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ak Lee 목사

Azusa Pacific Univ. 

Calvin Theological Sem.


그 어느 한편의 명 설교보다 성탄의 의미를 더 깊고 진하게, 자신도 모르는 가슴 한구석 깊은 곳에 압도적인 여운을 남겨주는 멜로디 , 그래서 흔히 가슴 아프게 아름다운 곡이라고 불리는 오 거룩한 밤( Oh, Holy Night )1847년 시인이자 와인(Wine) 상인 플라시드 카포(Placide Cappeau 1808-1877)가 만든 시 "Minuit, chrétiens - Midnight, Christians "에 유명한 작곡가 아당 (Adolphe-Charles Adams 1803-1856)이 곡을 붙인 유명한 곡이다.

이곡은 1847년에 오페라 가수인 에밀리.로레이 (Emily Laurey)에 의해 초연되었고 이어 1855년 음악 저널(Journal of Music)의 편집자인 존 설리반 드와이트(John Sullivan Dwight 1813-1893 )에 의해 영어 버전으로 쓰여져 남북전쟁중 인간의 보편성에 주목한 북부에서 인기를 얻으며 노예폐지론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Midnight, Christians, it is the solemn hour When God as man descended among us to expunge the stain of original sin and to put an end to the wrath of his father.

The entire world thrills with hope on this night which gives us a savior.

People, on your knees, attend your deliverance.

Christmas! Christmas! Here is the Redeemer!

Christmas! Christmas! Here is the Redeemer!


한밤중, 그리스도인들이여, 지금은 원죄의 얼룩을 제거하기 위해, 그리고 그의 아버지의 분노를 종결하기 위해 인간이신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강림하시는 장엄한 시간입니다.


우리에게 구원자를 주시는 이 밤으로 온 세계는 희망으로 전율합니다.

사람들은 무릎을 꿇고 당신의 구원에 참예합니다.

성탄! 성탄! 여기 구속주가 있습니다!

성탄! 성탄! 여기 구속주가 있습니다! (필자역)


원래 텍스트는 이렇게 예수의 탄생과 그에 따른 인류의 구속을 강하게 함축하고 있다.

"Minuit, chrétiens"의 기원은 184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에 프랑스 남부의 Roquemaure에 있는 교회 오르간이 보수 공사를 거쳐 축하 행사와 함께 성탄절로 이어졌는데 본당 신부는 지역 시인이자 와인 상인인 플라시드 카포(Placide Cappeau)에게 성탄미사를 위한 시를 써달라고 부탁했고 그는 누가복음을 가이드로 삼아 최초 "노엘의 찬가(Cantique de Noel)"로 완성시켰다.

그리고 카포의 '노엘의 찬가'는 곧 아당 (Adolphe Charles Adams)의 손에 넘겨져 빠르게 작곡되어 불과 3주 후 크리스마스 이브의 자정 미사에서 연주되므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후 이 아름다운 곡은 삽시간에 많은 이들의 가슴을 적시며 퍼져나갔지만 교회에서는 이곡에 금지령을 내렸다. 작사가는 거의 무신론자라할 수 있는 사회주의자 카포 (Placide Cappeau), 작곡자는 예수의 메시야됨을 인정하지 않는 유태인 혈통의 아당 (Adolphe Adams), 그들의 머리에서 나온 곡이 어떻게 성스러운 교회에서 불려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2천년 전에 예수님이 이땅에 처음 오실 때 예수님을 경배했던 사람들은 누구였는가? 당시 교회의 실권을 잡고 있던 율법학자,서기관,교회지도자들이 아니었다. 동방의 박사들, 바벨론이나 페르시아에 살고 있던 천문학자,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들이었다. 별을 연구하다 보니까 심상치 않은 별을 발견하게 되었고 온 인류를 구원할 메시야의 탄생을 예감한 그들은 순수한 경외심으로 예수그리스도를 경배하게 된 것이다.

카포나 아당이나 근대의 또하나의 동박박사인 셈이다. 그들에게 없는 것은 교회에서 묻혀지지 않은 종교의 때 였으며 그들에게 있었던 것은 순수한 경외심 이었다.

