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제로에 대해 교회는 생태 신앙적인 교육을 해야 해”

【편집자 주】 한국교회 내의 목회 환경이 변화되면서 이제는 교회 재정에 사례비를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다른 일을 하면서 목회를 하는 목회자들이 많이 생겨났다. 하지만 단순히 생계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목회적 사명을 갖고 일하는 목회자들이 많다. 우리는 그 분들을 ‘일하는 목회자들(일목)’이라고 부른다. 현재 페이스북 <일하는 목회자들> 그룹에는 약 8천 명의 멤버가 가입되었다.

오늘은 아홉 번째 시간으로 목회자 사모로 목회 현장에 있으면서 동시에 30년간 기독교환경 운동에 앞장선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의 유미호 소장을 통해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교회의 실천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샵’과 ‘리필스테이션’, ‘플라스틱프리’ 등을 경청해본다.

 

Q1. 유미호 소장은 현재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의 센터장으로 있는데, 살림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A.‘살림’은 창조신앙을 기반으로 생태 리더십을 개발하고, 그리스도인들이 스스로 자각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훈련하는 일을 함께 하고 있다. ‘함께’라고 표현한 것은 한두 명이 이 일을 하는 것이 아니고, 한국교회 안에서 오랜 기간 동안 이 길을 함께 걸어온 분들이 함께 기획하고 직접 교육하는 일들을 함께 하고 있다. 살림은 같은 뜻을 가지고 함께 교육과 실천을 하는 분들의 플랫폼과 같은 역할을 한다. 현재 나는 이 곳에서 여러분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주로 하는 일들은 ‘플라스틱프리’ 같은 일이다. 내게 있어서 ‘플라스틱프리’는 오랜 숙원 사업과도 같다. 플라스틱 문제는 단순한 문제제기로만 변화를 일으키기 어려울 것 같아 뒤로 미뤄왔었는데, 살림이 3년 전 교육센터로 출발을 하면서 어차피 풀어야 할 과제라면, 어려운 것부터 풀어야 할 생각에서 플라스틱 캠페인에 집중을 하고 있다. 그리스도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선한 청지기로서 일들을 감당하게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나는 살림의 일을 중심에 놓고 일하고 있는 살림 코디네이터라고 말할 수 있다.

Q2. 남이 잘 가지 않는 길, 생소한 길을 걷는다는 것은 고단한 일인데, 어떻게 하다가 이 일을 하게 되었나?

A. 30년 전에 우연한 기회로 하게 됐다. 신학을 공부하고 있을 때에 앞으로 내가 헌신하고 사회 속에서 투신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에 우연한 기회에 기독교 환경운동의 전신(前身)과도 같은 한국공해문제연구소의 소장님을 인터뷰하는 일을 하게 되면서, 굉장히 나를 끌어당기는 그 무엇인가를 느끼게 됐다. 당시 나는 우연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필연에 의한 부르심의 자리에 서게 됐다고 생각한다. 그때 일을 시작하고 1년 만에 겁 없이 평생에 이 일을 하겠다고 고백한 것이 지금까지 일하게 된 계기가 됐다. 물론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던 때도 있었다. 물론 코로나 상황에서 지구의 위기에 대해서 사람들이 조금은 심각성을 느끼는 것 같지만 지금까지 환경문제는 항상 뒷전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속상하고 서운한 적도 많았지만 그래도 나의 부르심의 자리라고 생각하고 이 곳을 지켰다. 특별히 혼자서 라면 이 일을 할 수 없는데 함께 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늘 지지받고 용기 얻어서 계속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유미호 소장의 페이스북에서 갈무리
유미호 소장의 페이스북에서 갈무리

Q3. 기독교란 특정한 영역에서 환경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되었나?

