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 (340) - 구약성경과 선교이야기 (152)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강서대 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전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전 부회장, 강서대 전 총장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강서대 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전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전 부회장, 강서대 전 총장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림 같도다(케탈 헤레몬 쉐요레드 알 하르레 찌온) 거기서 여호와께서 시온에서 네게 복을 주실지어다(키 샴 찌와 아도나이 에트 하베라카 하임)”(133:3).

강풍이 불더니 나뭇잎이 포도(鋪道)에 많이 떨어져 이제는 겨울임을 알린다. 입동(立冬)이 시작되었다. 세상은 여전히 전쟁 소식에 시끄럽다. 국내 정치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분당이 진행되고 있다. 정당의 당쟁(黨爭)에 민생은 더욱 어려워진다. 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두꺼운 겨울옷을 입고 나서는 때에 우리는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뜨거워지며 이 겨울을 주님과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시편 133편은 형제가 동거함을 노래하는 따뜻한 노래라 더욱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다윗의 시 곧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 쉬르 하마아로트 레다위드 힌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마 토브 우마 나임 쉐베트 아힘 감 야하드)”(133:1).

이 시편은 표제어를 다윗의 시임을 말한다. 다윗의 시는 시 3-9; 11-32; 34-41; 51-65; 68-70; 108-110; 138-145편 등이다. 하나님의 이름, 엘로힘의 시편에서 다윗의 시는 86, 101, 103, 122, 124, 131, 133편 등으로 전체 엘로힘 시편 90-150편 중에 초기 시편의 편집 부분을 이룬다. 이 시편은 보편적 세계 안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우주적 관점에서 다윗의 시편의 보편성을 나타내며 하나님 찬양을 이끈다. 다윗 그룹의 시편으로는 시편 52-55:다윗의 마스길, 시편 56-60: 다윗의 믹담 시편, 42, 43-45: 고라 아들의 마스길, 시편 88-89: 에즈라인 에단의 마스길 등이 있다. 이 시편 133편은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로서 다윗 성전을 반영하며 제성전 시대의 삶의 자리에서 성전 중심의 여호와 신앙을 보여준다. 이 성전 시편(133)은 형제의 우애와 형제의 평안, 일치와 연합의 결속 등이 성전신학의 중심임을 말한다.

이는 먼저 형제와 화해하고 다시 와서 하나님께 예배드리라’(마태 5:23-26)는 말씀과 일맥상통한다. 구약 창세기의 야곱과 에서가 화해하는 장면(32:22-33:1), 요셉이 형제들을 용서하는 장면(45:4; 50:15-21)은 시편 133편의 아름다운 형제의 동거를 연상하게 한다. 이 형제의 우애와 사랑, 동거와 연합은 제사장적 축복을 말하며, 이는 축도와 성전의 지도자의 축복, 인도자 아론의 축복의 모티브를 보이며 축복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머리에 있는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에 흘러서 그의 옷깃까지 내림 같고(카쉐멘 하토브 알 하로쉬 요레드 알 하자콴 제칸 아하론 쉐요레드 알 피 미도타이오)”(133:2). 이 제사장적 축도의 시는 확신의 시편, 지혜와 토라시편에 해당하며 제사장의 축복과 보존, 은혜와 평화를 비는 기도문이다. 이는 시편 120:6-7; 121:3-8; 122:6-8; 123:2-3; 125: 5; 127:1; 128:4-8; 129:8; 130:2, 6; 132:15; 133:3; 134:3 등이 해당한다. 이 축복과 보존, 은혜와 평화(샬롬, peace)를 바라며 간구하는 제사장의 축복기도는 아론 제사장의 축도문이며 축복을 명령하는 것으로서 영생의 복을 말하고 있다.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림 같도다 거기서 여호와께서 복을 명령하셨나니 곧 영생이로다(키 샴 찌와 아도나이 에트 하베라캄 하임 아드 하올람)”(133:3).

