주 목사 / (사)안양호스피스협회회장(현), 한국호스피스협회고문(회장, 이사장 역),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이사(역), 호스피스완화의료 표준교육 교육자(국립암센터)

 

2) 용서와 화해 추구

(이 장은 전장 시간의 의미에서 회복해야 할 왜곡된 관계 중 수평적 관계와 관련된 내용이다.)

인간은 관계 중심적 사회에서 살아간다. 때로는 이해문제로 혹은 감정문제로 갈등하게 된다. 섭섭한 감정에서 시작하여 불만을 거쳐 분노하게도 되고 좀처럼 씻을 수 없는 원한을 맺게도 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이성적으로 그래서는 안 되는 사이에서도 이런 일들은 일어난다는 것이다.

기도도 해 보곤 하지만, 자존심 문제나 상대의 무반응 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일생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을 정리해야 할 시점임을 자각하면 이 문제도 해결하고픈 마음이 생긴다. “사랑은 두려움이 없다라고 하셨다. 진지한 기도와 큰마음을 가지면 이런 두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

필자가 섬기던 교회 C집사님과 시어머니와의 관계는 마치 친정엄마와 딸 같은 모습의 너무도 아름다운 관계였다. 그런 중 시어머니가 암을 얻었고, 끝내는 부르심은 받았다. 조문을 갔을 때 집사님은 목사님. 며칠 전에 어머님과 야자 타임했어요라고 하는 게 아닌가? 피차 계급장 떼고 그동안 숨기고 있던 속 이야기를 다 털어 놓고 보니 서로가 너무도 많은 앙금이 있었던 것을 알게 되었고, 눈물을 흘리며 서로 화해하고 보내드렸다는 뜻이었다. “끝까지 효도 참 잘 하셨어요.” 격려해 드리면서 필자 자신 또한 깨달은 바가 컸다. 화해는 죽음으로 가는 가장 아름다운 코스이다.

이처럼 떠나는 사람이나 남는 사람이나 갈등은 서로가 큰 부담이므로 이심전심으로 서로가 화해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이 얼마나 아름답겠는가? 하지만 특히 떠나는 분이 전혀 그럴 의사가 없을 경우,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심리학적 의사소통 방법에는 부정적 피드백이 있다. ‘부정적 피드백은 영적 돌봄에서 화해나 용서하기에 적용할 수 있다. 꼭 전해주어야만 하지만, 귀에 거슬리는 이야기가 될 수 있기에 쉬운 일은 아니다.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다. ‘의미 찾기에서의 더블 리스닝과 비슷하게 진입한다.

가령. 남편의 부정행위(불륜)로 격렬한 다툼을 벌린 끝에 이혼을 한 부인의 경우가 있다면, 상대방을 용서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1. 내용 알아주기(사실관계 확인)

! 이혼을 하셨군요.”, “헤어진 지 O년 되셨군요.”, “그럼 자녀들과도 떨어져 있는 거로군요

 

2. 긍정적 의도 알아주기

가정을 언제까지나 지옥으로 만들 수는 없었겠지요.”

 

3. 감정 알아주기

“‘애증은 뿌리가 하나라고 했으니 얼마나 배신감이 크셨겠습니까?”, “믿었던 만큼 상처도 컸겠군요.”

 

4. 성격의 긍정적인 면 알아주기

그래도 결단력이 대단하신 거 같습니다.”, “생각(자녀 배려)이 깊으신 거 같아요.”

 

5. 숨은 의도 알아주기

(의도 알아주기의 반복: 상대로 하여금 더욱 신뢰감을 갖게 한다)

더 이상은 가정을 생지옥으로 만들 수는 없었겠네요.”

 

6. 내 뜻 말하기(부정적 피드백의 핵심이다. 짧게! 분명하게!)

“‘그리고로 시작한다 (‘그러나는 금물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긴장감을 부르기 때문이다)

혹 이런 생각 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진실로 자녀들을 위하신다면, 그 자녀들이 지금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셨나요?“

*“사태가 이렇게까지 악화된 것은 혹 자신에게도 일정부분 책임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보신 적은 없으신가요?”

* “소꿉장난 중 티격태격하는데 씻고 밥먹자!’라는 엄마의 부름이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 “어차피 우리는 주님의 자비를 한없이 구해야 할 입장인데 나는 남을 용서치 않으면서, 나만 용서해 달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

만일 일련의 권면을 경청하는 중. 참았던 울음을 터트리는 경우가 있다면, 이는 권면을 받아드린다는 표현일 수 있다. 이 때는 조용히 안아주면서 눈물을 그칠 때까지 기다려 줄 수도 있고, 기도로 위로해 줄 수도 있고, (원한다면) 상대방의 의향을 물어 화해의 자리를 마련해 줄 수도 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소꿉장난 같은 인생(4:14)을 살다가 떠나는 마당에서 그동안 본의 아니게 쌓인 감정을 해소하지 못하고 떠나게 된다면, 한 인생으로써는 너무 억울한 인생이 된다는 것을 호스피스들은 염두에 두고 설득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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