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욱중목사의 시선] 코로나와 물맷돌

  • 입력 2021.02.01 20:01
  • 수정 2021.02.1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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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욱중목사, 조은비전교회담임, 연세대학과법학과졸업, (주)대우근무, 장신대신대원(M.Div), 역서로는 [거룩한 죽음], [지성인을 위한 신앙 지침서] 등이 있다.
주욱중목사, 조은비전교회담임, 연세대학과법학과졸업, (주)대우근무, 장신대신대원(M.Div), 역서로는 [거룩한 죽음], [지성인을 위한 신앙 지침서] 등이 있다.

"한국불교 2천년의 힘: 안거제도"

지금 곳곳의 사찰에서는 동안거(冬安居)가 한창이다. 일년중 여름 90일과 겨울 90일 동안 산문(山門)을 걸어 잠그고 화두참구(話頭參究)에 열중하는 안거제도는 한국 불교의 명맥을 2천년 가까이 이어 오게 한 원동력임에 틀림이 없다. 며칠 지나면 동안거(冬安居)를 끝내고 산문을 나가 하안거(夏安居)가 시작되는 날까지 만행(萬行)의 길을 떠날 것이다. 안거는 신앙의 힘을 구심화(求心化)하는 작업이요 만행은 원심화(遠心化)하는 길인데, 이를 통하여 안으로는 상구보리(上求菩提), 밖으로는 하화중생(下化衆生)의 불교적 이상을 구현해 나가는 것이다.

 

"다윗의 물맷돌"

사무엘상 17장에는 다윗과 골리앗의 전투가 등장한다. 다윗은 물맷돌 하나로 거인 골리앗을 일격에 쓰러 뜨린다. 물맷돌은 고대로부터 사용된 무기로 이스라엘도 물맷돌 부대가 있었으며(대상12:2;대하26:4), 오늘날 까지도 팔레스타인에서 데모할 때 사용되고 있는 유서 깊은 무기이다. 물매에 회전력이 더해질수록 구심력은 증가되고, 물매로부터 돌이 빠져 나가는 순간 축적된 구심력은 그대로 원심력으로 전환되어 시속 70~80km까지 날아가 치명적 살상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선행된 구심력과 전환된 원심력- 이것이 물맷돌의 운동원리인데 그 안에서 안거(구심력)와 만행(원심력)에 상응하는 원리를 엿볼 수 있다.

 

"인터콥과 IM선교회의 공통분모: 선교"

요즘 인터콥에 이어 IM선교회 사태로 다시 한번 한국교회가 공공의 적인양 여론의 질타가 매섭다. 설 대목을 앞두고 거리 두기가 연장되어 저잣거리의 원망이 더욱 들끓고 있으니 민망하여 몸 둘 바를 모르는 기독교인이 한 둘이 아닐 것이다. 인터콥과 IM선교회-이 두 기관의 공통 분모는 선교이다. 각각 땅끝 선교영어 교육을 통한 선교사 양성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두 단체가 성업 중인 주된 이유들 중 하나는 한국교회의 뜨거운 선교열에 있으리라. 한국교회는 이미 선교 과잉(hyper mission)의 시대에 접어든지 오래이기에 당연한 현상이 아닐까? 과잉은 조급함의 결과이며, 부실은 그 열매이기도 하다.

 

"선교과잉시대: 함량미달 유사 선교사와유사 선교사역"

선교는 기독교 사역의 절정이며 가장 고양된 사역이기도 하다. 신학적 훈련은 물론이고 어학과 타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 실천적 능력과 건강도 구비해야 한다. 그러기에 올바른 선교를 위해 그에 걸맞는 심화된 훈련은 필수가 아니겠는가? 다윗의 물매질이 한 순간에 발휘된 것이 아니듯-골리앗을 만나기 전 여러 해 동안 광야에서 양떼를 지키기 위한 수 많은 물매질의 결과인 것처럼, 올바른 선교 사역을 위한 훈련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날 선교 과잉의 시대에 양산되는 함량 미달의 유사 선교사와 남발되는 유사 선교사역이 가져 오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당연하다고 하겠다.

 

"코비드-19가 주는 교훈: 한국교회 안으로 힘을 축적하라"

어느 순간 코비드-19가 갑자기 나타나 선교를 향한 한국교회의 조급한 발목을 붙잡고 있다. 그 속에 숨겨진 뜻은 무엇일까? 만행(萬行) 이전에 안거가 선행되듯, ‘성장과 선교에 몰입하느라 선교 200년도 이르기 전(한국 불교는 전교(傳敎) 2천년을 향해가고 있음을 기억하라) 기진맥진한 한국교회를 향하여 안으로 향하는 힘을 축적하라고 명하는 것은 아닐까? 지금의 물매질로는 거인 골리앗을 타격하기는커녕 토끼 한 마리도 잡을 수 없음을 자인하고, 신앙의 구심력을 축적하라고 명하는 것은 아닐까?

얼마 전 페루 리마에 살고 있는 친구로부터 그곳의 소식을 들었다-“여기 리마는 하루 중 한 시간 시장 가는 시간 외에는 집콕해야 해!” 코로나가 한국교회에 발하는 외침도 집콕하라는 기독교적 안거에 있지 않을까? 오래전 이사야의 외침처럼.....

주 여호와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자가 말씀하시되 너희가 돌이켜 안연히 처하여야 구원을 얻을 것이며 잠잠하고 신뢰하여야 힘을 얻을 것이어늘...”(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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