A. 일단 내가 처음 활동을 시작한 출발점이 기독교환경운동이었다. 반핵-반전-평화운동을 하던 주축이 기독교인이었고, 그 단체가 출발하면서 한국공해문제연구소에서 환경운동을 출발했지만, 처음에는 종교가 환경운동의 울타리가 되었다. 그러다가 이 후로 일반 환경운동 단체가 생겨나면서 공해문제연구소는 기독교적인 색채를 드러내게 된다. 그 전환의 시기에 공해문제연구소에 들어가서 활동을 했다. 그러므로 처음 들어갈 때부터 신앙적 차원에서의 환경운동을 생각하고 들어갔다. 일반 환경운동과 신앙적인 환경운동과 차이를 두면서 당시에도 일했던 것은 함께 하는 주체들도 물론 신앙인들이지만, 나 역시도 신앙인이었기 때문이다. 신앙 안에서 환경 문제를 풀어갈 때에 근본적인 부분에서 환경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종교에 기대어 환경운동을 해온 것이 많다. 지금도 가장 어렵고 낮은 자리에 종교인들이 생명사상을 가지고 경전 안에 있는 내용으로 환경 문제를 풀어가는 일들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근본적인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는 신앙적인 차원에서 환경 선교를 하는 것이 지금의 위기의 지구 상황을 벗어나는데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만 염려가 되는 것은 이론상으로는 그렇지만 제도교회 안에서는 이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신앙으로 고백하는 것을 신앙적인 행동으로 하게 하는 것이 과제다.

Q4. 일반적인 기독교내에서 환경교육이나 환경에 대한 관심은 특별한 때 이를 테면 여름성경학교라든지 환경선교주일 같은 때만 잠깐 다루는 문제로 여겨져 왔다. 그러다 보니까 교회 내에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안 되었다. 현장에서 교회들이 환경교육을 한다는 것에 대한 문제점이 무엇인가?

A. 교회 환경교육의 아쉬움은 많다. 일단은 교회 안에서 신앙의 균형이라는 차원에서 하나님의 창조에 대한 충분한 공감과 그 은총 안에 머물게 하는 부분에 있어서 많이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와서는 창조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그것을 지키고 보존해야 하는 것에 대해 강조점을 두기는 하지만 우리는 모두 하나님께 세상 모든 피조물들과 함께 지음 받은 존재라는 인식이 부족하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불어넣어주신 그 숨을 지금도 우리가 인식하며 살아가도록 하는 교육들이 지속화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것이 기본이 되어야만 신앙에 있어서도 창조의 신앙, 녹색의 신앙들이 지속적으로 전수가 되지 않나 생각이 든다. 물론 십자가 구속에 대한 교육들은 많이 해오긴 했지만 피조물과의 관계 속에서 이해되지 못했다. 교육의 방법에서 있어서도 지식을 전달하는 수준에만 머물러서 인식의 변화나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지를 못했다. 또한 미래세대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주고 그들 가운데서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미호 소장의 페이스북에서 갈무리
유미호 소장의 페이스북에서 갈무리

Q5. 코로나를 계기로 환경이 중요하다고 인식을 하지만 반면 코로나 때문에 일회용품의 사용이나 일회용마스크 등 사람들의 쉬운 소비재 선택들이 점점 증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바라보는 소장님의 생각은 어떠한가?

A. 지금의 코로나는 인간이 환경을 훼손한 결과로 나타난 것임을 누구나 다 아는 것이다. 코로나는 인간을 멈추게 했고, 그 멈춤으로 인해 많은 생명들에게 쉼을 가져다주면서 회복의 기회가 되었다. 온실가스 감축을 보더라도 온실가스 총량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어쨌든 순간적으로는 공장들이 멈추고 사람들의 이동이 줄어들면서 대기질이나 수질이 좋아지고 있고 대도시에 야생동물이 찾아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기만 하면 다시 예전과 같이 공장을 돌리고 경제성장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을 볼 때에 코로나 상황 속에도 인간은 충분한 자기 성찰이 이뤄지지 못했음을 깨닫게 된다. 오히려 방금 질문처럼 편의에 의해서 일회용품 쓰레기가 많이 배출되는 것이 그것을 반증하고 있다. 그런 점에 있어서 그리스도인들은 ‘멈춤’ 가운데서 더 깊이 있는 신앙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를 통해서 자연들이 살아나는 것을 보고 지구에게 안식년이 왔다고 생각했다. 쓰레기 문제를 봤을 때는 개인의 행동만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관계와 인프라를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적인 차원에서나 마을에서 관계를 통해서 함께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 이후에도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전염병들이 올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 우리는 코로나를 통해서 생명을 살리는 일들이 시급하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Q6.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서 실제적인 일로 전국에 있는 교회들을 대상으로 제로웨이스트샵과 리필스테이션에 대해 참여를 호소해야 하는데, 제로웨이스트샵과 리필스테이션이 왜 필요한지 말해줄 수 있나?

