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헨) 이런 것들은 그의 행사(데라카이오)의 단편(퀘초트)일 뿐이요 우리가 그에게서 들은 것도 속삭이는 소리일 뿐이니 그의 큰 능력(게불로우타이우)의 우렛소리(라암)를 누가 능히 헤아리랴(이트보난)”(욥26:14).
점점 세상은 요지경(瑤池鏡)이다. 우리가 두려워서 길거리를 나서지 못하게 된다. 코로나 19, 오미크론이니 전염병으로 죽어가고 확진자수가 늘어나고 보건소의 검사 행렬이 길게 늘어선 것을 보면서 놀라게 된다. 토네이도로 수십 명이 죽고 그 잔해가 널려있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게 되고 지진이 한반도 주변에서 일어나며 빗소리가 밤새 들리는 것을 본다. 이러한 때에 하나님의 능력의 우렛소리를 헤아릴 수 없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러한 어려운 시대에는 하나님이 무엇을 원하고 계시는가, 우리는 귀 기울여야 한다.
욥기 26장은 욥의 두 번째 친구인 빌닷의 변론에 대하여 말한다. 빌닷이 하나님의 위엄과 인간의 비천함을 대조시켜 말한다(25장). 빌닷은 무조건 인과응보론에 굴복할 것을 욥에게 강요한다. 이에 욥은 하나님의 위엄과 영광스러움에 대해 오히려 자신이 빌닷보다 더 잘 알고 있음을 열거함으로써 빌닷의 변론에 반박한다(26장). 이 욥기 26장은 그러한 맥락에서 말하고 있지만 그 본문 자체에서 우리는 이 어려운 전염병의 시대에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힘없는 자를 참 잘도 도와주었는가? 힘이 없는 팔을 참 잘 구원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26:1). 지혜 없는 자를 참 잘도 가르쳤는가, 큰 지식을 참 잘도 자랑하는구나? (26:2) 이제는 모두가 이 재앙 앞에서 잠잠할 수 밖에 없는 상태가 되었다. 욥기 그 자체의 말씀이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네가 누구를 향하여 말하느냐 누구의 정신(니쉬마트)이 네게서 나왔느냐”(26:4)
“죽은 자의 영들이(하르파임) 물 밑에서 떨며(예호라루) 물에서 사는 것들도 그러하도다(웨쇼케네헴)”(욥26:5). 죽은 자들이 물 밑에서 형성되고 그들의 거주자들도 형성되는 때에 하나님 앞에 모든 것이 드러나게 된다(26:6). 이 전염병의 재앙으로 거짓된 것들이 모두 드러나게 된다. 그는 허공과 땅과 물과 구름과 보름달, 구름을 창조세계의 운영에 따라 움직이신다(7-9). “수면에 경계(호크)를 그으시니(하그) 빛과 어둠이 함께 끝나는 곳(타크리트)이니라 그가 꾸짖으신즉(예로파푸) 하늘 기둥(야무데 샤마임)이 흔들리며 놀라느니라(이트메후)”(26:10-11). 지금은 경계가 흔들리고 빛과 어둠이 끝나는 곳에서 하늘 기둥이 흔들리며 놀라고 있다. 하나님의 능력이 바다를 잔잔하게 하고 지혜로 라합(라하브, 교만)을 깨뜨리며 또 하나님은 입김으로 하늘을 맑게 하고 손으로 날렵한 뱀을 무찌르고 계신다(12-13). 이 전염병의 시대에 우리는 하나님의 구원의 손길을 보게 되고 하나님의 역사를 보게 된다. 위기와 변화의 시대에는 하나님의 영웅, 선교사들이 활동한다.
에비슨(O. R. Avison, 1860-1956)은 한국 의학교육의 개척자이며 연세 세브란스 병원을 세운 의료 선교사이다. 그는 영국 요크셔 주에 태어나 1866년 캐나다 온타리오 주로 이주해서 1887년 토론토 의과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토론토 시장의 주치의로 활동하였다. 그러다가 방문한 언더우드 선교사의 권유로 한국에 선교사로 가기로 정한다. 그리고 내한하여 제중원의 책임을 맡고 조선의 콜레라 방역 책임자로서 1895년 임명을 받는다. 에비슨은 김필순, 홍석후, 홍종은 등 의학생을 교육하며 유기화학, 약물학, 위생학 등을 번역하였다. 그는 1908년 7명의 의학도를 졸업시키고 의사 개업 인허장 7개를 부여하여 우리나라 의사면허의 효시되었다. 언더우드가 별세하자 에비슨은 뒤를 이어 1916-1934년 연희전문학교 교장을 겸직하며 의학교육과 사학 발전에 크게 기여 한다. 그는 나중 한국인 후임자 오긍선에게 교장직을 물려주고 1935년 은퇴하고 한국을 떠난다. 그 후에 플로리다 주 세인트 피터스버그에서 여생을 지내다가 96세 일기로 세상은 떠났다.
에비슨은 조선에 온 직후에 무어 목사와 같이 심방 갔다가 병든 백정 박성춘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에비슨의 치료를 받고 회복 된 이후 기독교 신자가 되었다. 하지만 일반 신도들이 백정을 싫어하여 교인으로 반대한 것이다. 에비슨은 머리에 상투도 틀지 못하고 갓도 쓰지 못하는 천한 존재를 긍휼히 여겨 그들의 인권을 올리는데 힘을 써서 조선 정부에 신분 차별을 없애달라는 요청을 한다. 그래서 조선 정부가 전국에 백정의 신분차별이 철폐되게 하였다. 이러한 은혜에 더불어 박성춘은 나중에 은행가가 되고 그의 아들은 의학을 공부하는 1회 졸업생이 된다. 이처럼 한 선교사는 한 영혼을 천하보다도 귀하게 여기는 존재요 구원의 빛을 전하는 생명전도자인 것이다. 오늘도 우리는 에비슨과 같은 존재로 서야 할 것이다.
