엥? 벌써 11월? 시인은 세월이 간다고 서럽다고 했던가? 그러나 다시 생각하면 나이가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왜냐하면, 젊어서는 몰랐던 것들이 깨달아지고, 콩콩 뛰어다니느라 바빠서 보이지 않았던 하나님의 아름다운 작품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애국가 가사처럼 11월의 가을 하늘과 구름은 정말 멋지고 광활하다.
가을 단풍 구경을 다니다 보면, 연로한 부모를 모시고 나온 젊은 분은 많지만 어린 아기의 모습이나 웃음소리는 좀처럼 듣기 힘들다. 누군가 저쪽에서 유모차를 끌고 오면, 제발 그 속에 아기가 타고 있기를 바라나 동물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나도 유모차 안에 아기 대신, 예쁜 강아지의 모습이 보이면 속으로 한숨이 나온다. 에휴~!
교회에 어린아이들이 없어서 교회학교가 많이 없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회 어른들은 서로 말로만 걱정하고 있지, 도대체 누가 이 일을 구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정말 답이 없을까?
우리나라 교회는 아직도 조선 시대 양반들의 체면 문화로 길들어있다. 교인 숫자를 키우는 것도, 교회 직분을 받는 것도, 세계 선교에 목숨을 거는 것도, 장년을 위한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것도, 조선 시대처럼 내 체면을 높이기 위함은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물론 예수님의 마지막 명령이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였기에, 우리는 가난했던 1970년대부터 세계를 향해 적극적으로 선교를 시작했다. 그 덕분에 하나님께서 온 세계가 깜짝 놀랄 부강한 대한민국을 허락하심은 확실하다. 역사적으로도 선교를 열심히 한 나라마다 하나님의 축복을 받았음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이 작은 조선까지 복음을 전해주었던 유럽과 미국 교회는 큰 실수를 했고, 우리도 역시 그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내 자식에게는 적극적으로 전도하지 않은 실수다. 교회마다 이를 회개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의 유학생 시절에, 내가 다녔던 미국 교회들은 교인이 300명이 되면, 교회 옆에 작은 학교인 Nursery School(유아원)을 만들고, 교세가 자라서 500명이 넘어가면 유치원(Kindergarten)을, 그리고 1천명이 넘어가면 Elementary School(초등학교)과 중고등학교(Middle and High School)를, 그 후에는 기숙사가 있는 대학교를 교단이 합세해서 운영한다.
나의 두 아들을 기독교 학교에 보내면서 아이들의 신앙이 잘 자라길 바랬다. 그러나 미국 기독교 교육은 힘이 없어 보였고 교사들에게서는 신앙인다운 언어를 듣기 어려웠다. (물론 친절하셨지만) 아차~! 내가 정신을 차린 뒤엔, 아들들은 뻥! 하고 성장한 후였고, 내 공부가 바빠서 차마 참견조차 하지 못하고 어리석게 세월을 보냈음을 얼마나 후회하며 회개했었는지... 아이들 공부는 그냥 그렇게 학교에 맡기는 것인 줄 착각했었지…이제야 보이는 되돌릴 수 없는 일을 어쩌면 좋을까...
나의 말에 공감하시는 목회자들이 계시다면, 우리는 지금 급하게 교회에 선교원(미취학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만들어야 한다. 유아기에는 평생 사용할 뇌세포가 왕성하게 발달한다. 물론 현재는 있는 어린이집도, 유치원도 아이들이 없어서 문을 닫는 시기이지만 바로 이때 기독교적인 가치관으로 아이들을 맡기고 키울 수 있는 선교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때 매일 찬송과 성경말씀으로 자란 아이들은 얼굴도 품행도 다르다. 그런데 슬프게도 고국에 돌아와 보니, 거의 모든 교회가 선교원 문을 닫고, 국공립으로 바꾸는 바람에 아이들을 위한 예배는 고사하고 ‘날마다 우리에게 양식을 주시는...’ 찬송도 못하도록 어른들은 아이들의 입을 막았다.
그럼에도, 어떤 믿음 좋은 원장님은 목사님을 모셔다가 한 달에 한 번씩 아이들과 예배를 드렸는데 한 부모가 고발하여 큰 벌금이 나왔다고 울상이다. 그분이 다시 아이들과 예배를 드릴 수 있을까? 이런 소식이 다 퍼졌으니 어느 어린이집에서 감히 예배를 드릴 수 있을까?
여기가 바로 자유대한민국! 아닌가? 우리 헌법에 예배드리지 말라고 쓰여있는가? 아니다! 우리가 겁쟁이가 되어서, 어린아이들이 성경을 듣지 못하도록 어리석게도 선교원 문을 스스로 닫았으면서 교회에 아이들이 없다고 넋두리를 한다.
사탄은 뿔을 달고 무서운 얼굴로 우리에게로 달려들지 않는다. 멋있게 “법!”으로 포장해서 우리 앞에 던지면, 겁쟁이 교회는 스스로 문을 닫는데 이를 아무도 막아서는 사람이 없음은 통탄할 일이다!! (...성 무너진 데를 막아서서, 나로 하여금 멸하지 못하게 할 사람을 내가 그 가운데서 찾다가 찾지 못하였으므로 내가 ... 그들 머리에 보응하였느니라)(에스겔 22장).
지금 미국과 유럽교회를 보라! 저들이 복음을 적극적으로 자녀들에게 가르치지 않았을 때, 교회 학교에 투자하지 않았을 때, 교회는 박물관과 음식점으로 팔리고 있다. 오늘 당장! 교회가 다시 선교원을 세워, 아이들에게 매일 성경을 가르치지 않으면 우리나라도 희망이 없다.
부자가 된 한국교회들이여! 제발 내 자식을 맡기고 싶어 안달할, 은혜롭고, 깨끗하고, 실력 있는 본때 나는 선교원을 세워 선교하십시오!! 이것만이 교회를 다시 살릴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