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전태규 목사】 가볼 만한 교회

  • 입력 2025.03.0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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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흥회에 나가면 "누가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게 문제가 아니고, 실력이 없는 게 문제"라는 말을 가끔 한다. 아는 목사님이 신문에 기고한 글을 읽어 보니 자신이 가장 신경 쓰는 분야가 '설교 준비와 그것을 위한 기도 생활'이라고 하였다. 다른 것은 대신이 가능하지만 그것만큼은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오래전 동창생인 고신일 감독이 목회하는 기둥교회에서 부흥집회를 인도하고 왔다. 사실 고신일 감독은 아버지 고용봉 감독님의 후광으로 큰 목회를 하는 것이라고 평상시 생각했었다. 그러나 집회를 다녀온 이후 내 마음은 한없이 부럽고 이런 훌륭한 교회와 목사, 그리고 성도들을 자랑하고 싶어졌다.

 

고용봉 감독님의 현역 시절, 그분이 집회하실 때 참석한 적이 있었다. 후배들에게 해 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냐고 여쭈었더니, 후회되는 것이 있다고 하시면서 후회 없이 살라고 당부하셨다. 감독님께서 후회하시는 것은 첫째 많이 못 배운 것, 둘째 한 교회에서 오래 있지 못 한 것, 셋째 꿈을 크게 갖지 못한 것이라고 하셨다. 그만큼 성공하신 목사님도 흔치 않으련만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을 때 얼마나 큰 그릇인가를 느꼈고, '나도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지! 하고 재삼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고 감독님은 은퇴하신 후에 교회 일에 전혀 개입하지 않으시고 축도조차도 하지 않으신다고 하니, 자신이 서야 할 자리와 서지 말아야 할 자리를 분명히 아시는 분이다.

아버지에 이어 중부연회를 섬긴 고신일 감독은 나와 동창생으로 30년 전부터 가까이 지내는 사이다. 훌륭하신 감독님 밑에서 잘 배우고 큰 교회에서 목회하며 큰 목사님이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간 관념이 정확하고 부지런하고 성실하며 교인 한명 한명에 지극한 관심을 쏟는 목사다. 부목사들의 단점을 뒤로 숨기지 않고 나단처럼 즉석에서 시정 명령하고 스스로 고칠 수 있도록 하는 모습을 보며 카리스마가 있음을 느꼈다. 부교역자 훈련을 호되게 시키는 반면, 그들의 비전을 위해 국내외에서 박사 과정까지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줄 뿐 아니라 해외에도 자주 내보내는 것을 보았다. 부교역자와 교인 전체의 훈련이 나무랄 데 없이 잘 되고 있음을 보았다.

당시 부천이라는 지역이 그리 부유한 지역은 아니지만, 성도들의 신앙 반응은 처음 그 어느 지역보다 앞서가는 것을 느낀다. 찬송을 인도하는 부목사는 해병대 박수를 강조하였고, 강사를 마중 나온 부목사는 내가 차에 타기만 하면 "출발하겠습니다. 안전히 모시겠습니다.“라고 정중하게 말했는데 마치 황제가 된 느낌이 들었다.

금번에 깨달은 것은 교회와 성도는 은혜가 있어야 하며 신앙훈련을 잘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부흥회 시간 중 새벽과 낮, 그리고 저녁 집회에 모이는 인원에 별 차이가 없음이 특이했다. 또한 분위기나 환경이 사람을 높여 준다는 것도 깨달았다. 꼭 가볼 만한 교회로 추천하고 싶다.

”주님! 부족한 종을 사용해 주시니 감사하오며 늘 겸손히 주님만을 높이는 종이 되게 하옵소서. 이것이 나의 평생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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