A.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 문제나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 서울도 2025년이면 쓰레기를 매립할 곳이 사라진다. 이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노력은 발생자가 책임 있게 처리하는 것이 맞다. 그런 점에서 지역을 거점으로 공간을 가지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이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들을 해야 한다. 물론 발생된 쓰레기를 다 처리하는 것은 어렵다.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원천적인 감량인데 이것은 인식의 변화가 없으면 안 된다. 교회가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쓰레기를 만드신 적이 없고 모든 생명은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믿는 신앙 안에서 플라스틱과 같이 생명을 단절시키는 물질은 사용하지도 말고 이미 배출된 플라스틱은 다시 순환시켜 사용하도록 해야 하는데 이 일에 지역 교회가 하나의 거점이 되어야 한다. 또한 플라스틱 감량을 위한 인식의 전환을 위한 교육을 하고 플라스틱이 잘 회수되고 다른 형태로 전환돼서 사용되는 센터 역할을 하는 것을 지역 교회가 해야 한다. 그리고 재활용 물품이 잘 분리 배출이 되도록 교육할 뿐 만 아니라 제대로 된 분리 배출을 위해 쓰레기제로 교육과 제로웨이스트샵과 리필스테이션(알맹상점)을 통해 불필요한 포장을 없애고 내용물만 살 수 있도록 하는 일에 교회가 움직여줘야 한다. 물론 그 전에도 아나바다 같은 일을 교회가 잘 해왔는데 이것을 상설화해 주고, 포장지와 용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해서 필요한 내용물만 소분해서 사용하도록 하는 일을 교회가 해줘야 한다.

Q7. 쓰레기제로를 위해 일반 교회와 크리스천들이 이것만은 꼭 실천해 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있는가?

A. 우선적으로는 쓰레기제로에 대한 신앙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쓰레기제로 문제를 풀 수 있는 핵심 키워드는 ‘필요’에 있다고 본다. 지금의 모든 쓰레기 문제들은 결핍이 아니라 과잉의 문제이다. 하나님께서 필요로 하는 것들을 주셨는데, 내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충분히 묵상하고 그것이 어떤 관계 속에서 얻어지는 것인가를 봐야하며, 똑같은 것이라도 얼마큼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는 쓰레기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자기 필요를 넘는 것에서 발생한다. 성경의 관점은 ‘남은 것이 없게 하라’는 것이다. 우리의 주기도문의 고백처럼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라는 고백이 단순히 먹는 것을 넘어, 필요한 모든 것들에 해당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필요를 넘는 소비를 지양해야 한다. 필요 이상의 것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습관화하도록 하는 것을 교회가 모든 신앙생활의 영역에서 훈련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지금의 쓰레기 위기와 관련해서 교육을 할 때 질문을 하면 스스로 그 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교회가 습득의 장이 되어야 한다.

Q8. 미래세대의 교회 모델과 관련하여 환경과 관련해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오늘 우리들의 환경은 우리들의 것만이 아니다. 미래세대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사실 미래세대에게 자연이나 생명까지도 빚지고 짐 지우고 있는데 그들까지도 배려할 수 있는 교회라면 미래세대의 교회 모델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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