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전태규 목사】 한 알의 밀알이 된 장로

  • 입력 2025.04.16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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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다."라고 전도자는 말한다. 또한 "사람이 사는 동안에 기뻐하며 선을 행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는 줄을 내가 안다."라고 하였다. 이 말씀을 떠올리고 있으면 문득 떠오르는 사람이 있으니, 지금은 이미 고인이 되신 이세복 장로님이시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께서 강경지방 화정교회에 부임하셨다. 이 교회는 전형적인 농촌 교회였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월남전에 국군을 파병하던 시절이었다. 일단은 지원병을 받고 그러고도 모자란 병력은 차출하여 보냈었다. 교인들은 새로 부임한 우리 가족에게 이세복 청년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시골 교회에 풍금이 없어서 그것을 장만하기 위해 그가 월남전에 지원했다는 것이었다. 교인들은 기도 시간마다 그가 무사히 돌아오길 기도하였다.

오랜 시간이 흘러 그가 귀국하였다. 시커먼 얼굴에 키도 작아 세상의 눈으로 볼 때는 흠모할 만한 모습은 아니었으나, 그의 성품이나 신앙생활 하는 모습은 과연 모범적이고 귀하였다. 돌아온 그는 그동안 모은 십일조를 큰 봉투에 두둑하게 담아 제단에 드렸는데 모처럼 만에 시골 교회 재정이 여유롭게 돌아갔다. 또한 그는 기도의 사람으로 새벽 기도회, 철야 기도회 등 기도 생활에 모범을 보였고, 근면 성실하였으며, 목사님 말씀에도 절대 순종하였다.

그 당시 교회에서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포기한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그는 가르치는 사람이 훨씬 나이가 어렸음에도 겸손한 자세로 배우는 일에 앞장섰다. 그는 5형제인데, 막냇동생이 홍성 금마교회를 담임하는 이안복 목사다. 또한 슬하에 남매를 두었는데 아들 이청원 목사는 경기도 광명에서 성실하게 목회하고 있다.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어디에 있는지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이 장로님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아쉬움이 크다.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루터기는 남아 있듯이, 장로님이 봉사하시던 일과 못다 이룬 일들은 후손들에 의해 계승될 것으로 믿는다. 앞으로 우리 감리교단에 이런 훌륭한 일꾼들이 많이 나와 부흥의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기를 기도드린다.

홍성 금마교회(담임 이안복 목사)
홍성 금마교회(담임 이안복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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