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인공지능
AI는 위의 첨단 테크놀로지들의 총체이자, 실체이자, 그 지향하는 최종 목표이다. 특별히 위에 언급된 테크놀로지들 중 인터넷 기술을 포함하는 정보기술(IT)과 뇌 과학 혹은 신경과학(Neuroscience)을 포함하는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은 주로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주된 관심을 두고 있는 알파고와 같은 AI를 창출해내는 선두 주자들이라 할 수 있다. 알파고는 모든 최신 전자 장치들을 인터넷에 연결하는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기술에 기반을 두어, 엄청난 양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빅데이터(big date)를 자산으로 삼아, 인간의 사고 유형과 유사한 학습 방식을 따르는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을 컴퓨터에게 부과함으로써 주어진 문제 또는 상황에 대하여 컴퓨터 스스로가 답이나 결론을 도출해내도록 하는, 정보기술과 인지과학과 같은 첨단 테크놀로지들이 만들어낸 AI 프로젝트의 산물이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AI 프로젝트는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여 왔고 이제는 사회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기에 이르렀으나, 그 목표에 비추어 볼 때면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왜냐하면 이를 이끌어온 첨단 과학자들과 미래학자들은 AI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그 최종 목표를 단순히 ‘인간처럼’만이 아니라 ‘인간을 넘어서’ 이상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높은 목표를 설정한 이상 지금까지는 초보적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보이지만, 머지않아 그 목표는 이루어질 것이다.
해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전자 쇼인 CES의 주최 측인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가 발표한 `기술 트렌드 2020′ 보고서를 보면
1) 사물 인터넷에 인공지능이 부착된 ‘사물지능’시대가 온다.
2) 기업용 솔루션, 의료, 농업에 5G가 활용되기 시작한다.
3) 소비자 속으로 인공지능이 들어온다.
4) 스트리밍 전쟁이 시작된다.
5) 향후 10년은 전기 차의 시대이다.
6) 디지털 헬스 케어는 라이프 스타일이 된다.
7) 나와 교감하는 로봇과 나의 일을 대신해 주는 로봇이 등장한다고 했다.
여기서 트렌드 7가지 가운데 4가지가 인공지능과 연결되어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AI와 기독교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미래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믿고 연구하지만, 실제로는 몇 가지 문제점들도 남아있다.
첫째는 안정성에 대한 쟁점이다. 지금까지 보아왔듯 AI의 놀라운 학습 습득능력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그렇다면, 아무리 약한 AI라 할지라도 그대로 머물러 있지는 않을 것이다.
둘째는 인간 윤리에 미치는 영향이다. 현재도 자율자동차의 사고의 주체를 누구로 잡을 것인지 정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윤리적 문제에 노출될 때 그때 가서 AI의 계발이나 사용을 후회할 수는 없다.
세 번째 쟁점은 프라이버시 침해에 관한 문제이다. 나노 기술과 융합을 바탕으로 AI로봇은 어디든지 갈수 있고, 무엇이든지 마음먹은 대로 활동가능하다.
네 번째는 기술격차, 정보격차, 경제격차가 더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앞으로의 논의의 초점은 AI에게 감성, 창조성, 예술성이 가능한가를 넘어서서, 이를 결국 모두 이루어낸 AI가 과연 자유의지나 양심이나 도덕성까지도 지닐 수 있는가로 상향될 필요가 있으며, 만약 이 또한 지니게 된다면 AI에 대한 윤리적 담론까지도 형성되어야할 것이다. 특별히 첨단 테크놀로지들의 총체라 할 수 있는 AI 프로젝트를 사변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정당화시켜주는 역할을 트랜스휴머니즘을 제시하는 미래학자들이 감당하고 있기에, 갈수록 부각되어가는 그러한 담론의 형성을, 그 내용 속에서 실제로 도전받고 있는 기독교 신학이 넋 놓고 바라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인간처럼 되려는 AI 프로젝트가 인간을 넘어서려하는 것처럼, 기독교의 기본 개념인 하나님, 인간, 창조성 등을 사변적으로 건드리면서 이를 넘어서려는 AI의 트랜스휴머니즘의 담론의 형성에 신학은 부지런히 대처해야할 것이다. 다양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전대경은 4차 혁명 시대에 AI 설교자의 출연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AI와 종교는 오늘날 뿐 아니라 앞으로는 점점 더 큰 연관을 갖게 될 것이라고 본다. 그 이유는 크게 3가지 때문이다.
첫째, AI가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회와 교회는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사회가 영향을 받으면 교회도 그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된다.
둘째, AI의 도래와 더불어 트랜스휴머니즘 같은 새로운 종교(믿음 혹은 신앙)들이 생겨난다.
셋째, AI에게 전자인격 혹은 도덕적 행위자로서의 인격을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대두된다. 이러한 문제는 철학이나 법학을 넘어 신학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각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람들은 내면적 공허함으로 인해 더욱 더 교회를 찾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공허함을 채울 수 있는 것은 “영성”이고 이것은 오직 하나님만이 해주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혹자는 ‘설교자는 하나님과의 영적 교제를 통한 성령의 감동과 더불어 자신의 체험과 “인격”이 포함되어야 하기에, 로봇 설교자의 설교는 비성경적’이라고 한다. 여기에 논의의 핵심이 있다. 로봇 설교자는 인간 설교자를 대체할 수 없다. 인공지능의 기능이 아무리 훌륭해도 마음이 없기에 인격이 없고, 인격이 없기에 영성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단, 인공지능은 결코 설교자를 대체할 수 없지만 목회를 돕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