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낮 12시 50분 무렵 미얀마 중부의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를 강타한 지진으로 많은 희생자와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현지의 선교사들로부터 피해 상황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오랜 내전으로 국가 인프라가 무너진 데다 이번 지진으로 사회 모든 기반 시설까지 파괴되어, 복구는 고사하고 매몰자들과 실종자 수색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어 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이주민 선교로 32년을 달려온 부천 실로암교회 이명재 목사에 따르면, 연일 미얀마 현지에서 피해 상황이 다급하게 전달되고 있음을 알렸다.
지진 발생 후 3일이 지난 3월 31일(월) 다급하게 보내온 카톡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현지는 여진이 오늘도 5.1이 있고요.
공포감이 커서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집 근처 공터에서 임시 거처를 만들고 고달픈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병원은 포화상태라 길 위에 환자들은 누워 있고, 이재민들은 길거리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구조도 시민들이 힘을 합해 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오늘 72시간 골든타임인데, 매몰자가 많다고 합니다.
양곤에서 만델라이로 가는 고속도로는 길이 끊겨 평상시 8시간에서 20시간이 걸리고 공항은 전소되어 폐쇄되어 비행기는 이용도 못 합니다.
전기선도, 전화선도 다 끊겨 산꼭대기나 높은 곳을 찾아 연락하고 있습니다. 모든 SNS는 목소리 통화는 안 되고 있습니다.
현지인들이 전해오는 사상자는 이미 1만 명을 훨씬 넘었다 합니다.
하지만 군부는 아무 대책도 없고 도리어 서북부 쪽을 폭격하여 많은 사상자가 났습니다. 물과 식료품 구하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이명재 목사의 지난 31일 <이주민 선교 이야기- 월요 편지> 내용은 더욱 간절하다. 아래는 그 전문이다.
미얀마가 한 번도 좋은 적이 없었다.
미얀마라는 나라를 만나고 미얀마 사람들과 함께 걸은 지가 32년이 되었습니다. 먼 길을 걸어온 것 같은데 제 기억으로는 미얀마가 한 번도 좋은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늘 눈물과 슬픔을 품은 나라 같았습니다. 고난의 늪에 빠진 나라 같기도 합니다. 이번 대지진의 참사 소식을 듣고 마음이 또 철렁했습니다. 하나님! 이젠 어쩌지요 하는 기도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하루 종일 미얀마 현지 가족들의 상황을 파악하느라 마음이 분주했습니다.
32년을 품고 기도하고 있는데 ’하나님 왜 이리 그 나라의 변화는 더디 오나요?‘ 탄식이 터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확신합니다. 하나님이 그 나라를 버리지 않으신다는 믿음입니다.
주일 아침 허영 선교사님이 사진을 보내오셨습니다. 쉐비다 빈민가에 우물을 팠는데 깨끗한 물이 나오고 쏟아지는 물길 속에서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뛰어노는 모습 속에서 희망이 보였습니다.
너희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도 그렇게 자유가 넘치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직 남은 네 개의 우물을 더 파면 마을에 생기가 넘칠 것 같아 보입니다. 한 분의 헌신으로 물줄기가 바뀌니 마을 분위기도 바뀔 것 같습니다. 작은 마을에서부터 하나님의 나라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마을마다 희망의 꽃이 피어날 것 같습니다.
아씨 형제가 한 달 휴가를 마치고 오는 날이라 친구들과 공항에 마중을 나갔습니다. 형제는 “목사님~”하며 너무 반가워했습니다. 형제와 차를 타고 오는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목사님! 아내가 공항에서 많이 울었습니다. 저도 한국으로 오는 길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래! 아씨! 얼마나 힘드냐! 이젠 그런 힘든 삶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한다. 열심히 일하고 돈모으고 잘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신앙심을 키우고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야 한다. 우리는 속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기숙사까지 왔습니다. 형제가 큰나무처럼 성장하길 격려했습니다.
미얀마 집사들과 시간을 갖으며 이야기했습니다. 조국이 처참한 시련을 당할때 여러분들이 더욱 영적인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미얀마에 성령님과 동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하나님은 분명 미얀마를 고치시고 다시 새우실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기도와 헌신이 있기에 하나님은 미얀마를 버리시지 않을 것입니다. 집사님들이 더욱 굳건해야 합니다. 앞서서 믿음으로 나가야 합니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보여주실 것이라 믿으며 함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만델라이에서 피터 집사와 꼬꼬나인 형제는 물과 식료품을 구입하여 이재민들에게 나누는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가족들은 여진으로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 텐트를 치고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신의 집 유리창도 다 깨졌는데 그런 와중에도 이웃을 섬기고 있는 모습이 참 감동입니다. 네피도의 난다 형제도 괜찮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네피도 역시 피해가 큰 상황입니다. 한 번도 좋은 적이 없었던 미얀마가 정성적인 회복이 있게 되고 좋은 나라로 다시 세워지도록 기도합니다. 미얀마야! 하나님이 다스리시니 일어나라! 담대하라! 용기내라! 평안하라! 하나님의 마음에 그 나라의 고통과 눈물을 품어주소서! 아멘!
섬김이 이명재 목사 드림
지금 대한민국도 산불 피해로 많은 이재민과 소실된 교회들이 있지만, 우리의 아픔 중에도 고통당한 미얀마와 그곳에서 선교하는 선교사들과 믿음의 형제자매를 위해 더욱 기도하고 협력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