성전 축복은 제사장 아론의 축도문과 시편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의 결론이자 결어 시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 축복이 보존되고 은혜가 임하고 영생에 이르는 평안(평강, 평화)이 이뤄지는 세계이다. 이러한 축복의 세계가 성전과 제사장, 예배드리는 삶과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고백하게 된다. 그래서 시편 133편에서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표제어의 시편 기자는 결론부로서 성전의 시편 결론이 제사장적 축도에 있음을 강조한다. 이 시편이 3절로 짧지만 결코 짧지 않은 시편의 결론부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축복의 세계를 잘 알고 영적인 복을 전한 사자(使者)가 있었다. 그는 초기 한국 선교에 큰 역할을 한 선교사이다.

이수정(李樹廷, 1842-1886) 선교사는 한글로 번역된 성경을 가지고 일본에서 한국에 들어와 한국 선교의 초석이 되었다. 그는 번역가로서 한문 성경을 한글로 번역하였고, 한인 디아스포라 선교를 하며 선교 동원가로서 역할을 하고 문서 선교사로서 40개월 동안 선교 여행을 하며 동경에서 한국 선교의 대장정을 시작하였다. 그는 유학생을 중심으로 선교 공동체, 기독교 공동체를 형성하였다. “선교사들과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의 진리를 가르치기 위하여 성경을 보급할 뿐 아니라, 그들의 문명 퇴치를 위해 글을 가르치지 않을 수 없다”(이수환, 109-110). 이수정은 조선의 마케도니아인으로 불렸고, 관헌에 의해 체포되어 순교자가 되었다.

1883년 일본 기독교 친목회에서. 가장 앞열, 유일하게 한복 입은 이가 이수정 (출처:나무위키)
1883년 일본 기독교 친목회에서. 가장 앞열, 유일하게 한복 입은 이가 이수정 (출처:나무위키)

언더우드 선교사(1859-1916)는 이수정 선교사를 만나 미국-일본-제물포를 통해 한국에 도착한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언더우드는 이수정을 만나 극적인 상봉을 하며 조선어를 배우고 이수정이 번역한 마가복음 성경책을 가지고 조선에 입국한다. 이 마가복음이 조선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중요한 복음서가 되었다.

이수정 선교사 번역, 『마가의젼한복음셔언해』
이수정 선교사 번역, 『마가의젼한복음셔언해』

언더우드가 선교지를 정하려 할 때 이수정의 편지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수정의 편지를 읽기 전에는 어느 선교지로 갈지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이수정의 편지를 읽고 나의 마음은 떨리기 시작했고 상당히 흥분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조선에 보내시려고 내게 말씀하시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1884.7.10일 언더우드가 북장로교 해외 선교부에 보낸 편지이 이수정의 글은 코리아의 복음은 루미스에 의해 길맨 박사에게 전해져 일러스트레이터 크리스천 위클리(1884.1.26.)와 미셔너리 리뷰(선교 잡지, 1884.3월호)에 실렸다. 이 편지는 아펜젤러 부부와 스크랜튼 선교사 부부가 한국으로 오게 하는 글이 되었다.

비록 나는 영향력이 없는 사람이지만 여러분들이 파송하는 선교사들을 돕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는 매우 진지하게 여러분들이 여기 조선 선교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들과 상의할 수 있는 사람을 일본에 보내 조선 선교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요청합니다. 만약 나의 요구가 허락된다면 나의 기쁨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을 것입니다. 1883. 12.15일 요코하마에서 그리스도의 종 이수정.” 이 편지를 통해 언더우드는 요코하마 해변의 최초의 일본 카이칸(海岸)교회에서 극적으로 이수정을 만나게 된다. 이수정의 꿈은 이뤄지게 된다. 이수정은 박영효와 수신자 일행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요코하마 주재 미국 성서공회 루미스 선교사를 만나 그의 권유로 성경번역에 참여하고 18852월 요코하마 인쇄소에서 한글 성경 마가복음을 출판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최초의 한글 성경 복음서였다. 복음은 이처럼 이 거룩한 이수정 선교사의 작업을 통해 조선에 빛이 비취게 한다. 주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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