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인 '무지개'

나이 듦과 늙음은 다릅니다. 나이 듦은 어쩔 수 없지만, 늙음은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러나 이 나이에 무슨...? 이라는 뻔한 얘기 말고, 나를 심쿵하게 할 구체적인 방법에 집중 해보면 어떨까요? 인생의 우울함은 설레임으로 회복되니 말입니다.

사람은 나아가 아니라 역할이 중요 합니다. 가장 훌륭한 노후 대책은 다시 시작해 보겠다는

의지입니다. 모퉁이를 돌면 다음 모퉁이에는 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지고 찾아가지 않았으면, 모르고 살았을 길에 대한 감동이 있으니 말입니다.

 

김동인의 단편소설 "무지개의 마지막 구절이다.

위태로운 산길, 험한 골짜기, 가파른 멧부리, 깊은 물, 온갖 고난이 또 소년을 괴롭혔다. 그러나 그는 더욱 큰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무지개를 향하여 가까이 갔다.

얼마를 더 가자, 소년도 마침내 한 발짝도 더 내디딜 수가 없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거기에서, 무지개를 도저히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는 몸을 아무렇게나 땅에 내던졌다. 그리고 드높은 하늘을 쳐다 보았다. 아아, 무지개란 기어이 사람의 손으로는 잡지 못하는 것인가?

지금까지 그와 같은 길을 걸은 수많은 소년들의 그 부르짖음을 이 소년도 여기서 또한 부르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는 여기서 그 야망을 마침내 접기로 결심하였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그 때에 아직껏 검던 머리가 갑자기 하얗게 세고, 그의 얼굴에는 수없이 많은 주름살이 잡혔다. 그는 여기서 그 야망을 마침내 단념하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아직껏 검었던 머리는 갑자기 하얗게 되고, 그의 얼굴 전면에 수없이 주름이 잡혔다.”

무지개를 포기하는 순간 소년은 늙어 버렸다.  꿈을 간직하고 있는 한 영원히 늙지 않는다. 잡힐 듯 말듯 신비롭고 아름다운 무지개를 향해 달려가다가 꿈을 접는 순간 폭삭 늙어버린 한 소년이 주는 이야기가 , 단지 소확행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  시대를 뛰어넘어 메세지를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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