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불교의 최고 영예인 대종사의 칭호를 얻은 자승이 ‘소신공양(燒身供養)’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다. 소신공양이란 ‘묘법연화경’에 약왕보살이 향유를 바르고 일월정명덕불(日月淨明德佛) 앞에서 보의(寶衣)를 걸친 뒤, 자기 몸을 불살랐던 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조계종도 자승의 죽음을 공식적으로 ‘소신공양’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 부처가 분신을 요구했는가? 부처가 다시 온다면 분신을 용인할까? 불경에서 그렇게 가르치는가? 불교에서 가장 으뜸가는 교리는 불살생(不殺生)이다. 

   ‘소신공양’의 가르침은 불경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 뻔뻔한 주장으로 ‘자살한 승려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한 것은 불교뿐 아니라 모든 종교계를 모독하는 것’이다. 지난 세기 ‘베트남에서 승려 틱꽝득(1897~1963)이 불교 탄압에 맞서 항의의 뜻으로 분신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베트남은 남북이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세력으로 갈려 소련과 중국 그리고 미국을 등에 업고 이데올로기 대리전쟁을 벌이고 있었던 시기였다.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내세우기 위해서 행했던 자결이었지 칭찬 받아야할 공양은 아니다. 

   이것을 보면서 예수님을 팔아넘기고 자책감을 견디지 못해 자결한 가룟 유다가 생각남이 왜일까? 그 종교에 영생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종교는 민간에 본이 되고 행복을 가져다 주어야할 책무가 있다. 1987년 8월 29일 용인에서 오대양 대표 박순자를 비롯해 가족·종업원 등, 신도 32명이 손이 묶이거나 목에 끈이 감긴 채 시체로 발견됐다. 
이들 대부분은 구원파 신도였다.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자살의 위장사건으로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최대의 변사사건이었다. 집단자살을 통해 천상으로 올라간다고 주장하는 이단자들의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이었다. 
세계사에 국가의 수반을 지낸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빈번히 일어났었다. 
구약의 사울 왕을 비롯하여 독일의 히틀러는 자존심을 내세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통령을 지냈거나 시장과 도지사가 임기 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일본의 무사들은 사무라이정신을 내세워 부모나 윗사람에게 무조건적인 복종을 맹세하며 목숨을 끊는 것으로 충성을 보이기도 한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목숨을 누구도 끊을 수 없다. 그것이 충성의 척도가 되어서도 안 된다.

임동헌 목사(광주첨단교회)
임동헌 목사(광주첨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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