사실, 아돌프 챨스 아당 (Adolphe Charles Adams)은 당대 프랑스의 작곡가, 교수, 음악 평론가로서 특히 오페라와 발레곡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던 사람이다. Le Châlet (1834), Le Postillon de Longjumeau (1836), Giralda (1850) , 70편이 넘는 오페라를 작곡했으며 특히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 의 옛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발레곡 지젤 (Giselle)은 그를 대표할 만한 가장 잘 알려진 곡이다. 그는 이런 곡으로 당시 런던, 베를린, 상트페테르부르크, 파리등지에서 활발한 공연활동을 했던 잘나가는 작곡가였으며 아직까지 그의 스승과 함께 프랑스형식의 오페라 창안자의 한사람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런 그가 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몇줄자리 소품에 어떻게 그렇게 심오하고 맑고 소박한 선율을 담아낼 수 있었을까?


퍼즐의 조각을 맞추듯 찿아낸 그 심증은 그의 어린시절에서 발원된다.


Adams 1803724일 파리에서 유명한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이며 파리 음악원 교수인 아버지와 그의 제자였던 Élisa, née Coste 사이에 두 자녀 중 맏이로 태어났다 . 아당은 물론 음악적 환경에서 자랐지만 그 소년은 음악이론의 기초조차 배우기를 꺼렸고 대신 그저 듣기를 즐겼다.

그는 후에 스스로를 회상하기를 나는 음악을 좋아했지만 배우고 싶지 않았다. 나는 몇 시간 동안 조용히 앉아 아버지의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혼자가 되자마자 음표를 모른 채 악기를 두드렸다. 나도 모르게 하모니를 찾는 법을 알고 있었다. 나는 음계를 연주하거나 악보를 읽고 싶지 않았다. 나는 항상 즉흥적이었다. ” 음악가가 될 사람으로 어쩌면 치명적인 이 단점은 전문수업을 해야하는 음악원에 가서도 이어졌다. 그는 17세에 국립파리음악원에 등록하여 François Benoist 에게 오르간을 , Anton Reicha에게 대위법을, Adrien Boieldieu에게 작곡을 공부했지만 음악이론에는 비교적 무관심했다.

아당의 전기 작가 엘리자벧 포브스 (Elizabeth Forbes) Boieldieu를 아당의 음악적 발전의 수석 건축가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그는 아당의 이 단점을 단번에 알아채고 작곡 수련을 통해 화려한 변조 및 기타 작곡의 기법을 가르치는 대신 그만의 단순하고 독창적인 멜로디를 창의적으로 작곡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조력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단순함의 결정이 오 거룩한 밤이 된셈이다.

흔히 그의 음악적 단순함을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에 비견한다. 힘주지 않은 음악 기교가 들어나지 않는 그냥 음악, 거기서 우리는 음악다운 음악, 음악의 본질 앞에 설 수 있으며 스스로의 내면을 투영하고 영성을 정련(精鍊)할 수 있기 때문이다.

O Holy Night은 바로 그 신성한 매력의 단면이다.

모든 고도의 스킬(skill), 무용이든 악기든 심지어 힘이 들어가야하는 각종 스포츠도 경지에 들어서려면 결국 기교와 힘을 다 빼고 어떤 절대정신(絶對精神) 앞에서 순수하게 자기를 대면 시킬 수 있어야 하지 않는가?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만 말구유에 오셨다. 어린아기로 이사야가 말한대로 (53:2) “ 그는 주안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줄기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 즉 우리 보기에 흠모할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

그런데 오늘날 주님의 몸인 교회는 어떤가?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조직도 사업도 메세이지도 심지어 선교도 저마다 너무 뻑적지근하고 화려해 보인다.

교인수에 정비례하여 목사님은 점점 더 커보인다. 그래서 가려진 예수님을 찿기 어려운 교회가 많은 것이 불편한 진실이다.

그렇다고 작은교회, 힘없는 교회가 되자는 말이 아니다. 인간적인 방법, 부흥을 위한 갖은 발상의 술수와 사람 부리는 기술, 그리고 기업운영같은 목회기술이 벗겨진 단순한 교회이고 싶다는 것이다.

교회가 단순하고 투명해 진다면 그 속에 묻히신 예수님의 모습은 자연히 선명해 질 것이다. 그리고 그 원초적 에너지와 영성이 비로소 우리 가슴속 깊이 신선하게 전달되고 그야말로 내 영혼의 그윽히 깊은 곳에 맑은 가락이 울려나는 교회의 참된 모습을 찿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찿아오는 성탄절, 고음에서 더욱 청명해지는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 19352007)의 음색으로 오 거룩한밤을 들으며 맑은 영성의 시공을 그린다.

Adam: O Holy Night · Luciano Pavarotti · The National Philharmonic Orchestra · Kurt Herbert Adler

yeesaak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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